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사랑하는 엄마께
작성자 백*연 2024-05-02
방멸록 샘플
사랑하는 엄마
30년을 넘게 살면서도 엄마한테 언제 편지를 썼는지 가물가물 하네요. 확실히 기억나는 마지막 기억은 초등학교 1학년 이였습니다. 그 편지를 간직하시고는 언젠가 저한테 보여줬던 적이 있었죠. 그 시절의  정말 순하고 착했던 제가 사춘기를 겪고 전과 달리 틱틱대었는데 그 모습이 여전히 남아있긴 한 것 같아요.
우리 집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졌던 시기에 엄마는 한 번도 저희에게 티를 내지 않으셨어요. 그 시절 저희 가정에 있던 변화들이 나중에서야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자식들이 걱정하지 않게 어른으로서 의연함을 보이는 모습. 그리고 힘든 환경에서도 최대한 자식을 위한 지원을 해주려던 모습. 엄마는 자식을 향한 사랑 내리사랑을 몸소 보여주셨습니다.
그동안은 세월이 흐르는걸 잘 눈치채지 못했는데, 사진첩을 둘러보다 보면 인생 시계가 빠르게 흘러가고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훌쩍 흐른 걸까요. 어린시절의 나와 엄마, 둘이 함께 한 공원 나들이, 전시회관람.. 그 외의 모든 사소한 순간들도 참 소중했구나 느껴요. 시간이 흘러 나중에 과거를 회고할 때는, 지금 이 이 순간이 참 그리울 것 같습니다.
저희 모녀사이 아쉽게도 아직 못 해본 일들이 많지요. 앞으로 하나씩 다 해보려면 건강이 필수이니 제가 옆에서 잘 관리해드리기로 약속 하겠습니다. 엄마, 자신의 인생을 살아가기도 바빴을 젊은 그 나이에 저라는 꽃을 피워주시고 길러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