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할배 미소 부장님께
작성자 안*영 2024-05-02
방멸록 샘플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의 학교는 쑥대밭이었죠. 원격수업 조례와 수업을 위해 전화통을 붙잡고 학생들을 깨우고 등교 지도하느라 제 몸이 하나인게 원망스러울 때였거든요. 당시 전 1학년 기획이었고 1학년 부장님 곁에서 틈날 때마다 하소연하던게 일상이었어요. 그럴 때면 부장님께서는 소탈하게 웃으시며 "그러니 애들이지~"라고 매번 같은 말씀만 하셨지요. 말썽 부리는 학생들에게도 호통만 좀 치시다 마지막은 응원으로 끝내시는... 선생님이라시기 보다 손주에게 대하는 할아버지 같은 느낌이었어요.
"자세히 보다보면, 귀엽운 녀석들 반, 내 마음이 아파지는 녀석들 반... 차라리 귀여우니 고맙잖아..."
천방지축 중학생들을 손주처럼 대하시더니 정말 그 말썽꾸러기들이 고분고분해지더라구요. 명퇴하시던 그날 제가 어찌나 서운하던지... 축하드리기 싫었답니다. 곁에서 그 너른 마음을 조금이나마 배울 수 있었음에 고마움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교직에서 학생들을 바라보는 선생님의 할배 미소와 어우름이 있는 마음가짐을 행동으로 실천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