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경희 l 사진 이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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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1일, 지난 며칠 쌀쌀하고 흐렸던 하늘이 언제 그랬냐는 듯 화창하다. 가을답게 높고 푸른 하늘, 살짝 땀이 올라올 정도로 볕이 쨍한 날, 오늘 교직원공제회가 선물하는
커피트럭이 찾은 곳은 목포교육지원청이다. 전남 지역에서 가장 학교 수가 많은 목포시에서,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각 교육기관과 교육 관계자들을 위해 불철주야 달리는
교육지원청 식구들을 응원하기 위해서다.
점심시간 직후 본격적으로 커피트럭 운영이 시작되자 지원청 안마당이 순식간에 몰려든
직원들로 북적거린다. 신중하게 메뉴를 고르는 직원부터 맛있는 음료를 추천하는
직원, “잘 마시겠다”며 커피트럭을 초대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차승빈 주무관의
어깨를 두드리는 직원까지. 직급, 성별, 나이와 상관없이 모두의 얼굴에 기분 좋은 흥분이
가득하다.
“어떻게 소식을 들으셨냐”라는 질문에 “한 달 전부터 공지가 올라왔거든요! 모두가 손꼽아
기다렸어요” 누군가의 외침에 줄 서 있던 직원들 모두가 콩자루 터진 듯 웃음을
쏟아낸다.
유독 가족적인 이 분위기는 목포교육지원청이 가진 색깔과도 일맥상통한다. 특히 외부
업무에서 돌아오자마자 커피트럭을 찾아와 직원들과의 대화에 동참하는 정대성 교육장의
리더십은 목포교육지원청의 이 같은 분위기를 만든 일등공신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너도나도 입을 모은다.
“커피트럭이 온다는 소식에 ‘우리 직원들의 하루가 행복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습니다. 문화예술의 도시
‘목포’답게 저희 지원청에서도 직원들을 위해 마당에서 음악회를 여는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하는데, 이는 결국 우리
직원들이 행복해야 관내 학교와 관계자들에게 힘과 동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교직원공제회의 오늘
이벤트가 업무로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잠시의 여유와 대화의
장을 마련해줬다는 점에서 정말 고맙게 생각합니다.”
제법 따가운 가을 햇빛도 마다하지 않고 커피트럭 앞에 줄을
서있는 직원들의 표정이 정대성 교육장의 말처럼 유독
밝아 보인다. 지원청 인근에 카페가 없어 다들 사무실 커피 머신에서 커피를 뽑아 마시는데, 기계는 작고 사람은 많으니
양껏 편하게 빨리 마시기가 쉽지 않아 이렇게 제대로 샷을
넣은 아이스커피나 에이드류를 마실 기회는 그야말로 천금
같다는 직원들의 합창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재정지원과 정수현 팀장은 “동료들, 선후배들과 이렇게 한자리에
모여 커피를 마시니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소속감이
느껴진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오늘 가장 바쁜 인물은 바로 사연의 주인공 차승빈 주무관이다.
교육지원청의 어느 부서가 바쁘지 않겠냐마는 차승빈
주무관이 일하는 학교지원센터는 업무 난도가 유독 높고 센곳이다.
업무 특성상 민원이 많고 내용도 복잡한 탓이다.
“코로나19가 기승일 때는 상황반을 만들어 밤 10시까지 돌아가면서
근무를 했고,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 배부, 학교
방역, 감염 인원 체크, 원격수업 운영 지원 등 학교 정상화를
위해 직원들 모두가 고생했습니다. 또 코로나19가 소강상태
에 접어든 이후에는 본연의 학교지원 업무를 위해 방학 기간부터
모두가 아주 바쁜 나날을 보냈어요. 기간제교사, 방과
후 강사 등을 채용하면서 현재 거점형 돌봄통합센터도
설립 준비 중인데, 다른 부서 역시 숨차게 돌아가는 건 마찬가지지요.
저는 평소 교직원공제회 홈페이지를 즐겨찾기 해놓고
자주 방문해 다양한 정보도 얻고 꾸준히 이벤트에도
참여해 왔어요. 그러다 커피트럭 사연을 받는다는 공지를 보고
무엇보다 고생하고 있는 동료들에게 맛있는 커피와 음료를
대접하고 싶어 두 번의 도전 끝에 마침내 소원을 이루게
됐습니다.”
오늘 안마당 소풍에 동참한 사람들은 교육지원청 직원들만이
아니다. 연수차 교육지원청에 방문한 인근 학교 교육행정직
공무원까지 한껏 들뜬 표정으로 찾아온 것. 차승빈 주무관으로부터
며칠 전에 미리 귀띔을 받았다는 목포중앙여중 지미림
주무관과 윤나영 주무관은 “이렇게 예쁜 커피트럭에서
커피를 대접을 받으니 마치 연예인이 된 것 같다. 커피도 유난히
맛있다”며 싱글벙글 웃음을 감추지 못한다.
양손에 가득 커피를 들고 가던 직원은 “목포시에 소문이 쫙났다.
아마 다들 커피 마시러 달려오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차승빈 주무관을 화들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민들레 씨앗같은
행복이 직원들의 얼굴에서 얼굴로 번져가는 듯해 정말로
목포시 전체가 들썩거리는 느낌이었다.
학교 현장은 언제나 숨 가쁘게 돌아간다. 아이들을 위한 교육과
행정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이곳은 늘 누군가의 요구와
감사, 민원이 맞물려 더욱 까다롭게 돌아간다. 그래서 목포교육지원청의
역할은 더없이 중요하다. 교육 현장을 측면에서 지원하고 난도 높은 업무를 분장함으로써 목포시 전체의 교육이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만들고, 종내에는 대한민국 교육의
미래까지 책임지는, 보이지 않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차주무관은 함께한 동료들에게 감사의 인사도 놓치지 않았다. “제 일은 타 부서와의 소통이 매우 중요합니다. 제가
도움을 요청할 때도 많고요. 다들 바쁜 와중에도 언제나 먼저
나서서 도와주시고 많이 챙겨주셔서 이 자리를 빌려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또 이런 귀한 기회를 주신
교직원공제회에도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저희 모두가 오래오래 행복할 것 같습니다.”
채호기 장학사(유초등교육팀)
이현종 주무관(행정지원과)
안소희 주무관(교육지원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