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 서울대학교 의대 겸임교수
서울대학교 의대 출신 현역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이자 통합의학박사, 서울대학교 의과 대학 겸임교수. 신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확한 건강 정보와 각종 질환의 오해와 진실을 소개한다.글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 서울대학교 의대 겸임교수
서울대학교 의대 출신 현역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이자 통합의학박사, 서울대학교 의과 대학 겸임교수. 신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확한 건강 정보와 각종 질환의 오해와 진실을 소개한다.
쉰목소리(애성)가 나온다고 반드시 음성질환이 생긴 것은 아니다. 가령 회식 후 노래방을
들러 갑자기 소리를 지르거나 감기에 걸려도 성대 이상으로 애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는 일주일 정도 지나면 대개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음성질환으로 쉰목소리가 나는
경우엔 2주가 지나도 목소리가 돌아오지 않기 때문에 지속 기간에 따라 음성질환인지,
단순히 목이 쉰 것인지 알 수 있다.
음성질환은 주로 목을 많이 쓰는 직업군에서 흔히 나타나는데 목을 과하게 쓰는 것이
대표적인 원인이다. 하지만 음성질환이라도 성대결절과 성대용종의 원인과 치료법이
다르므로 정확히 구분해야 한다.
음성질환의 근본 원인은 성대 점막에 가해지는 지속적이고 큰 자극이다. 가장 흔한 이유는
음성 오남용이다. ▲목에 힘을 줘 세게 말하는 것 ▲오랜 시간을 쉬지 않고 말하는 것 등의
행동이 성대결절을 유발할 수 있다. 큰소리를 질러야 대화가 가능한 소음 작업장에서
근무하는 경우에도 성대결절이 쉽게 발생한다. 이 외에도 건조한 에어컨 바람 속
오염물질, 담배 연기, 위산 역류도 성대를 자극할 수 있다.
성대결절과 성대용종 모두 음성의 오남용 때문에 생기는 질환이지만 둘은 전혀 다른
병이다. 고음을 내기 위해 목에 과한 힘을 주다 보면 성대에 굳은살이 생기면서 성대
전반부 양쪽에 작은 결절(작은 알갱이)이 생겨 애성이 발생하는데, 이 질환을 성대결절이라고 한다.
여성 환자가 남성에 비해 2배가량 많은 것이 특징으로 탁하고 쉰목소리가
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다른 한편으로, 과격한 발성으로 성대의 작은 혈관이나
조직이 손상되고 물혹이 생겨 애성이 발생하는 질환은 성대용종인데, 남성과 여성 비슷한
비율로 발생한다. 진찰 시에는 성대를 맨눈으로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에 입이나 코를
통해 후두내시경으로 관찰하거나, 성대의 연속적인 움직임을 볼 수 있는 스트로보스코프*
장치를 이용해 성대 점막의 운동을 자세하게 관찰한다.
급성기에는 음성 안정으로 호전이 가능하지만 만성기로 발전되면 전신마취 뒤
후두내시경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
*스트로보스코프: 회전운동 혹은 진동의 주기를 재거나 그 상태를 관찰하는 장치
성대결절, 성대용종 같은 음성질환은 대부분 잘못된 발성법에 기인하므로 발성 교정이
가장 중요하다. 헛기침 같은 비정상적 발성 습관은 성대에 무리를 줄 수 있어 바꿔야
하며, 언어치료사와 상담해 발성 습관의 문제점을 파악한 뒤 전문 교정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교사처럼 직업적인 이유로 목을 많이 쓰는 경우, 다른 요인을
조절함으로써 음성질환 예방이 가능하다. 성대를 건조하게 만드는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지양하고, 손 닿는 곳에 물을 두고 수시로 하루에 2리터 정도 마셔주는 게 좋다.
아이들의 집중을 유도할 때는 육성으로 큰 소리를 내기보다는 마이크를 사용하거나,
교탁을 두드리는 등의 다른 방식을 쓴다. 쉬는 시간에 목이나 어깨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고, 교실을 자주 환기해 맑은 공기를 유지하는 것 또한 성대 건강에 좋은
영향을 미친다.
만약 쉰목소리가 지속된다면 되도록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
하기를 권한다. 쉰목소리는 음성질환의 신호일 수 있지만, 후두염이나 후두암의 전조 증상
일 수 있으므로 중노년층이라면 미미한 음성 변화라도 그냥 지나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