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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22 Vol.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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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곱하기

방방곡곡 숨은 명소

하늬라벤더팜[사진제공:고성군청]
고성군은 초록빛 숲과 청량감으로 가득한 바다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강원도 최북단의 바닷가 고장이다. 설악과 금강의 수려한 자태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산굽이 길을 지난 뒤 내려선 바닷가에는 창밖에 에메랄드빛 바다가 액자처럼 걸린 감성 카페들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금강산의 치맛자락이 동해와 잇닿아 있는 초여름 속으로 뛰어들어 보자.

글/사진 우인재 여행작가 / 사진제공 고성군청

우인재 작가는 10여 년간 출판사에서 여행 콘텐츠 기획 및 취재를 담당했다. 아시아나항공 기내 가이드북 로스앤젤레스 편을 비롯해 대한생명, 교보생명, 외환은행 등 보험·금융사 고객용 여행 가이드북을 기획 및 제작했다. 또 월간 「DOVE」, 「모터트렌드」 등의 매체를 비롯해 인천공항공사, 롯데백화점, 조달청, 롯데제이티비, LS전선 등 기업체 사보에 여행, 드라이브 원고를 기고했다. 현재 프리랜서 여행작가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

금강과 설악이 만나는 수려한 바닷가

백두대간의 등허리가 뻗어 내려가며 동해와 잇닿은 자리에 자리에 강원도 고성군이 있다. 수려한 풍경으로는 한반도에서 으뜸으로 손꼽히는 금강산과 설악산이 만나는 고장이다. 북녘땅과 경계를 맞대는 지역으로 개발이 덜 된 탓에 자연환경이 옛 모습을 간직하고 있어 제법 많은 마니아층을 거느린 여행지이기도 했다. 얼마 전까지는 인접한 속초나 양양에 비해 여행 인프라가 다소 부족했지만, 최근 고성군에 시설 좋은 호텔과 리조트, 펜션 등이 들어서고 있다. 그뿐만이 아니다.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닷가 해수욕장, 바다 전망 카페, 초여름 로망을 불러일으키는 보랏빛 라벤더 농장 등이 더해지면서 이제는 강원도 최북단의 명소로 거듭나고 있다.
고성 여행은 금강과 설악이 만나는 장소에서 시작하기를 추천한다. 가장 먼저 설악의 웅장한 자태를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소노문 델피노(1588-4888 www.sonohotelsresorts.com, 공제회 제휴 리조트. 정상가 대비 6-80% 할인된 법인 회원가에 이용 가능)에 들러보자. 리조트 주차장 남쪽에 있는 카페 비엔토의 루프탑에 오르면 골프장 그린 너머로 울산바위의 위용을 감상할 수 있다. 소노문 델피노에서는 금강산 권역에 들어있는 신선봉과 설악의 울산바위를 곁에 두고, 멀리 푸른 동해까지 눈에 담을 수 있다. 다이닝 카페 ‘로까’는 SNS에서 이미 유명하다.
바우지움조각미술관 바우지움조각미술관
소노문 델피노 인근에 있는 바우지움조각미술관(033-632-6632 www.bauzium.co.kr) 역시 꼭 한 번 들러봐야 할 문화공간이다. 지난 2015년 개관한 바우지움조각미술관은 조각가와 치과의사 부부가 현대 조각의 대중화와 발전을 기대하며 설립한 사립 미술관이다. 독창적인 건축 디자인으로 박물관 부문 건축상을 받기도 했다. 특히 울창한 숲에 둘러싸인 정원은 소나무와 돌, 테라코타를 주제로 구성되어 곳곳이 방문자들의 포토존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소노문 델피노 전망대 울산바위 소노문 델피노 전망대 울산바위

보랏빛 라벤더꽃 만개한 강원도의 작은 유럽

이제 금강산의 치맛자락을 따라 본격적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여름을 목전에 둔 6월은 고성군이 1년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뽐내는 계절이다. 6월 초부터 7월 초까지, 진부령 너머 간성읍에 자리한 라벤더 농장에서 보랏빛 라벤더가 만개하며 화사한 자태를 뿜어내기 때문이다.
하늬라벤더팜(033-681-0005 www.lavenderfarm.co.kr) 설립자인 하덕호 대표는 경기도 의왕시에서 허브숍을 운영하다가 라벤더를 직접 재배하기 위해 지난 2006년 고성군 간성읍에 터를 잡고 라벤더 농장을 시작했다. 강원도의 겨울은 매서운 추위로 악명 높아 식물재배에 적합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품는 것이 보통이다. 그러나 의외로 고성은 겨울에 눈이 많이 오면서도 해양성 기후로 따뜻한 편이기 때문에 국내에서 라벤더 재배에 이상적인 환경을 갖추었다고 한다.
해바라기, 샐비어, 꽃양귀비, 마리골드, 카밀러(캐모마일) 등 다양한 품종의 꽃과 허브가 계절을 달리하며 꽃을 피우지만 농장 이름처럼 하늬라벤더팜이 절정의 아름다움을 과시하는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33,000㎡에 달하는 너른 들녘에 심긴 라벤더 군락과 주홍빛 박공지붕 건물이 어우러져 유럽 어딘가로 여행하러 온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킨다.
하늬라벤더팜[사진제공:고성군청] 하늬라벤더팜[사진제공:고성군청]
가진해변 에이프레임 카페 루프탑 전경 가진해변 에이프레임 카페 루프탑 전경
켄싱턴 해수욕장 켄싱턴 해수욕장

바다 전망 카페에서 만끽하는 여유

하늬라벤더팜에서 46번 국도를 따라 동쪽으로 달리면 마침내 푸른 바다로 나서게 된다. 고성군 죽왕면 가진리 바닷가에는 고성군에서 유명한 스퀘어루트와 에이프레임 카페가 나란히 자리 잡고 있다. 두 카페 모두 커피와 함께 다양한 종류의 빵과 쿠키, 브런치 등을 판매하고 있으며 해변 바로 앞에 위치해 창밖으로 보이는 전망도 매우 훌륭하다. 화창한 날에는 루프탑에 올라가 커피를 즐기는 사람들도 많다.
특히 에이프레임은 실내 벽면을 온통 서핑 보드로 장식해 놓은 특색 있는 인테리어로 명성을 얻고 있다. 한편 가진해변은 피크닉하기 좋은 해수욕장으로 잘 알려져 있다. 얼마 전부터 카페 테일커피에서는 커피와 피크닉 용품을 대여해 주는 이색 사업을 시작했다.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이 조용한 해변은 어느새 고성에서 이름난 피크닉 해변으로 자리 매김했다.
물론 고성군에는 가진해변 말고도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해수욕장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켄싱턴, 봉포, 아야진, 봉수대, 송지호, 화진포 등이 고성을 대표하는 해수욕장으로 꼽힌다. 그중에서도 빨간 이층 버스와 초대형 의자가 명물로 자리매김한 켄싱턴 해수욕장, 서퍼들이 즐겨 찾는 송지호, 커다란 바닷가 호수가 해변 바로 옆에 있는 화진포는 여행 인증사진을 남기기에도 좋은 멋진 풍경을 선보이는 곳이다.
화진포 화진포

남북한 고위층의 여름 휴양지였던 화진포의 수려한 풍경

가진해변에서 자동차로 약 20여 분가량 북쪽으로 이동하면 우리나라 최북단 어항인 대진항과 점차 가까워진다. 대진항에 도착하기 전 화진포에 꼭 들러보길 바란다. 해변의 모래가 만의 입구를 막으면서 만들어진 호수를 석호(潟湖)라고 부르는데 강원도 동해안에는 이러한 석호가 아주 많다. 강릉 경포호, 속초 청초호와 영랑호, 고성 송지호와 화진포 등이 그러하다. 특히 화진포는 그 경관이 유난히 아름답기로 소문이 나 남북한 고위층의 개인 별장이 들어서기도 했다. 지금도 화진포에는 그 흔적들이 남아 있다. 화진포는 길이 1.7km 너비 약 70m의 해변으로 바위와 조개껍데기가 부서져 형성된 부드러운 백사장과 수심 1~1.5m의 완만한 경사 덕분에 오랜 세월 여름 피서지로 명성이 높았다. 주차장이 넉넉할 뿐만 아니라 샤워실, 화장실 등 편의시설도 비교적 잘 갖춰져 있다. 소나무 숲과 기암괴석 그리고 곱게 핀 해당화가 연출하는 고즈넉한 분위기는 번잡을 피해 휴가를 즐기려는 사람들에게 최적의 여행지로 손색이 없다. 시간이 넉넉하다면 화진포에서 가까운 대진항해상공원과 통일전망대도 들러 보자.
고성 통일전망대 고성 통일전망대
고성으로 떠나는 식도락 여행

청정한 산과 바다의 맛

  • 물회, 싱싱한 제철 해산물이 듬뿍

    물회는 강원도 북쪽 지역의 토속 먹거리다. 뱃사람들이 고기잡이를 나가 배 위에서 먹던 음식으로 생선, 오징어, 해삼 등 바다에서 잡아 올린 싱싱한 제철 해산물을 넣고 물에 초고추장을 풀어서 먹었던 음식에서 비롯된다. 요즘은 물회에 다채로운 해산물 외에도 사과, 배, 당근, 양파, 오이, 상추 등 갖은 채소를 넣고 고추장 양념에 설탕, 물엿, 다진 마늘 등을 추가해 새콤달콤 감칠맛을 더한다. 천진해변 바로 앞에 위치하는 봉포머구리집 고성점(토성면 천진해변길 46)에서 시원한 물회 한 그릇으로 초여름 더위를 잊어 보는 건 어떨까. 서울양양고속도로를 타고 강원도 여행하는 사람들이라면 꼭 한번 들른다는 맛집이 바로 봉포머구리집이다. 이곳에서는 로봇이 음식을 서빙하는 진귀한 광경도 볼 수 있다.
  • 막국수, 동치미 국물과 메밀면의 조화

    메밀은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인 강원도 산간 지방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강원도 사람들이 즐겨 먹는 별식으로 역사가 깊다. 예전에는 그릇에 메밀면을 담고 거기에 김칫국물을 부은 뒤 고명을 얹어 물냉면처럼 먹었는데, 요즘에는 양념장에 섞어 먹는 비빔 막국수의 인기도 좋다. 김치는 배추김치는 물론 나박김치, 동치미 등 집에서 활용할 수 있는 김치라면 모두 사용했다고 한다. 고성과 속초 등지에서 즐겨 먹는 막국수로는 메밀면에 동치미 국물을 부어 먹는 동치미 막국수를 으뜸으로 친다. 토성면 백촌리에 위치한 백촌막국수가 가장 유명하지만, 주말에는 줄을 서 기다려도 먹기 어려울 정도로 사람이 많이 몰린다. 백도막국수와 금화정막국수도 맛집으로 이름 나 있다.
  • 기력 회복에 좋은 건강식 문어

    보통 무게 10kg이 넘는 커다란 문어를 대문어라고 부른다. 강원도 고성군은 바로 이 대문어가 많이 잡히는 문어 산지로 명성이 높다. 특히 현내면 대진항의 저도어장은 동해안 최북단에 위치한 어장으로 북방한계선에서 불과 1km 떨어져 있으며 4월부터 11월까지만 조업이 허용된다. 간혹 50kg이 넘는 엄청난 크기의 대왕 문어가 잡혀 뉴스를 통해 매스컴을 타기도 한다. 문어에는 혈압을 안정시키고 뇌졸중 예방을 돕는다는 타우린이 다량 함유되어 있는데 혈액의 중성지질과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비타민과 미네랄도 포함되어 있어 기력 회복에도 좋다고 한다. 문어는 보통 삶아서 숙회로 먹는데 거진항과 대진항 등지의 횟집에서 맛볼 수 있다. 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