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예술가」는 그림·조각·서예·시 등 회원님들의 예술 작품을 선보이는 지상 갤러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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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양추위속에해는가고오는거지만
새해는그런대로따스하게맞을일이다
연가리, 겨울 소견
양현모 (前 수명고등학교)
한지, 수묵담채 86 x 63cm, 2017
작가노트 :
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연가리. 백두대간에서 진동계곡으로 흐르는 삼둔 사가리 중의 하나입니다.
그곳에서 소박하게 곰취밭을 일구고 민박을 운영하는 친구의 집을 배경으로 눈 쌓인 고요함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 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WRITER
김종길 시인[1926-2017] 본명은 김치규로 시인이며 영문학자이다. 혜화 전문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고려대학교 영문학과를 졸업했다. 1947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문』이 입선되어 등단했다. 시집으로 『성탄제』, 『하회에서』, 『황사 현상』 등이 있다. 한국시인협회장과 고려대학교 명예교수를 역임하였고, 목월문학상, 청마문학상, 육사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국민훈장 동백장과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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