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경희 l 사진 성민하
글 이경희 l 사진 성민하
8월 7일 부산 벡스코 써밋홀, 이른 시간부터 한국교직원공제회 회원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박희정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은 이번 강연의 첫 번째 강사는 한국교직원공제회 제도운영부 김우혁 과장이다.
‘자산관리를 위한 금융상품 선택 시 이것만은 알아두자’를 주제로 연단에 올랐다.
김우혁 과장이 제일 먼저 꺼낸 말은 뜻밖에 ‘불안’이다. “인간이 싫어하는 많은 감정이 있지만 불안한
상태에서 느끼는 나쁜 감정은 두 배에서 많게는 열 배까지 크게 느껴진다”라며 준비되지 않는 노후의
불안함을 이야기한다. 이어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노후에 필요한 자금을 같이 계산해 본 뒤 금융상품
선택 시 고려 사항과 장기저축급여 등 관련 제도에 대해 설명하기 시작했다.
퇴직 전 퇴직 후에 필요한 자금을 항목별로 꼼꼼히 계산해 보고 퇴직 시점에 자신이 보유한 금액을
살펴보면서 미래를 대비해야 한다는 김우혁 과장의 말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참석자 사이에서는
“생각보다 돈이 많이 든다”, “고정 지출 항목이 꽤 많다” 같은 말이 들려온다.
김우혁 과장은 “노후 준비를 위해서는 개인의 상황에 맞게 지출 항목을 먼저 선정하고, 그 금액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한 후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라며 “필요시에 변수가 있으면 변경하면 된다”라고 조언한다.
또 의료비의 경우 보험이 답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 김우혁 과장은 “보험은 들어주는 게 아니라 위험관리의
측면에서 잘 따져보고 가입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해 다수의 회원이 멋쩍게 웃기도 했다.
장기저축급여 강의는 회원들의 집중도가 매우 높은 시간이었다. 교직원공제회의 대표 상품인 장기저축급여는
연복리 4.90%의 높은 이율을 적용하며, 0~3%대의 낮은 이자소득세율을 부과하는 상품이다.
김우혁 과장은 교직원공제회의 재무건전성과 준비금 현황에 대해 설명하며 회원들에게 장기저축급여를
잘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
두 번째 강의는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김동엽 상무가 맡았다. “자산관리는 절약보다 전략이다”라는
인상적인 말로 강의를 시작한 김동엽 상무는 자산관리의 목표는 “무전장수가 되지 않는 것”이라며 가장
장수한 인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프랑스의 잔 루이즈 칼망이 죽을 때까지 자신이 살던 집에서 지내며
월 57만 원(2,500프랑)*의 주택연금을 받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자산관리를 할 때는 평균수명이 몇 살이냐가 아니라 내가 평균보다 오래 살 때도 지금처럼 살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을 던져봐야 된다”라며 “매달 일정하게 현금이 나오는 형태의 자산이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또 최근 바뀐 상속의 개념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제는 자식 세대가 상속받을 재산이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가 아니라, 부모의 노후 준비가 되었는지 안 되었는지를 본다는 것이다. 이어 김동엽 상무는 비소비
지출의 모니터링과 관리 방법, 국민연금과 주택연금의 차이점과 활용 방법, 소득 공백 기간에 대한 계획
수립, 연금저축과 IRP의 연금 수급 시기와 방법, 보험 계약과 권리관계 확인 방법, 채권 가격과 금리의
상관관계, 투자 상품의 차별적 제도와 판단 기준, 요양병원과 요양원의 차이, 유언장 작성법까지 풀어주면서 회원들이 퇴직 후 자산관리를 고민할 때 한 번쯤
들어봤거나 고민해 봤음직한 사안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큰 호응을 얻었다.
* 프랑(FRF): 1999년 유로(EUR)로 대체, 1프랑은 약 0.15유로
긴 강의 사이에 퀴즈 풀이와 커피 쿠폰 선물에 점심 도시락까지 즐긴 회원들, 마지막 강의를 맡은
행복자산관리연구소 김현우 소장을 다시금 박수로 맞는다.
“퇴직과 노년을 앞두고 이런 자리가 만들어졌다는 게 축복”이라고 운을 뗀 김현우 소장은 은퇴 크레바스(연금 공백기)를
잘 준비하면 노후가 두렵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김현우 소장의 강의는 실생활에서
우리가 만나는 경제, 세금 등 궁금하거나 막연했던 사실을 꼼꼼히 짚어주었다. 연말정산의 개념과 절차,
이자나 배당소득, 소득공제 등 흔히 들어왔지만 그 내용은 명확히 알지 못했던 사안을 하나하나 알려주자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로 받아 적거나 스크린에 띄워진 PPT 화면을 휴대폰으로 촬영하는
회원들의 손길이 바쁘다.
회원들이 특히 관심을 보인 부분은 건강보험과 세금 항목이었다. 퇴직 후에는 건강보험 자격이
지역가입자로 전환되어 비용 부담이 증가하는 만큼 건강보험 임의계속가입 제도를 제시해 주고,
오피스텔 임대소득이 있는 경우 또는 해외주식 수익 발생 시 발생하는 세금 등에 관해 꼼꼼한 설명이
이어지자 참가자들의 주의가 더욱 집중되었다.
노후를 책임질 연금보험, 연금저축에 대한 관심도 뜨거웠다. 연금보험의 진실과 연금저축의 단점 등을
설명하자 회원들의 얼굴에 짐짓 놀라는 표정이 엿보였다. 특히 장기저축급여를 연금 형태로 수령할 수
있는 공제회 장기저축급여 분할급여금은 높은 복리를 적용해 주는 만큼 은퇴 크레바스를 극복하는
해결책이라고 언급했다. 이 외에도 주택연금, 해외주식 투자 시 주의할 점에 대해 알려줘 현명한 금융
생활에 대한 초석을 다질 수 있었다.
드디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이어진 강의가 마무리됐다. 학교, 병원 등 평생을 보내온 곳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회원들에게 오늘 강의는 교육가족의 노후 준비를 위한 든든한
돛이 될 것임에 틀림없어 보였다.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사실 이런 경제, 자산관리 강의는 한 번으로 명확하게 인지하기가
어렵잖아요. 자주, 반복적으로 이런 자리가 마련되면 정말 좋을 것 같습니다. 뜻깊은 시간을 마련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환한 표정으로 강의장을 나서는 회원들의 뒷모습에 자신감이 실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