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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023 Vol.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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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를 준비하는 교육

교육수단으로 급부상하는 AI
달라지는 교사의 역할과 교육현장

쉬지 않고 지식을 학습하는 AI 기술의 발달로 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있고, 새로운 직업이 탄생할 것이라고 미래학자들은 예측한다. AI 시대, AI와 공존하는 미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학교와 교사는 어떻게 변화에 대처해야 할까? AI 기술 발달에 따른 지식과 인재상의 변화를 살펴보고, 그에 따른 학교와 교사의 역할 변화에 대해 살펴보자

김보배(「2025 미래 교육 대전환」작가)


AI 시대, 지식과 인재상의 변화

그동안 지식은 고정불변한 것으로 여겨졌다. 학문은 세분화되었고, 교육 내용은 구조화되었다. 학문의 체계는 견고했다. 그리고 그 체계를 과정에 따라 습득하는 것이 최고의 교육이었다. 커리큘럼에 따라 교육받고 지식을 습득함으로써 훌륭한 인재가 될 수 있었다. 지식은 대학이라는 고등교육 기관에서 독점적으로 배울 수 있었고, 대학을 졸업하면 소수의 엘리트 집단에 소속되어 지식을 교류할 수 있었다.
그러나 AI 시대, 지금의 지식은 어떨까? 모든 분야에 걸쳐 방대한 지식이 무료로 공개되었다. 무료일 뿐 아니라 어제 진리라고 믿었던 지식이 오늘날 틀린 것이 되기도 한다. 지식은 유동적이며, 질문의 답은 관점에 따라 매우 다양해진 것은 물론, 윤리 기준에 따라 완전히 뒤집히기도 한다. 지식은 더 이상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매일 변화하며 사람들간 공유와 참여, 협력을 통해 융합되고 재구성된다.
특히 AI 기술 발달은 전 직업 영역에 거대한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수많은 직업이 사라지고, 직종의 성격이 변화를 거듭한다. AI는 쉬지 않고 인터넷의 여러 데이터를 스스로 습득하며 인간의 지식을 손쉽게 뛰어넘는다. 더 나아가 소설이나 시를 쓰거나 그림을 창작하는 등 과거 인간의 창의성에 기대었던 다양한 결과물을 순식간에 내놓기도 한다. 일부 미래학자들은 AI 발달로 앞으로 인간이 노동을 하지 않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올 것이라 예측하기도 한다.
이 같은 변화로 교육에서 추구하는 인재상이 달라지고 있다. 자기 분야의 전문성과 함께 인문, 과학기술, 예체능을 섭렵하는 융합형 창의 인재로 미래의 인재상이 변화하고 있다. 여러 분야의 전문성을 갖춘 개개인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시되며, 의사소통 역량이나 문제 해결 능력, 창의적 사고, 비판적 사고 능력이 중시된다. 이와 같은 미래 인재의 역량을 기르기 위해 학교와 교사의 역할은 어떻게 변화 해야 할까?

변화의 길목에 선 학교와 교사의 역할

사회의 급속한 변화와 이에 따른 인재상의 변화로 국내외에서는 미래 학교로의 전환을 위한 다양한 교육적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학교의 역할과 목적은 학생의 개별적 성장으로 전환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표준화된 교육과정은 개인별 교육과정 및 무학년제로, 교사 주도의 지식 전달 중심 교수·학습 과정은 학생 중심의 지식 기반 프로젝트 학습으로, 총괄평가와 상대평가 중심의 평가 방식은 과정 평가와 절대평가로 혁신되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해 교사는 학생을 평가하고 관리하는 주체가 아니라 개인별 학습을 지원하거나 학생들의 협력과 문제 해결 과정을 돕는 학습의 조력자 혹은 설계자, 환경 조성자로서의 역할이 강조되고 있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첫째, 학교와 교사는 학생들 개개인의 관심사와 재능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학습 과정을 설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이 지닌 다양성 속에서 잠재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과거 교실에서는 한 명의 교사가 여러 학생을 가르쳐야 했기 때문에 학생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다. 교사의 인적 자원이 턱없이 부족했고, 이에 비해 학생 수는 많았기에 수업은 평균 이상의 학생들에게 초점이 맞추어졌고, 교육과정 역시 전국 학생들이 평등하게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표준화되었다. 그러나 AI 기술이 교사의 역할을 보조하면서 학생 한 명당 교사의 비율이 과거에 비해 월등히 높아지게 된다. 모든 과정은 학생들의 진로와 적성, 관심사에 따라 맞춤형으로 설계할 수 있으며, 이를 지원하기 위해 교사는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와 AI를 적극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2022년 개정 교육과정에서 고시한 바와 같이 2025년부터 우리나라에서는 고교학점제 도입을 통해 대학에서 대학생들이 학교에 개설된 다양한 과목 중 흥미와 전공에 따라 스스로 과목을 선택해 듣고 정해진 학점을 이수하면 학위를 받듯이, 고등학생들도 공통과목을 이수한 뒤 각자 과목을 선택해 듣고 학점을 이수해 졸업하는 제도를 도입한다. 교사는 학생들의 재능과 관심사를 발견하고 이에 따라 AI 기술을 활용해 학생들이 최적화된 학습 경험을 할 수 있도록해야 하다.
둘째, 교사 위주의 강의식 수업이 아닌 학생 중심의 프로젝트형, 문제 해결형 수업으로 구성해야 한다. 미래 융복합 시대에 필요한 창의적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학생들에게 미래사회에 필요한 문제 해결 능력을 길러주고, 창의적 질문과 독창적 사고가 가능하도록 교수·학습 방법 혁신이 필수다. 지식을 습득하는 능력으로 인간은 AI와 그 능력을 겨룰 수 없다. 이때 필요한 것은 수동적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주체가 되어 능동적으로 질문을 발견하고, 협업하며 융합적 관점으로 새로운 문제 해결 방법을 창안해 나가는 과정이다.
셋째, 앞으로의 사회에서 인간은 인간과 협업할 뿐 아니라 AI와도 협업해야 하므로 AI 기초 소양 교육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교과별로 적용해야 한다. 2017년 중국 국제인터넷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바둑의 미래 서밋’에서 진행된 바둑 경기는 AI와 인간이 어떻게 협업해 나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성을 잘 보여준다. 이 경기는 알파고와 인간이 협업해 경기를 하는 복식 바둑 경기였는데, 그 결과 알파고를 능숙하게 활용하는 선수 팀이 우승을 거두었다. 이처럼 학생들은 향후 AI 기술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고 어느 분야에서나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교사는 학생들이 AI 기초 소양을 함양할 수 있도록 그 중요성에 대해 잘 이해해야 하며, 각 교과에서도 AI 기술이 해결할 수 있는 단순한 문제가 아닌 AI를 활용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깊이 있게 다룰 수 있도록 수업 과정을 세심하게 설계해야 한다.
넷째, 학생들의 학습 과정 설계뿐 아니라 학습 상황을 모니터 링하고, 학생별로 완전 학습에 이를 수 있도록 AI를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학습에서 일어나는 학생들의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미흡한 점은 데이터로 분석해 학습 결과를 피드백하는 등 개별 학습을 지원할 수 있다. 이때 학생의 학습 습관이나 능력의 수준, 학습 선호도 분석 등을 통해 학생들이 자신이 학습하고자 하는 영역이나 도전 정신을 가지는 과제를 파악하고 학습 동기를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교육 내용을 설계하고 적용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교사는 AI가 아닌 인간으로서 느낄 수 있는 학생들의 다양한 학습 감정이나 중독 문제에 대해 열린 마음으로 공감과 배려의 자세를 지니는 등 인간성이나 윤리성에 중점을 두고 끊임없이 학생들과 소통하고 교감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