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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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022 Vol.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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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K 예술가

켜켜이 쌓여 있는 아이들의 삶이

눈앞에 아련하게 맴돈다

그리움 사진

여고시절 - 회상

이재강 회원 (前 대전대학교)

아크릴물감, 20호, 2016

작가 노트 :여고 동창회에 다녀와서 꿈 많던 그 시절을 회상하며 그렸음.

교실풍경 8 - 사물함

김창수
사물함을 열면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의 삶이
빼곡하게 쌓여있다.

땀으로 흥건히 젖은
체육복을 입은 채
햇살 따가운 운동장을
쉬임 없이 뛰어다니며
둥근 공처럼
둥근 세상을 외치던 아이

깨알같이 적어 놓은
공책을 펴 보이며
지금은 멀리만 느껴지는
소박하지만
작은 꿈을 보여주곤
수줍게 미소 짓던 아이

무엇이 힘들었는지
휴지처럼 구겨진 삶을
가득 끌어안고
홀로 빈방을 지키며
세월의 짐이 너무 버거워
끝내 다가서지 못하던 아이

온 종일 비를 맞으며
젖은 땅을 헤매다
흙투성이가 된 신발로
제 갈 길을 잃은 채
창밖만 응시하고 있던 아이

사물함을 열면
켜켜이 쌓여 있는 아이들의 삶이
때로는 가슴 벅차게
때로는 가슴 시리게
눈앞에 아련하게 맴돈다.

WRITER

작가 인물 사진
김창수 시인은 1957년 부산 출생으로 중앙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2005년 계간지 「시세계」를 통해 문단에 등단했으며, 지난 2020년 2월 영등포공업고등학교 교장으로 정년 퇴임했다. 2019년에 시집 「거 누구없소」를 펴냈고 현재는 문학세계문인회 세목문학회 서울교원문학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