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Magazine
Monthly Magazine
May 2022 Vol.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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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나누기

The-K 예술가

꽃도 나무도 눈을 번쩍 떴으니

새벽, 당신이 스승이다

이달의 도움회원 1

한걸음

남은정 (역촌초등학교)

불투명 수채화, 53 x 40.9cm, 2018

작가노트 : 조심스럽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는 아이와 그 모습을 묵묵히 지켜봐주는 할아버지를 모티브로 하였습니다.
이 장면을 통해 지금의 인생을 걸어가고 있는 나 또한 혼자가 아니라
가족, 선생님, 친구와 동료들의 응원과 지지를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스승

김종제
캄캄한 어둠에
한 줄기 빛을 던져주어
꽃도 나무도 눈을 번쩍 떴으니
새벽, 당신이 스승이다
얼어붙은 땅속에
숨쉬고 맥박 뛰는 소리를 던져주어
온갖 무덤의 귀가 활짝 열렸으니
봄, 당신이 스승이다
정수리를 죽비로 내려치며
한순간 깨달음을 주는 것은
말없이 다가오므로
스쳐가는 바람처럼 놓치지 않으려면
온몸으로 부딪혀 배워야 하는 법
흘러가는 강물과
타오르는 횃불과
허공에 떠 움직이지 않고
바닥을 응시하는 새와
제 태어난 곳을 거슬러 올라가
알을 낳고 죽어가는 물고기도
감사하고 고마운 스승이다
죄 많은 우리들 대신에
십자가에 사지를 못박히는 일과
생을 가엾게 여기고
보리수나무 아래 가부좌하는 일이란
세상 똑바로 쳐다보라고
나를 가르치는 스승이다

WRITER

작가 인물 사진
김종제 시인은 1993년 계간 자유문학의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시집으로 「흐린 날에는 비명을 지른다」(1996), 「내 안에 피는 아름다운 꽃」(2000), 「바람의 고백」(2008), 「따뜻한 속도」(2011)를 내놓았다. 자유문학회 회장, 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 한국자유문학회 이사를 역임하고 교단문학상(2005), 자유문학상(2007)을 수상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창작 기금(2007), 서울문화재단 문학창작 기금(2011)에 선정되었고 2002년부터 ‘구석기’라는 필명으로 온라인에서 활동해왔으며 현재는 신진과학기술고등학교 교감으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