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한상근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글 한상근 한국직업능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IT기술은 산업 전 분야를 변화시키고 있다. 농축산업도 마찬가지다. 전통적인 경작
방식에 인공 지능,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지리 정보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해 생산성을
향상하는 ‘스마트팜’은 스마트(smart)와 농장(farm)의 합성어다.
농축산업용 장비에 부착된 센서가 작물이나 토양, 공기 등에 관한 기초 정보를 수집하고,
인공 지능, 사물인터넷, 지리 정보 기술이 작물과 가축의 생장 상태, 공기와 토양의 조건,
기상변화에 따른 변수 등을 분석한다. 관리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물과 가축의
생육환경을 최적으로 조성할 수 있고, 노동력과 에너지를 종전보다 적게 투입하고도
생산성과 품질을 높일 수 있다.
이러한 스마트팜 기술은 온실, 과수원, 축사에서 주로 활용되고 있다. 스마트 온실은
다양한 환경제어장치를 이용해 외부 환경과 기후에 영향을 받지 않고 토마토, 파프리카,
오이 등의 과채류와 화훼 등의 고소득 작물 재배에 필요한 최적의 생육환경을 찾아낼 수
있다. 또 온실에 최적화된 조명과 공기 순환 시스템은 살충제와 제초제 같은 농약의
사용을 줄이고, 천적을 이용하여 해충을 관리하는 생물학적 방제에 도움이 된다.
스마트 과수원은 원격으로 과목(열매를 수확하기 위한 나무)을 모니터링하고, 자동으로
관수가 필요한 과목과 주기, 양을 조절해 최적의 생장과 병해충 관리를 도모할 수 있다.
스마트 축사도 로봇 착유기와 자동 포유기 등으로 생산성을 높이고 원격 모니터링,
사료와 물 공급 등의 자동 관리가 가능하다. 또 데이터를 기반으로 축사의 악취와 탄소
저감, 방역 등에 필요한 장비를 연계해 관리자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다.
스마트팜 시스템 구축 전반을 담당하는 것이 스마트팜 전문가의 몫이다. 스마트팜에 관한
기술과 장비를 개발하고 설치하는 것이 주된 직무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작물이나 가축을 효율적으로 기를 수 있는 스마트팜 장비를 설계하고 제작한다.
둘째, 인공지능, 로봇 등 정보기술을 이용해 작물과 가축을 키우는 스마트팜을 설치한다.
셋째, 스마트팜으로 농사짓기를 원하는 농민에게 장비 사용법 등을 교육하고 컨설팅한다.
스마트팜을 설계하고 개발하려면 대학에서 정보기술이나, 기계, 농업 분야를 전문적으로
공부하면 유리하다. 구체적인 대학의 학과로는 응용 소프트웨어학과, 시설 농업학과,
농공학과, 기계공학과, 기계설계 공학과, 스마트농산업 학과 등이 있다.
은퇴자 등 일반인들은 평생 교육과정으로 디지털 농업 프로그램이나 스마트팜 교육 과정을
통하여 스마트팜에 입문할 수 있다. 대학의 평생교육원이나 민간 교육기관에서 제공하는
스마트팜 전문가 과정을 공부하여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다.
농사에 필요한 기술과 장비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농업에 관한 기본적인 이해가 있어야
한다. 딸기, 토마토, 사과 등의 작물과 소, 돼지 등 가축의 특성을 이해해야 적합한 기술을
개발하고 분석할 수 있다. 정보기술이나 기계에 관한 지식뿐만 아니라 농업에 대한 지식도
함께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융합적 인재가 적격인 직업이기도 하다.
현재 보급된 스마트팜은 정보기술을 이용해 자동으로 농장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고 원격으로 관리하는 수준이나, 앞으로는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이용하고 지능형 로봇을 활용해 한 단계 발전된 스마트팜 기술이 적극 활용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스마트팜의 효율성은 더욱 높아질 것이고, 우리나라 농축산업의 모습도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스마트팜을 설계하고 설치하는 스마트팜 전문가는 앞으로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