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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땅 구석구석에 숨어 있는 맛과 멋을 소개하는 코너

우리땅 구석구석

건축과 예술, 숨은 비경이 있는 곳
강원도 원주
우리땅 구석구석01
뮤지엄 산
우리땅 구석구석01
뮤지엄 산
원주에는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특별한 곳이 있다. 바로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정원형 박물관 ‘뮤지엄 산’이다. 아름다운 비경과 함께 건축과 예술의 조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 강원도 원주로 떠나본다.

글·사진 백은하 여행 칼럼니스트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뮤지엄 산

건축가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뮤지엄 산(Museum SAN)’은 강원도 원주의 ‘산상(山上)’이라는 고유의 지형에 순응하며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자연을 흠뻑 느낄 수 있어 건물을 감상하는 것부터 즐거움을 준다.
웰컴센터에서부터 꽃의 정원, 물의 정원, 본관, 돌의 정원, 제임스 터렐관, 명상관 등으로 이어지는 길은 산, 물, 돌이 주제여서 더욱 특별하다. 이 길에는 다양한 꽃과 희귀식물이 식재되어 있으며, 오솔길을 따라 조각 정원과 함께 자작나무 숲도 조성되어 있어 조용히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본관은 4개의 윙(wing) 구조물이 사각, 삼각, 원형 공간으로 연결되어 하늘과 땅을 사람과 연결하고자 하는 건축가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산 모양의 빨간 구조물은 뮤지엄 산을 대표하는 것으로,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달리 보인다. 본관을 나와 야외로 나가면 9개의 스톤 마운드(Stone Mound)가 전시된 돌의 정원이 있다. 이곳은 신라 고분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으며, 한반도의 8도와 제주도를 상징하는 고분 형식의 돌무덤을 조성하여 자연과 더욱 잘 어우러진다.

우리땅 구석구석02
상설 전시가 열리는 뮤지엄 산 본관 내부
우리땅 구석구석03

우리땅 구석구석02
우리땅 구석구석03
상설 전시가 열리는 뮤지엄 산 본관 내부
내면의 영적 여정을 경험하는
제임스 터렐관

뮤지엄 산에서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제임스 터렐관에서는 빛과 공간의 예술가 제임스 터렐의 작품 ‘스카이스페이스’, ‘디비전’, ‘호라이즌 룸’, ‘웨지워크’, ‘간츠펠트’를 체험해 볼 수 있다.
빛으로 공간을 나누는 독특한 기법이 인상적인데, 안개에 둘러싸인 듯한 공간에서 내면의 영적인 여정을 경험할 수 있다. 작품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큐레이터와 동행해야 하는데 어둠 속에서 이동해야 하므로 반드시 지시 사항을 따라야 한다. 작가의 요청으로 내부 촬영은 금지하고 있으며, 설치 미술인 만큼 뮤지엄 산의 다른 작품과 달리 체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긴 시간 뮤지엄 산을 관람하고 명상관으로 향한다. 2019년 개관한 명상관에서는 다양한 명상 체험을 통해 몸과 마음의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자연 속에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걷고 명상하며 내면의 나를 만나보는 것을 추천한다.
가을로 접어드는 9월에는 ‘소통을 위한 단절’이라는 슬로건 아래 프로그램이 진행되니 자연과 예술 속에서 휴식을 누려보는 것도 좋겠다.

우리땅 구석구석map
우리땅 구석구석map
원주의 비경이 한눈에
간현관광지와 소금산그랜드밸리

예술과 명상으로 마음을 정화한 뒤 원주의 비경을 볼 수 있는 간현관광지와 소금산그랜드밸리로 향한다.
‘한국관광100선’에 선정된 간현관광지는 남한강 지류인 섬강과 삼산천이 합쳐지는 지점에 자리한 복합문화관광지로, 양쪽으로 솟은 소금산과 간현산의 상서로운 고목과 기암괴석이 삼산천의 푸른 물, 넓은 백사장과 멋지게 조화를 이룬다.
소금산 출렁다리 개장 이후 원주를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된 소금산그랜드밸리에는 출렁다리와 소금잔도, 스카이타워, 울렁다리 등이 있다. 입구에서 출구까지 대략 3km 길이의 일방통행 구간으로 도보로 왕복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2018년에 개장한 소금산 출렁다리는 소금산의 두 봉우리를 연결한 높이 100m, 길이 200m, 폭 1.5m의 산악 보행교로, 깎아지른 기암절벽 위에 건설해 스릴과 함께 수려한 풍경까지 즐길 수 있는 시설이다. 아파트 30층 높이에서 상하좌우로 출렁이는 아찔함과 함께 기암괴석의 절경은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전망대인 스카이타워는 해발고도 222m 높이에서 주변을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된 3층짜리 철제 구조물이다. 전망대 끝에 서면 삼산천과 간현관광지를 비롯한 소금산의 절경과 멀리 백운산과 치악산 능선까지도 전망할 수 있다.
계단을 통해 3층 아래로 내려가면 소금산그랜드밸리의 마지막 코스인 울렁다리에 도착한다. 중간중간 유리 구간이 있어 출렁다리보다 더 아찔한 경험을 할 수도 있다.

우리땅 구석구석04
소금산 출렁다리
우리땅 구석구석04
소금산 출렁다리
1,000년 넘은 은행나무
반계리

원주의 비경으로 가슴이 웅장했다면 반계리 은행나무를 보며 다시 마음을 다잡아 보자. 전국의 은행나무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나무로 알려진 반계리 은행나무는 수령 800~1,000년으로 추정되는 보호수로, 1964년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수령만큼 그 직경도 엄청난데 둘레가 16.27m, 높이가 32m로 가까이에서 보면 사진에 담기 어려울 만큼 거대하다.
은행나무는 조용한 시골 마을 안쪽의 너른 공터에 자리 잡고 있는데, 은행잎이 노랗게 물드는 시기에는 밀려드는 인파로 온 마을이 북적인다.
반계리 은행나무에는 오랜 옛날에 이곳을 지나던 한 대사가 물을 마신 후 가지고 있던 지팡이를 꽂아놓은 것이 자랐다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가을에 은행잎이 일시에 노랗게 물들면 다음 해에 풍년이 든다고 한다. 마을 사람들은 이 나무에 커다란 흰 뱀이 살고 있는 것으로 믿고 신성하게 여겨 아무도 손대지 못하게 보호해 왔다.
800년 넘는 세월을 살아낸 가지는 지지대에 그 몸을 의지하고 있지만, 균형 있게 자란 줄기와 사방으로 넓게 퍼진 가지는 지금까지도 무성한 은행잎을 내며 튼튼하게 자라고 있다. 가을이 시작된 9월, 곧 황금색으로 물들 반계리 은행나무의 아름다운 풍경이 기대된다.
케이 로고 이미지

우리땅 구석구석05
반계리 은행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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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계리 은행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