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라는 무대로, 예술 인재를 위한 영어교육 기회 제공
예술대학에서 18년 동안 학생들과 동고동락해 온 덕분일까.
권세실 교수의 첫인상은 마치 예술 전공 교수 느낌이다.
실제로 그의 학부 전공은 순수미술.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한국행을 모색하던 중 국내 언론사에 합격해 기자로 일하며 인생의 방향이 달라졌다.
이후 대학에서 영어 강의를 하며 가르치는 즐거움을 깨닫고 대학원에 진학해 영어교육을 전공하며 자신만의 역량을 구축했다.
예술을 잘 알면서도 영어 교육에 전문가인 사람. 18년 전, 서울예술대학교에서 그런 교수를 찾았고 누구보다 적임자였던 그가 교수로 임용됐다.
과거 서울예술대학교의 영어 강의는 여타 대학과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특정 평가에서 고득점을 받는 교육은 예술계열 학생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았고,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해외 진출에 도움이 되는 영어교육을 하려는 의지가 높았다. 이를 위해 권세실 교수는 예술계열 학생들이 흥미를 느끼면서 실제 전공에도 도움이 되는 커리큘럼을 개발했다.
“예술대학교 학생들은 자기 전공에 집중하는 경향이 큽니다. 그래서 예술계열 교수님들과 협업해서 예술과 영어를 접목한 과목을 개설하고 교재를 개발했습니다.
그렇게 개설한 과목이 「예술영어」, 「미디어예술영어」, 「공연예술영어」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각 전공을 영어로 경험하고 자신의 전공을 영어로 배우는 기회를 얻는다.
일정 수준 영어 실력을 갖춘 학생들에게는 「글로벌비즈니스영어」 강의로 해외 인턴십, 공연·전시, 취업 등을 지원했다.
이러한 프로그램은 서울예술대학교 학생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외국 예술가와 협업하는 바탕이 되었다.
국경 없는 예술이 가능한 글로벌 현장 플랫폼을 만들다
권세실 교수는 글로벌 현장학습, 해외 예술가 초청, 학생 해외 연수, 해외 봉사 등 다양한 국제 교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했다.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소수가 아닌 더 많은 학생이 국제 교류 경험을 쌓을 방안을 모색했다. 서울예술대학교가 2013년 시작한 특성화 사업인 ‘글로벌 컬처허브’가 대표적인 예이다.
뉴욕과 LA 등 핵심 지역에 자체 스튜디오를 마련하고 온라인으로 국내외 예술가들이 실시간 교류하는 거점을 마련했다. 이와 같은 창작 환경은 국제 교류가 어려웠던 코로나19 팬데믹에 더욱더 빛을 발했다.
2021년 12월에는 가상 무대에서 국경을 허무는 공동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권세실 교수는 서울예술대학교의 모든 국제화 프로그램을 총괄했다.
“한국의 예술이 더 발전하려면 국내 예술가들이 글로벌 무대로 자신 있게 달려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도 그런 부분을 채우려고 했습니다.”
누가 알아주길 바라고 해 온 일이 아니지만 그동안 기울인 노력은 올해 대한민국 스승상 수상으로 돌아왔다.
예술의 내실을 채워주는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해외 진출 기회까지 함께 고민하는 그의 노력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이들은 학생들이다.
영어를 어려워했던 학생들이 영어로 거리낌 없이 소통하고, 꿈의 무대를 넓혀 세계 각국으로 뻗어가는 모습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
자신의 전공이 따로 있음에도 그를 스승으로 따르는 제자들과 요즘도 정기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는다.
그는 믿는다. 예술에는 국경이 없고 예술가는 언제 빛을 발할지 알 수 없다고. 그래서 더 많은 아이가 전 세계에 한국과 자기 자신을 알릴 수 있도록, 오늘도 그는 학생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며 능력을 발휘할 기회를 전하는 일을 소명으로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