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고등학교 담임였던 홍정후 선생님께
작성자 지*희 2024-05-02
하늘 나라에 계신 홍정후 선생님께
선생님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고 행복하게 잘 계시지요. 선생님 지도 덕분에 교사의 길을 걸어 40 여 년을 봉직하고 퇴직한 지가 벌써 13년이 흘러 선생님께서 돌아가실 적 나이에 접어들었습니다. 매년 맞이하는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을 따뜻한 사랑과 열정이 되살아나 그리움에 젖어 본답니다.
저는 청주시 상당구 남일면 은행리에서 가난한 농부의 7남매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지금은 청주시로 행정구역이 바뀌었지만 예전에는 청원군 지역으로 예나 지금이나 농촌입니다. 2km나 떨어져 있는 가덕초등학교를 자동차가 지나가면 온통 먼지투성이인 자갈길을 따라 6년을 열심히 다녀 졸업하고, 청주에 있는 중학교 입학 시험에 합격했지만 집안 형편이 어려워 입학금을 마련하지 못해 끝내 진학을 포기했습니다.
당시 시골 교회 목사님이 중학교 진학하지 못한 학생들을 동네 헛간에서 중등 과정을 가르친다고 해서 찾아가 열심히 공부한 결과 고등학교 입학 검정고시에 합격해 청주상업고등학교 야간부에 입학하게 되었는데, 그때 담임을 맡은 선생님께서 3년 동안 계속 담임을 해주셨습니다.
저는 낮에는 도청에서 사환을 하면서 학비를 벌어 어렵게 고등학교를 다녔는데 늘 선생님께서 격려해 주시고 이끌어 주셔서 야간부에서 당당히 1등으로 졸업하게 되었습니다. 대학 진학을 앞둔 저에게 선생님께서는 너의 적성은 선생님을 하면 잘 할 것 같다면서 추천서를 써주셔서 청주교육대학교에 합격해 2년을 수학하고 현직에 나가 무려 41년 동안 후학을 가르쳐 교육 발전에 이바지 하게 해 주셨습니다. 저의 인생을 바꿔주신 선생님께서 타계하신 지도 어언 10여 년이 넘어 선생님에 대한 추억도 가물가물거립니다만 선생님의 따뜻한 사랑만은 영원히 잊지 못할 것입니다.
저도 이제 70대 후반으로 머지않아 선생님 곁으로 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네요. 제가 가면 선생님께서 고등학교 담임처럼 따뜻한 사랑을 베풀어주시겠지요?
선생님 뵐 때까지 안녕히 계세요. 선생님 사랑 다시 한번 감사한 말씀 올립니다.
애 제자 지용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