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정라희 l 사진 성민하
글 정라희 l 사진 성민하
대학 시절, 정갑윤 이사장은 ‘정갑윤 선생님’으로 불렸다. 야간학교에서 소외 계층 청소년의 학업을 돕던 청년
정갑윤은 방학 때도 오롯이 시간을 내어 중고등학생들과 동고동락했다. 학생들과 함께한 7년이라는 시간은
이후 그의 삶에 잊을 수 없는 나침반이 되었다. 학생을 가르쳐본 그때의 경험을 통해 교사의 자질과
소명의식에 대한 특별함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는 의정 활동을 하면서도 교육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야학과 평생교육 등 교육계를 지원하는 데 꾸준히 힘써 온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하며 교육계와의 인연은 더욱 깊어졌다. 취임 후 반년을 보내며
정갑윤 이사장은 분초를 다툴 만큼 공제회 현안을 분주히 살피고 있다.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공제회 이사장으로서 소화할 업무와 일정에 집중하며 적응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이제는 공제회 생활이 제법 몸에 익었습니다.”
국회부의장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등 국가의 중책을 맡았던 관록과 경륜은
한국교직원공제회 이사장직을 수행하는 데도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 정갑윤 이사장은 공제회가
오랜 시간 지켜온 ‘대한민국 최고 교직원 복지 기관’이라는 타이틀을 굳건히 지키고,
회원들에게 더 큰 만족과 감동을 전하고자 노력 중이다.
정갑윤 이사장은 취임 직후 공제회 숙원 사업이던 교육기관 전자조달시스템 ‘S2B’ 사업의 법적 근거를
강화하는 법률 개정안이 통과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S2B는 행정안전부가 지정 고시한 정보처리장치로
교육기관 및 지방자치 단체를 포함한 지방계약법을 적용받는 모든 공공기관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계약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한 전자조달시스템이다. 하지만 다른 지정 정보처리장치와 달리 법적 권원이
부재해 운영상 어려움에 직면했다. S2B의 운영은 교육기관에서 필요로 하는 교육 물품의 원활한 수급뿐
아니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사회적 배려 기업의 판로 확대와도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었다. 정갑윤
이사장은 오랜 의정 경험을 바탕으로 관련 법률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열의를 갖고 발 벗고 나섰다.
“이사장 취임 후 업무 보고를 받을 때 공제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숙원 사업이었습니다. 하지만 국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600번대로 접수된 법안이었고, 회기도 끝날 무렵이라 법안 처리가 요원해 보였습니다.
그래도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으로 직원들과 마음을 모아 여야 의원을 설득했습니다. 다행히 진심이
통했는지, 지난 1월 9일 「한국교직원공제회법 개정법률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재석의원 267명 중에
찬성 264명으로 통과됐습니다.”
취임 이후 공제회의 실적도 안정적으로 유지 중이다. 공제회는 2024년 4월 기준 회원 수 약 91만 명, 자산 약 68조
원이라는 실적을 달성했다. 모든 회원이 퇴직, 탈퇴 등의 사유로 급여금 청구 시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을
나타내는 준비금적립률은 112.9%로, 2018년부터 지속해서 100% 이상을 유지해 왔다.
“안정성은 회원 자산관리의 최우선 조건입니다. 공제회는 양호한 위험조정수익률을 지닌 글로벌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자본시장의 상대적 규모, 통화 분산, 다양한 투자전략을 활용해 선진국 중심의 분산투자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높은 변동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선진국 중심의 다변화된 포트폴리오는
공제회가 안정적 성과를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변동성이 큰 주식 비중은 적정하게 유지하고, 채권
대신 대체투자 비중을 확대해 온 전략 역시 주효했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안정적 전략으로 공제회는 ‘10년 연속 흑자’라는 기록적 성과를 이어가고 있다. 이를 위해 공제회는
해마다 내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산운용위원회를 통해 자산을 배분하면서 시장 상황에 맞춰 탄력적으로
포트폴리오 비중을 조정하고 있다.
덕분에 공제회는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는 최근 상황에서도 체계적이고 능동적인 대응을 통해
매년 안정적 수익률을 유지하고 있다.
또 회원들의 안정적 노후 생활에 도움이 되기 위해 올해 3월 1일 자로 장기저축급여 분할급여금 급여율을
4.50%에서 4.90%로 인상했으며, 7월 1일 자로 장기저축급여 퇴직급여율을 4.60%에서 4.90%로 인상했다.
정갑윤 이사장은 공제회가 “글로벌 금리인하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공제회의 급여율은 시장금리보다 높은
수준을 유지해 왔다”며 전국 교직원의 생활 안정과 복지 증진을 위해 설립한 국내 유일의 교직원 복지
기관이라는 공제회의 역할에 대해 강조했다.
지난 5월 공제회는 ‘국가지속가능 ESG 우수기업’ 선정과 함께 ESG 금융 부문 금융위원회 위원장상을 받았다.
환경경영과 책임경영, 윤리경영에 따른 세부 지표를 수립하고 성과를 점검·관리하며 지속가능성 실천을
꾸준히 추진해 온 결과였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이미 글로벌 화두가 된 지 오래입니다. 글로벌 변화에 발맞춰 공제회도 다양한
지속 가능 경영 활동을 통해 교육가족에게 최고의 금융·복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에서는 상생의
책임을 다하는 데 힘쓰고 있습니다.”
정갑윤 이사장의 말대로 공제회는 환경경영 부문에서는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에
동참하며 자산운용은 물론 경영 관련 의사결정 전반에 걸쳐 ESG 요소를 반영했다. 2024년 4월 기준 공제회의
ESG 투자 규모는 총 1조 원을 상회하고 있으며, 다각도로 관련 투자 확대를 도모하고 있다.
“책임경영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시기의 회관 임대료 감면, 장애인 생산품 구매 활성화뿐 아니라 취약계층 청소년
후원 사업, 교육 격차 해소 지원사업, 문해교육 지원사업 등 교육 부문에 특화된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수행했습니다.
윤리 경영 분야에서는 청렴하고 투명한 기업문화 정착을 위해 부패 방지 교육 및 윤리경영 캠페인,
임직원 청렴도 평가 등을 통해 윤리경영 실천 활동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한국교직원공제회는 해마다 심각해지는 교권 침해와 직무 스트레스로 고민하는 교직원을 위해 전문 심리상담
프로그램 ‘The-K 마음쉼’을 운영하며 실질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2024년에는 전년 대비 23% 증가한 16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회원 1인당 무료 상담 횟수를 2년간 5회에서
매년 4회로 확대했다. The-K 마음쉼을 통해 개인 상담을 받은 회원은 2023년 기준 4,868명(2만 1,245건)으로,
개인 상담 만족도는 4.81점(5점 만점)의 높은 점수를 달성했다.
“교직원의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학생들을 올바르게 지도할 수 있습니다. 이는 궁극적으로 학생들뿐 아니라
국민을 위한 길이기도 합니다. 교직원들이 겪고 있는 고통과 상처를 함께 보듬고, 교육 현장에서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교육가족의 건강한 삶을 위한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소외된 야간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던 대학생 정갑윤 선생님은 이제 한국교직원공제회를 이끄는 수장이 되어
회원들 삶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 정갑윤 이사장에게 공제회의 핵심 가치인 ‘신뢰, 혁신, 전문성’은
어떤 의미일까.
“회원의 마음을 움직여 ‘신뢰’를 얻고, 그 바탕에서 끊임없이 ‘혁신’하며 ‘전문성’을 키우겠습니다. 도전과 변화에
앞장서며 다가올 미래를 준비함으로써 교육가족 최고의 금융·복지 파트너라는 위상을 굳건히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