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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22 Vol.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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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상 수상자 인터뷰

※ 모든 인터뷰 및 사진 촬영은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준수해서 진행했습니다.
채용기 교사는 학생들에게 자신을 ‘희망&용기 쌤’으로 소개하곤 한다. 특유의 긍정성으로 여러 일에 도전해 온 날들을 자신의 이름을 섞어 표현한 것이다. 그는 창의적인 체험 프로그램과 입체적인 동아리 활동들로 소외된 학생들에겐 무지갯빛 희망을, 평범한 학생들에겐 특별한 추억을 꾸준히 선사해 왔다. 학생들의 활동을 지역사회와도 연계하여 교사와 학생과 이웃이 모두 더불어 따뜻하게 성장 중이다.

박현채 / 사진 이용기

약점보다 강점에 주목하는 성장 일대기

‘결핍’도 때론 힘이 된다. 채용기 교사는 중학교 때 수학여행을 가지 못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 때문이었다. 그때의 아쉬움이 훗날 교사가 된 그에게 ‘올바른 이정표’가 돼 줬다. 소외된 학생들을 눈 밝게 알아보고 세심하게 보살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는 여러 어려움을 겪는 다문화 가정 학생이나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중도 입국 학생들을 도맡아 보살피며, 그 아이들의 눈부신 성장 이야기를 수없이 만들어 왔다. 그 과정을 통해 그도 성장했다.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돕는 것이 곧 자신을 돕는 일임을 그는 경험으로 이미 알고 있다.
“약점을 아쉬워하기보다 강점을 발견해 성장시키자는 게 제 교육 철학이에요. 예를 들어,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중도 입국 학생이 있다면 한국어를 빨리 익히라고 스트레스를 주는 게 아니라, 그 학생이 잘하는 것을 동아리로 만들어 친구들과 함께하게 해 주는 거예요. 언어는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으니까요. 우정으로 강화된 강점은 자신감으로 이어져요. 그 자신감이 우수한 성적이나 뛰어난 재능으로 이어지죠.”

경험을 선사하다, 추억을 선물하다

경험을 선사하다, 추억을 선물하다 그는 학생들이 더 넓은 곳에서 더 많은 경험을 해 볼 수 있기를, 그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강점을 찾을 수 있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각종 공모를 통해 예산을 확보하고, 학생들과 함께 전국 곳곳으로 체험학습을 다니는 것은 그 때문이다. 여주여자중학교 학생들은 세종대왕 마라톤대회, 도자기 축제, 평생학습 축제, 자전거 대행진 등 여주시의 행사에 수시로 참여한다. 지역 바깥으로도 자주 나간다. 전국 풋살대회며 춘천 마라톤대회 등에 참가하기도 하고 잠실 야구장에서 프로 야구를 관람하기도 한다. 여러 체험학습 가운데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225명의 여주여자중학교 학생들과 3회에 걸쳐 직접 관람했던 일은 25년 교사 생활을 통틀어 가장 찬란한 추억이 되었다. 때 그 순간들을 기록해 각종 공모전에 출품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평창동계올림픽 영상공모전과 UCC 공모전에서 대상을, 평창동계올림픽 입장권 인증사진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평창동계올림픽 수기 공모전에서 교사·학생 동반 우수상을 받았다. 연이은 수상으로 추억이 더욱 빛을 발했다.
“치열한 경쟁을 뚫으며 입장권을 확보하고 사전 답사를 수차례 해 가며 동선을 점검해야 했어요. 하지만 평생에 한 번뿐인 추억을 아이들에게 선사한다고 생각하니 즐거웠어요. 제가 고등학생일 때 88서울올림픽이 열렸는데 TV로만 관람하는 게 정말 아쉬웠거든요. 무엇보다 아이들이 사전에 정보를 공유하며 스스로 동계올림픽의 주인공이 되는 게 참 보기 좋더라고요. 그 과정이 바로 축제였어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튼실한 교육, 유쾌한 소통

채용기 교사는 대외 활동뿐만 아니라 교내 동아리 활동에도 최선을 다했다. 체육 교사로서 탁구반, 풋살반, 피구반 등 학교 스포츠클럽을 활성화해 학생들의 몸과 마음이 같이 자랄 수 있도록 도왔다. 또 동아리 담당 교사로서 댄스동아리, 영상 제작반, 독도지킴이 등 여러 동아리를 이끌며 학생들 스스로 적성이나 재능을 키워갈 수 있도록 했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전국 스포츠창의아이디어공모전에서 3년 연속(2017~2019) 입상했고, 각종 영상공모전에서 2021년 한 해에만 21차례 상을 탔다.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자존감이 크게 높아졌다.
비대면 수업이 시작되던 2020년 초부턴 ‘여중의 전설’이란 이름의 학교생활 유튜브를 개설해 튼실한 교육의 공간이자 유쾌한 소통의 장으로 활용해 왔다. 2022년 5월 현재 550개가 넘는 동영상이 올라와 있다. 지금 이야기해 볼 것들과 오래 기억해 나갈 것들이 차곡차곡 아름답게 쌓여 간다.
“학생들의 동아리 활동을 지역사회와 연계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 생각해요. 여주교육청의 스포츠클럽지원단, 경기도교육청의 체육사랑 서포터즈 등에서 활동하며 학생들의 가슴에 ‘지역 사랑’을 심어 주려 노력했어요. 여주시청 우수 동아리로 선정된 여주여자중학교 댄스동아리 ‘더 모스트’는 지역과 함께하는 동아리로 유명해요. 저는 다만 ‘판’을 깔아주고 ‘힘’을 북돋울 뿐, 아이들이 스스로 성장해 갑니다.”
어디에 숨어 있을지 모를 아이들의 재능과 꿈을 찾아주기 위해 그는 오늘도 열심히 일을 벌인다. 소외된 학생들을 보살피고 평범한 학생들을 북돋우면서, 날마다 소풍처럼 하루를 산다. 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