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자세
현대인의 기대 수명이 83.6세로 증가하고, 가족 구성이 핵가족화되면서
과거와같이 자녀가 부모의 노후를 책임지는 일 역시 자연스럽게 줄어들고
있다. 그러나 그에 비해 장년층의 노후 준비는 아직 이런 시대변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2020년 기준 한국의 노인 빈곤율은 40.4%로,
OECD 국가 평균 14.2%와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이다. 연금 준비는 어떨까. 국민연금 덕분에 50대 이상은 83.4%가 노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수령액과 필요한 생활비 규모를
생각하면 국민연금만으로 온전히 노후 준비를 마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국민연금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중고령자들의 적정 생활비는 부부 평균
277만 원, 개인 기준 평균 177만 원으로 어림잡는다. 이에 비해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은 월 62만 원. 개인으로 따지면 115만 원 이상을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으로 충당해야 하는데, 정부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50대 퇴직연금
가입률은 18.8%, 연금 저축 가입률은 23.2% 수준에 머물러 있다.
연금이란 무엇인가
연금이란 무엇일까. 개인이 퇴직 후나 노후 생활에 필요한 소득을 마련할
목적으로 매달 급여에서 일정액을 떼어 저축한 뒤 일시금이나 분할의
형태로 생활자금을 돌려받는 것이 연금이다.
연금은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연금액이 변하느냐에 따라 고정연금과 변동연금으로 나눈다.
고정연금(fixed annuity)은 계약자와 연금 계약 판매 회사가 특정 이율을
약정하고 나중에 계약 판매사가 약정 이율에 따라 정해진 금액을 지급한다.
반면 변동연금(variable annuity)은 계약 때 계약자가 투자 상품을 고르고,
그 상품을 계약 판매사가 운용한 성과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진다.
둘째, 연금 상품 운용자가 누구냐에 따라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으로 나눈다.
공적연금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연금이다. 국민연금, 군인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사적연금은 개인이나 기업이
운영하는 연금이다. 연금저축, 퇴직연금 등이 판매된다.
이렇게 다양한 연금 상품이 존재하는 만큼 노후 준비에 적합한 상품을
고르려면 그 조건을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확인해야 할 연금 조건
연금은 단순히 저축이나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여느 금융상품과는 성격이
확실히 다르다. 가입자가 일정 기간 일정액을 낸 뒤 퇴직하거나 일정 나이에
이르는 등 미리 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이후 일정 기간 또는 평생 일정
금액을 지급해 주기 때문이다.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금융상품 중에는 만기
때 투자자를 실망하게 하는 것이 적지 않지만, 연금 상품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그렇지 않다. 다만 다 같은 연금이라도 여러 곳에서 저마다 조건이
다른 다양한 상품을 운용하므로 나에게 유리한지 잘 비교해 봐야 한다.
기본적으로는 연 복리로 운영되는지 여부와 이율, 연금소득 원천징수 세율의
수준, 금융소득종합과세 제외 여부 등을 따져야 한다. 그리고 아래와 같은
조건을 따져보면 좋다.
첫째 보수, 사업비, 수수료 등의 부과 여부다. 보통의 보험사에서 판매하는
연금에는 사업비와 수수료, 보수 등이 포함된 금액을 지불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납부하는 금액은 모두 적립되지 않고 일부 사용되기 때문에 실제
적립되는 금액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사용자는 이 금액을
최소로 내는 것이 유리하다.
둘째 관리의 용이성 여부다.
오랜 기간 납부해야 하는 만큼 관리가 번거롭다면 유지가 쉽지 않다.
그래서 급여에서 바로 납부되는 방식의 연금은 잔고 부족에 따른 미납
등의 문제에서 한결 자유로우며, 가입자의 가계부 관리에 있어서도
안정성을 획득할 수 있다.
셋째 대여제도의 활용 가능 여부다.
살다 보면 갑작스럽게 큰돈이 필요한 때가 찾아온다. 그럴 때 잠시 연금의
중도 인출 혹은 대여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면 계약 해지 없이 연금은
유지하면서 목돈 사용도 가능해져 훨씬 안정적인 생활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중도 상환 수수료 면제나 무이자 대여 등의 혜택이 있다면 더욱 좋다.
넷째 다양한 혜택이다.
연금 가입을 통해서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지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은퇴 후
필요한 건강, 생활 등에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지 등이다.
다섯째 유족 및 상병급여금 지급 관련
항목이다. 연금을 납부하다가 내가 갑자기 사망에 이르게 된다면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해지하게 되는 셈인데, 그럴 때 별도의 유족급여금이나
상병 퇴직 시 상병급여금을 지급하는지도 살펴보자.
이렇듯 연금은 지금 당장보다 미래를 보고 결정해야 하는 만큼 신중하게
자신의 상황과 방향에 맞춰 꼼꼼히 조사해 보고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은퇴하고 난 뒤에는 노후 준비를 할 수 없다. 근로와 사업을 통한 안정적인
소득이 있을 때 미래의 나를 위해 소득의 일부를 저축하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