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쉬어가기
라이프 연구소 2

봄과 여름 사이의 불청객,
감염병

해마다 이맘때면 들려오는 계절성 감염병 소식은 올해도 여전하다. 면역력이 높다 해도, 손을 열심히 씻는다 해도 완벽한 예방이 어려운 것이 문제. 하지만 무신경한 쪽보다는 꼼꼼하게 체크하고 기억하는 게 건강을 위해서는 백배 이롭다. 봄과 여름철에 주의해야 할 감염병에 대하여.
  • . 편집실

극심한 피로감과 황달 ‘A형 간염’

A형 간염은 감염된 환자와의 접촉, 혹은 익히지 않은 음식이나 오염된 물 섭취 등으로 감염이 된다. 잠복기는 평균 4주로 매우 긴 편이다. 초기에는 가벼운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며 피로감, 식욕 감퇴·구토·설사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이후 각막과 피부에 황달이 나타나며 소변 색이 짙은 갈색으로 변하고 전신에 가려움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문제는 현재까지 치료제가 없다는 사실. 치료는 증상 완화에 초점이 맞춰진다.
때문에 예방접종이 매우 중요하다. 요즘은 생후 12~23개월의 모든 소아가 A형 간염 접종 대상이지만, 과거에는 예방 접종률이 낮았다. 항체를 보유하고 있지 않을 경우 발병 위험이 높은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만성 간질환자, 불법약물 남용자, 혈액응고 환자 등 고위험군도 항체 유무를 체크해보아야 한다. 더불어 생활 속 위생관리에도 주의를 기울일 것.
A형 간염 바이러스는 85°C 이상에서 1분만 가열해도 사라지므로 음식은 가급적 익혀서 먹고, 물도 끓인 것을 마시도록 한다. 또한 용변 후 물을 내릴 때는 변기 뚜껑을 닫아야 하며, 손을 깨끗이 씻는 것이 안전하다.

볼 부위의 부기와 열감 ‘유행성이하선염’

일명 ‘볼거리’라 불리는 바이러스성 질환이다. 귀 아래 침샘인 이하선에 염증이 발생해 부종이 생기는 증상으로, 2~6세 유아들에게 흔하게 나타난다. 감염된 사람이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나오는 분비물로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경우가 대부분. 잠복기가 14~18일로 길고, 무증상 감염이 약 20%인데다 감염 속도도 빨라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유행처럼 번지기도 한다. 유행성이하선염에 걸리게 되면 볼이 붓는 것과 더불어 피로감·식욕 부진·고열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드물긴 하지만 뇌수막염·고환염·난소염·췌장염 등 합병증의 위험도 있다. 때문에 생후 12~15개월과 만 4~6세에 각각 1회씩 MMR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또한 의심 증상이 나타날 경우 충분히 휴식하는 것이 좋으며, 바이러스 전파를 막기 위해 회복될 때까지 단체생활은 삼가야 한다. 증상은 1~3일째 심해졌다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경우 일주일 정도면 호전된다.

감기에 걸린 듯한 마른기침 ‘레지오넬라증’

레지오넬라증은 오염된 물에서 증식한 레지오넬라균이 물방울 입자 형태로 공기 중에 퍼져 호흡기를 통해 감염이 이루어지는 질병이다. 레지오넬라균은 24~45°C의 따뜻한 물에서 주로 번식이 이루어진다. 때문에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철에 환자가 집중되는 편이다. 가볍게 지나가는 독감형, 그리고 발열·기침·근육통·두통 등 독감과 증상이 비슷한 폐렴형으로 구분되는데, 갑작스러운 고열과 가래가 별로 없는 마른기침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폐렴형의 경우 신부전·저혈압·쇼크 같은 합병증을 유발하는 데다 당뇨, 암, 만성폐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을 앓고 있을 경우 발병 위험이 높은 것은 물론 치명률도 올라가므로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가정에서의 예방법 중 하나는 충분한 환기와 에어컨 관리다. 공기 중 흡입으로 감염이 이루어지는 만큼 습기가 많은 에어컨을 주기적으로 청소하고, 에어컨을 사용할 때는 실내 공기를 자주 환기하는 것이 좋다.
소홀하기 쉬운 자동차 에어컨 필터도 6개월에 한 번 정도 교체하도록 한다. 더불어 정수기, 샤워기 등 물이 닿아있는 물건도 청결 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안전하다.

고열을 동반한 소화기 증상 ‘쯔쯔가무시증’

야외 활동이 늘어날수록 진드기로 인한 감염병도 함께 증가한다. 특히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발생하는 쯔쯔가무시증은 심할 경우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어 예방에 주의해야 한다. 보통 1~3일의 잠복기를 거쳐 오한·발열·두통 같은 초기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후 구토·복통·발진·근육통을 동반한다.
쯔쯔가무시증은 특별한 예방 백신이 없는 데다 털진드기가 매우 작아 눈에 잘 띄지 않는 만큼, 예방을 위해서는 야외 활동을 할 때 주의하는 것이 최선이다. 가급적 긴 옷을 입거나 토시를 착용하고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길이 아닌 곳으로는 가지 말고, 풀밭에 앉거나 눕는 행동도 삼가야 한다. 만약 앉아야 한다면 돗자리를 사용해 진드기 접촉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외출에서 돌아온 후에는 곧장 샤워를 해야 한다. 입었던 옷과 사용한 돗자리 역시 가급적 빨리 세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발·입에 생기는 통증성 물집 ‘수족구병’

생후 6개월에서 5세 이하 영유아에서 주로 발생하는 수족구병. 콧물·대변·물집의 진물 등의 접촉으로 장바이러스가 몸에 들어와 생기는 질환이다. 이름 그대로 손·발·입에 3~7mm 크기의 타원형의 물집이 생기는데, 간혹 손바닥과 발바닥, 손가락 사이, 혹은 뺨 안쪽, 입술 등에 나타나기도 한다. 또한 고열·식욕부진·피로감·인후통·가려움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은 보통 일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나아지고, 수포도 사라진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는 뇌수막염, 뇌염 같은 신경계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를 받을 것을 권장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청결에 신경 쓰는 것이 최선이다. 아직 수족구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 손 씻기, 양치질 같은 개인위생 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은 기본이다. 더불어 손이 자주 닿는 장난감과 놀이기구 등을 자주 소독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services s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