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상록수 같은 나의 선생님
작성자 김*영 2024-05-03
방멸록 샘플
상록수 같은 나의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30년이 지나 선생님께 편지를 쓰게 되네요. 초등학교 6학년때 교실에서 풍금을 치며 상록수 노래를 들려주시던 선생님의 목소리가 몇십년이 흘러도 생생합니다.

《저 들에 푸르른 솔잎을 보라
돌보는 사람도 하나 없는데

비바람 맞고 눈보라 쳐도
온 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다

서럽고 쓰리던 지난날들도
다시는 다시는 오지 말라고

땀 흘리리라 깨우치리라
거칠은 들판에 솔잎 되리라

우리들 가진 것 비록 적어도
손에 손 맞잡고 눈물 흘리니

우리 나갈 길 멀고 험해도
깨치고 나아가 끝내 이기리라》

이 노래가 그때 저에게는 너무 큰 감동으로 다가왔고 힘들때마다 되뇌였습니다.

그리고 선생님 같은 감동 주는 교사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 초등교사가 되어 20년이란 시간동안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습니다.

초임교사일때는 작은 일에도 화가나고 애들한테 큰 소리낸적도 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부끄럽습니다. 상록수 같은 선생님이 되려고 했는데 제가 덜 영글어서 부족한 면이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온화한 선생님을 떠올리며 다시금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지금은 이제 아이들 눈높이에서 보게 되고 스승의날 좋은 선생님이였다고 졸업한 제자들의 편지를 볼때마다 마음이 적셔집니다.

한 때 박세리 선수가 연못에 빠진 공을 포기하지 않고 쳐서 성공했을 때 상록수 노래가 흘러나왔었는데 저도 힘든일이 있을때마다 선생님과 이 노래를 떠올릴 수 있어서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듭니다.

전 명퇴를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습니다. 그냥 이 길이 제 길 같고 비록 가르치는 것 외에 점점 힘들어지는 일들이 생기고 있지만 상록수처럼 온누리 끝까지 맘껏 푸르게 있다가 아이들과 웃으며 막을 내리고 싶습니다. 선생님도 그런 마음으로 사셨겠죠~~

방학때 선생님 집에 놀러갔을 때 싸주신 김밥 생각하면 아직도 침이 고입니다. 엄마처럼 늘 따뜻하게 저희를 가르쳐주신 선생님..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