어떤 특별한 장치나 도구가 필요 없이 펜이나 노트북만 있으면 글을 쓸 수 있는데도 마냥 쉽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생각하는 단계와 글을 직접 써나가고 정리하는 단계 간의 간극이 길어질수록 괴리감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얀 백지장을 앞에 두고 ‘무엇을 어떻게 쓸까’라는 생각은 깊어지는데 글은 쓰지 못한 채 시간만 하염없이 흐를 때 ‘글쓰기는 어렵다’라는 마음이 커진다. 그렇다면 자신만의 글쓰기를 해나가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도구로써 글쓰기를 바라봤을 때, 일기가 아닌이상 내 글에 반응할 콘텐츠 소비자(독자)를 떠올리며 글을 써나가는 것이다. 하지만 글을 읽을 독자층이 명확하지 않으면 ‘읽히는 글’을 쓰기가 더 어렵다. 직장인을 위한 글을 쓰기 위해서는 직무부터 연령대, 사는 지역, 관심사를 구체화해 1인 한정을 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글은 사람의 심리를 움직이는 마지막 방아쇠 역할을 하기 때문에 ‘나에게 하는 이야기구나’라는 감정이 동할 때 좋은 글로 인식하게 된다.
동기부여, 목적이 불분명한 글쓰기는 오래 지속하기 힘들다. 내 글을 읽고자 하는 대상에게 바라는 점이 글을 쓰는 이유가 될 수 있다. 교사로서 아이들을 교육하는 방법을 누군가에게 글로 알려준다고 한다면, 상대방이 내 글을 읽고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글쓴이 스스로도 충분히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글을 통한 정보전달에 집중할 것인지, 제시하는 상황에 대한 공감을 얻게끔 하고 싶은 것인지, 무언가 행동을 유도하는 설득을 가미하고 싶은 것인지 목적이 분명해야 글도 명확하게 쓸 수 있다.
얼굴을 대면하고 나누는 대화는 표정과 몸짓으로 말을 보완할 수 있다. 말 한마디 없이 손가락으로 방향을 나타내는 것만으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눈에 보이고 즉각적으로 반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글은 글쓴이와 글을 읽는 사람이 한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글이 이해가 되지 않아도 즉각적으로 글쓴이에게 물어볼 수도 없다. 이에 글에 보이지 않는 상상력을 자극할 필요가 있다. 즉 구체적으로 써보는 연습이 필요하다. ‘맛집에 가서 국수를 먹었다’라는 구절은 단순 ‘글’은 될 수 있지만 상상력을 자극하지는 않는다. 다음은 글에 살을 붙이고 구체화한 내용이다.
“오늘 오후 2시에 ◯◯지역 국숫집에 갔습니다. 기다린지 10분이 지날 즈음,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멸치 육수 국물에 하얀 면발이 담겨 나왔습니다.”
이렇게 살을 붙여 구체화해보면 글을 읽는 사람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어떤 종류의 국수를 먹었는데요?”라는 질문에 미리 답을 할 수가 있다.
글을 써나갈 때 한 구절, 한 문장 완성될 때마다 의미부여를 하는 경우가 많다. 내 글이 이상하지는 않은지 끊임없이 자기검열을 하게 된다. A4 용지 1장이라는 목표 분량을 정했다면 일단 분량을 채우는 데 의의를 둔다. 분량이 채워지기도 전에 끊임없는 수정을 가한다면 글을 쓰는 재미보다는 스트레스에 짓눌리게 된다. 일정 분량을 채우고 잠시 글을 묵혀 두었다가 다시 처음부터 읽어보면 마땅치 않은 부분이 눈에 보인다. 그 부분부터 문맥과 어휘를 고쳐나가면 부담이 덜어진다. 수정만이 글쓰기의 완성도를 높인다.
이렇게 ‘읽히는 글쓰기’를 위해서 대상을 한정하고, 글의 목적을 명확히 한 후 구체적 표현을 곁들여 나간다. 목표 분량이 완성됐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천천히 자신의 글을 최대한 제3자 입장에서 되돌아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았던 부분들이 눈에 보이는 감각이 생길 것이다.
글은 그저 쓰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도구이자 누군가와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매개체이다. 평범한 사람도 자신의 경험에 생각을 덧대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공감하는 시대가 됐다. 자신의 전문성을 글로 내보인다면 퍼스널 브랜딩에도 도움이 되며 좋은 기회가 생길 것이다. 생각과 마음을 담은 글이 누군가와 공감할 때 글쓴이 또한 성장하게 되는 것이다. 그저 솔직하게, 진솔한 마음을 담아 나의 생각을 한 줄 한 줄 써내려가보면 어느새 글쓰기의 두려움은 저만치 달아날 있을 것이다. 디지털 시대일수록 내면을 표현하는 글쓰기를 통해 상대와 진실된 소통을 해보는 건 어떨까?
박종인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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