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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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022 Vol.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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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나누기

에세이

바른 습관을 찾고 선생님의 사랑도 확인시켜준 마법의 지우개

이양희 회원(정재초등학교 교사)

이양희 선생님은 현재 경기도 안산시 정재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의 인성교육을 위해 지·덕·체(智·德·體) 행복교육을 실천하고 있는 홍익교사입니다. ‘행복한 교사가 행복한 아이들을 만든다’라는 믿음으로 홍익교원연합과 교육부 인성교육우수전문교사로서 인성교육을 위한 연구와 강사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마음을 주고받은 ‘스승의 날’ 영혼의 선물

내가 맞이하는 스승의 날은 조금 특별하다. 보통 이날 선생님들은 학생들로부터 감사 편지를 받지만, 나는 제자들에게 기억에 남는 선물과 편지를 전한다. 벌써 12년째 이어져 온 ‘영혼의 선물 주기’ 행사로, 어느덧 스승의 날 전통으로 자리를 잡았다. 사실 교사인 내가 아이들에게 어린이날, 어버이날의 의미를 알리고 적극적으로 편지 쓰기와 선물 만들기를 교육하고 즐기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막상 스승의 날은 그런 방법이 내키지 않았다. 나에게 감사의 편지를 쓰라고 아이들에게 말하는 것이 어색했다. 그렇다고 아이들이 스승의 날을 그냥 보내는 것 역시 바른 선택지는 아니라고 느꼈다. 때마침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이 있었다.
스승의 날, 스승으로서 초심을 다잡고 아이들에게 사랑의 메시지가 담긴 선물을 주자는 취지로 마련된 ‘영혼의 선물 주기’ 행사였다.
홍익교원연합에서 주관하는 ‘영혼의 선물 주기’ 교육문화운동에 동참해 매년 스승의 날이면 아이들에게 사랑의 마음을 담은 메시지와 의미 있는 선물을 준비해왔다. 아이들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떠올리면 선물을 준비하는 동안은 아이들에 대한 나의 진심 어린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큰 기쁨이라는 것을 알게 됐고 그 시간만큼은 늘 설레고 행복했다. 벌써 12년째 함께 해온 선물 주기 행사이지만, 해가 갈수록 그 마음의 크기는 줄지 않았다. 좋은 스승이 되고자 하는 다짐과 아이들에 대한 애틋한 마음은 더 커졌고 아이들과 나의 마음이 따뜻하게 연결되는 것을 느꼈다.
작년 스승의 날에 준비한 선물은 ‘마법의 지우개와 편지’였다. 의미 있는 선물로 무엇이 좋을까 고민하다 지우개를 골랐다. 아이들 마음에 부정적인 생각이나 나쁜 기억을 지우개로 깨끗이 지우고, 긍정적인 생각이나 아름다운 꿈들을 정성껏 담아서 자신과 친구들을 사랑하고 홍익(弘益)을 실천하는 멋진 사람이 되라는 뜻을 담았다. 지우개의 겉 포장지에 ‘마법의 지우개’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아이들의 이름을 하나씩 호명하며 마음의 편지와 함께 지우개 선물을 전달했다.
아이들은 작은 선물에도 기뻐하고 편지를 꼼꼼히 읽어본 후, 나쁜 기억과 습관은 지우고 좋은 기억과 습관은 지키자는 뜻을 제법 이해하고 진지하게 받아들였다. 정말 예쁜 아이들이다. 나는 아이들이 마법의 지우개를 받고 좋아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좀 더 교육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없을까 고민했고, 아이들의 습관 바꾸기 프로젝트로 연결시켰다. 부모님과 의논하여 마법의 지우개로 내가 지워나가야 할 나쁜 습관과 만들어가야 할 좋은 습관을 사과 열매에 적어오도록 인성 과제를 내주었다. 다음 날, 내가 지워나가야 할 나쁜 습관과 만들어가야 할 좋은 습관을 발표하며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고, 게시판에 걸어두고 일주일간 실천하는 시간을 가졌다. 마법의 지우개 덕분에 습관 바꾸기 프로젝트도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지난해 부천여월초등학교에서 학생들과 함께한 ‘영혼의 선물주기’ 활동
영혼의 선물을 받고 아이들이 쓴 좋은 습관 만들기 열매 메모
아이들이 선물로 준 ‘사랑해요’ 나무 블록

더 큰 선물이 되어 돌아온 아이들의 마음

생각해보면 ‘영혼의 선물 주기’는 오히려 내게 더 큰 선물로 되돌아왔다. 아이들은 나에게 감사 편지를 전해주었고 내 이름으로 지은 삼행시를 읽어주었다. 점심시간에는 깜짝 선물로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몇몇 아이들이 “선생님 잠깐만 와보세요”라며 내 손을 잡아 이끌었고 교실 바닥에는 나무 블록으로 만든 ‘선생님 100%로 사랑해요’라는 글씨가 세워져 있었다. ‘와! 아이들이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사랑한다고 함박웃음을 지으며 외쳐주는 아이들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영원히 잊지 못할 순간이다.
‘영혼의 선물 주기’ 덕분에 아이들과 행복하게 성장하는 좋은 스승이 되고자 노력하며 늘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러한 감동을 함께하고 싶어서 올해도 동료 선생님들과 교육연구회의 선생님들께도 영혼의 선물 주기 활동을 권유하고 있다. 올해는 더 많은 선생님이 ‘영혼의 선물 주기’ 의 감동을 함께할 수 있게 되길 바라며 더 큰 기쁨을 함께 누리길 기대해본다. 케이 로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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