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경희 / 사진 이용기
보랏빛 커피트럭이 보랏빛 행복을 선물합니다
청주로 내려가는 날씨는 변화무쌍하기 짝이 없었다. 한파 속에서 비와 눈이 번갈아 내리고 건물 사이로 불어오는 칼바람도 만만치 않아 오늘 커피트럭이 과연 예전처럼 문전성시를 이룰 수 있을지 우려 섞인 걱정이 깃든다. 그러나 그 걱정은 이내 저만치 사라졌다. 오늘따라 연말 분위기가 물씬 나는 근사한 커피트럭에 오가는 청주교육지원청 직원들의 이목이 한껏 쏠린 것. 보라색 트럭에 매달린 풍성한 보랏빛 풍선들, 빨간 목도리를 매고 당근 코를 하고 있는 커다란 눈사람 인형, 겨울을 잊게 하는 풍성한 꽃다발, 여기에 청사 직원들을 위한 달달한 간식 패키지에 「The-K 매거진」까지 산더미처럼 쌓여 있으니 도저히 모른 척하고 지나갈 수가 없는 모양새다. 아직 오픈하기도 전에 지나가면서 카메라로 촬영하는 직원들이 속출하니 오늘 흥행 성적에 대한 촉이 좋다.혹한을 이겨낸 모두의 즐거움
오전 11시 30분, 드디어 본격적인 커피 타임이 시작됐다. 바로 뒤 건물 대회의실에서 오늘 ‘2022년 희망트리와 함께하는 학교지원 하나 DAY 개장식’이 열릴 예정이기 때문에 커피트럭 주변을 오가는 교육지원청 직원들의 숫자가 어마어마하다. 이 행사는 청주교육지원청 전 부서가 학교지원의 공감 토대 위에서 소통과 협업 마인드를 조성하는 화합의 장으로 1년에 한 번뿐인 소중한 시간이다. 신나는 행사에 흥을 북돋아 주는 건 단연 먹거리다. 대회의장 입구에 화려하고 근사한 커피트럭이 수문장처럼 지키고 있으니 모두의 얼굴에 웃음꽃이 두 배다. 시간이 지나자 점심을 먹고 온 직원들이 발 빠르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추위 속에서도 아이스아메리카노를 신청하는 ‘얼죽아’ 파의 기세가 만만치 않았고 더 놀라운 것도 있었다. 다들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웃음과 이야기꽃을 내내 활짝 피우고 있었다는 것이다. 1청사와 2청사로 나누어진 터라 평소 자주 못 본 직원들이 소리를 지르면서 반가움에 서로 얼싸안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두 손을 맞잡고 방방 뛰기도 하는 등 그 에너지가 대학 캠퍼스 못지않다.청주교육지원청의 희망찬 2023년을 기대합니다
점심시간이 넘어가자 마침내 오늘의 주인공 이은정 주무관이 숨차게 등장했다. 커피트럭과 트럭을 둘러싸고 있는 직원들을 바라보는 표정에는 기쁨과 안도감이 한가득이다. “사연을 보냈던 때가 우리 직원들이 정말 바쁜 시기였어요. 다들 체력도 떨어지고 힘든 시간이었는데 우연히 「The-K 매거진」 웹진에서 커피트럭 이벤트를 보게 됐죠. 설마 되겠어? 하면서도 이런 기회가 오면 정말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마음으로 사연을 써서 보냈는데 선정이 됐다고 연락이 오더라고요. 때마침 오늘이 저희 과에서 준비한 ‘하나DAY’ 행사날인데 이렇게 커피트럭 이벤트와 함께 진행하게 돼서 정말 큰 선물을 받은 기분입니다.”이은정 주무관님이 평소에도 워낙 친절하시고 정이 많은 선배님이세요. 커피트럭 이벤트를 신청하신 뒤 막상 선정됐다고 하니까 조금 당황하셨는데 저희들에게도 너무 기분 좋은 소식이었기 때문에 과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응원하며 도왔습니다. 이은정 주무관님을 위해서 특별히 배너를 만든 것도 모두의 아이디어였는데 주무관님께 얼굴 사진까지 넣겠다고 하니까 펄쩍 뛰셔서(웃음) 이름만 넣는 것으로 타협을 했지요. 학교지원과는 청주시의 각 학교들의 기간제교사 채용, 교육공무직 채용계약을 하는 등 각 학교에서 도움이 필요한 부분을 지원하기 때문에 신학기를 앞두고 굉장히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어요. 그렇기에 오늘 커피트럭 응원은 정말 최고의 시기에 찾아와준 기쁨이었어요. 하나 DAY 행사와 함께 치를 수 있어서 더 행복했고요. 이런 자리를 만들어주신 이은정 주무관님 정말 감사합니다.
저는 지난 3월 북원여고에 부임했습니다. 사실 처음 올 때만 해도 강원도에서 가장 큰 학교여서 걱정을 많이 했어요. 감당해야 할 일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각오를 다지고 온 거죠. 그런데 막상 와보니 아이들이 이렇게 착할 수 없습니다. 너무나 질서정연하고 반듯하고 차분해서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학교에서 일한 지 오래되었지만 커피트럭을 만난 건 처음이에요. 그래서 교내에서 이런 이벤트가 열린다는 게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우리 학교 선생님들이 100명이 훌쩍 넘는데 마스크를 쓰고 사느라 얼굴도 잘 모르는 상황에서 정말 좋은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이벤트를 신청해주신 이서현 선생님을 비롯해 공제회 관계자분들에게도 감사드려요. 맛있는 커피 잘 마셨습니다!
지난주에 커피트럭이 온다는 공지를 들었는데 특별한 선물을 받는 기분이었어요. 학교 안에서 커피트럭을 본 적은 없었거든요. 교사들의 일상이 사실 늘 비슷한데 오늘 하루, 아주 활력 충전이 제대로 된 느낌입니다. 코로나19가 처음 닥쳤을 때 대비하는 시스템이 전무했기 때문에 관리자 선생님, 그걸 따라야 하는 선생님 모두 혼란스러웠지요. 특히 아이들에게 많은 제약을 걸다 보니 지금 위드 코로나가 된 상황에서도 스스로 뭔가 하는 걸 어려워하는 것 같아 안타깝더라고요. 더불어 수능을 코앞에 둔 지금, 고3 아이들에게 무척 중요한 순간인지라 고3 담임으로서 아무래도 압박을 받고 있는데 이렇게 잠시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열심히 일하시는 모든 선생님, 함께 좀 더 힘을 내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