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서울대학교 의대 겸임교수
서울대학교 의대 출신 현역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이자 통합의학박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겸임교수. 신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확한 건강 정보와 각종 질환의 오해와 진실을 소개한다.글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서울대학교 의대 겸임교수
서울대학교 의대 출신 현역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이자 통합의학박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겸임교수. 신문, 유튜브, 방송을 통해 정확한 건강 정보와 각종 질환의 오해와 진실을 소개한다.
쯔쯔가무시병은 털진드기 유충에 의한 급성 열성질환이다. 등산이나 성묘 시 감염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털진드기 유충은 사람이 호흡하는 냄새를 감지해 피부에 붙어 흡혈한다. 유충은 주로 팔, 다리, 목 등 노출된 부위나 피부 중 습한 부위를 무는데, 이 과정에서 유충에 있던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에 감염되는 것이다. 1~3주의 잠복기를 거쳐 오한, 고열, 두통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후 기침, 구토, 근육통, 복통,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물린 부위에 전신 발진과 전형적인 부스럼 딱지가 나타난다.
쯔쯔가무시병으로 진단되면 약물(항생제)과 대증 치료(對症 治療)*가 필요하다. 전염되는 병은 아니므로 격리는 필요 없다. 중증이 아니라면 치료하지 않아도 자연 회복된다. 그러나 적절히 치료받지 않으면 뇌수막염, 장기부전, 패혈증, 호흡부전, 의식 저하 등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있어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또 ‘살인 진드기’로 불리는 피참진드기속 작은소참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도 조심해야 한다. 보통 진드기에 물린 후 잠복기인 4~15일이 지나 고열,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데, 치명률이 약 20%에 이른다. 예방하기 위해서는 풀밭에 앉거나 눕는 행동은 피하고, 야외 활동 후에는 샤워하는 것이 좋다. 벌초할 때는 긴 소매와 긴 바지를 착용해 팔과 다리가 드러나지 않게 하고, 소매와 바지 끝단을 여민 뒤 장갑과 장화를 신는 것이 좋다. 모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도 도움이 된다.
*대증 치료: 병의 증상에 대응한 치료법
신증후군출혈열은 가을철 유행하는 대표적인 발열성 질환 중 하나로 흔히 유행성출혈열로 불린다. 국내에서는 한타바이러스의 하위 부류인 한탄바이러스, 서울바이러스, 수청바이러스, 무주바이러스, 임진바이러스, 제주바이러스 등에 의해 발병한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설치류, 주로 들쥐의 배설물이 건조되면서 발생하는 바이러스가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거나 상처 난 피부, 눈과 코, 입 등에 직접 접촉해 감염되는 경우가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발열과 출혈 소견, 신부전 등이 있다.
주요 발생 시기는 10~12월로 가을걷이하는 농부나 야외 활동이 잦은 군인에게 꾸준히 발생한다. 최근에는 낚시와 캠핑 인구가 늘면서 매년 400~500명의 국내 감염자가 나오고 있다. 평균 2~3주의 잠복기를 거쳐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인다. 일반적인 대증 치료로 처방하는데, 감염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예방접종을 권한다.
다른 예방법은 들쥐의 배설물에 접촉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가을철 유행 지역의 산이나 풀밭에서 하는 야외 활동은 가급적 피하고 △잔디 위에 침구나 옷을 말리지 말아야 하며 △야외 활동 후 귀가 시에는 옷에 붙은 먼지를 털고 목욕하고 △야외 활동 시에는 가능한 한 긴 옷을 입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도움된다.
렙토스피라증은 가축이나 야생동물, 쥐 등을 통해 전파된다. 감염된 동물의 소변에 오염된 강물, 지하수, 흙에 상처나 피부 점막이 접촉되면서 감염된다. 감염 동물의 소변이나 조직에 직접 접촉해 감염되기도 한다. 주로 9~10월에 발생률이 높다.
잠복기는 7~12일로 발열과 두통, 오한, 종아리와 허벅지 등의 심한 근육통, 충혈 등의 증상을 보인다. 피부 점막과 출혈, 간부전, 황달, 신부전, 심근염, 객혈 등에 호흡기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경증 환자는 2~3주면 거의 회복되지만, 5~10% 정도는 중증인 웨일씨병(Weil’s Disease)으로 진행될 수 있으며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치명률은 10% 이상이다.
특히 광과민성을 보이는 결막 충혈이 특징이고, 잠깐 증상이 호전되다가 회복기에는 발열, 두통, 구토, 목 뻣뻣해짐 등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발병 5일 내 치료해야 효과가 있고, 아직 예방 백신은 없다. 예방법은 오염된 개천이나 강물에서 수영을 금하고, 야외에서 작업할 때는 장화 등을 신고, 감염 위험을 낮출 수 있도록 고무장갑이나 앞치마를 착용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