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편집실 / 사진 쿠켄

• 일본

  일본에서는 1월 1일을 ‘오쇼가츠(お正月)’라고 부릅니다. 12월 31일부터 1월 1일이 넘어가는 새벽에는 ‘도시코시 소바(年越しそば)’를 먹고, 아침이 되면 ‘하츠모우데(初詣)’라는 새해 첫 신사나 절 방문 일정에 나섭니다. 이 곳에 방문하면 향을 피운 뒤 새전함에 돈을 넣고, 커다란 종에 달린 줄을 흔들며 한 해의 복을 기원합니다. 지금은 과거에 비해 신년 행사가 많이 줄었지만, 어르신들은 여전히 연하장을 주고받으며 오랜만에 지인들에게 안부를 전합니다. 집 앞에는 소나무나 대나무를 잘라 다발로 엮어 만든 ‘가도마츠(門松)’를 세우는데, ‘후손에게 복을 내려주는 신을 맞이한다’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하네요.

• 스페인

  스페인과 멕시코 사람들은 12월 31일에서 1월 1일로 넘어가는 자정이 되면 포도 12알을 한 손에 든 채 제야의 종소리를 기다립니다. 스페인에서는 이를 ‘노체비에하(nochevieja)’라고 부르며, 푸에르타 델 솔 광장에서 울리는 종소리를 듣습니다. 종이 울리기 시작하면 열두 번의 종소리에 맞춰 포도를 한 알씩 먹는데, 이는 1년 열두 달을 뜻하며, 소원 하나마다 포도 한 알을 먹는 것이라고 합니다. 이때 빈소원은 남에게 말하지 않아야 하고, 포도 맛이 시면 그달은 운이 좋지 않고, 달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합니다. 포도를 다먹고 나면 ‘펠리스 아뇨 누에보(Feliz año nuevo)’라고 외치며 행복한 새해를 기원하는 인사를 나눕니다.

• 네덜란드

  네덜란드에서는 한국의 세배와 마찬가지로 새해 인사로 만나는 사람에게 세 번의 볼 뽀뽀를 합니다. 새해 첫날 수영복만 입고 차가운 북해에 뛰어드는 ‘북극곰수영축제’도 열립니다. 무려 140곳 이상의 네덜란드 전역에서 열리고, 5만여 명이 참가할 정도로 대중적이면서도 이색적인 축제입니다. 새해에 열리는 북극곰 수영축제는 지난해에 있었던 나쁜 일을 모두 씻어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한 해를 시작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또 온 가족이 모여 갓 튀긴 도넛 ‘올리볼런’을 먹으며 한 해의 평안과 행운도 기원한다고 합니다.

• 미국

  미국 새해 행사의 꽃은 뉴욕시에서 열리는 ‘볼드롭(Ball Drop)’입니다. 가족과 단란하게 모여 행운과 복을 비는 목가적인 행사와는 느낌이 다르지만, 미국인들은 1월 1일로 넘어가는 자정에 맞춰 많은 사람이 타임스퀘어에 모여 새해를 축하하는 축제를 즐깁니다. 광장 한가운데 43m 높이의 탑 위에 세워진 커다란 공이 새해 카운트다운에 맞춰 천천히 하강하고, 새해가 시작되면 불꽃 축제, 축하 공연 등 각종 이벤트를 즐기며 새해를 축하합니다. 이 행사는 1904년 시작된 전통 있는 행사로, 많게는 100만 명 이상 운집한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