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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촌 여기저기

동서양이 어우러진 세계 유일의 도시,
이스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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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 아흐메드 모스크
터키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매력적인 나라로, 2022년 국호가 '튀르키예(Türkiye)'로 변경되었다. 이름이 아직 낯설 수 있지만, 이제는 튀르키예 여행을 시작할 때다. 이스탄불은 '동서양이 만나는 도시'라는 수식어로 유명하다. 말 그대로 아시아와 유럽이 공존하는 지구상 유일한 도시, 이스탄불을 소개한다.

글·사진 조은영 여행작가, 『당신이 모르는 그곳』 발행인

오랜 역사가 살아 숨쉬는 이스탄불

튀르키예의 수도는 앙카라지만 많은 이가 이스탄불로 오해하곤 한다. 과거에는 이스탄불이 수도였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시절에는 비잔티움이라는 도시로 번성했고, 이후 동로마제국의 수도 콘스탄티노플로 천년 넘게 번성했다. 1453년부터는 오스만제국의 수도가 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1923년 튀르키예 공화국 건국 후에는 앙카라를 새 수도로 삼았다. 이러한 오랜 역사적 배경은 이스탄불에 유서 깊은 사적을 남겼다.
이스탄불에서 여행자가 머무르기 좋은 지역으로는 보스포루스 해협 인근을 추천한다. 이스탄불의 대표적인 랜드마크로, 유럽과 아시아를 가르는 상징적인 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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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포루스 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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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포루스 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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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동의 역사가 그대로, 아야소피아

예나 지금이나 이스탄불의 필수 방문지 리스트에서 우선순위를 차지하는 곳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아야소피아(AyaSofia), 톱카피 궁전,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이하 블루 모스크), 그랜드 바자르 등은 가보지 않아도 익숙한 이름일 테다. 아야소피아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6세기 동로마제국에 닿는다. 당시 그리스정교회 예배당으로 지어졌으며, 이후 15세기 오스만제국의 콘스탄티노플 함락과 함께 도시 이름이 이스탄불로 바뀌었고, 아야소피아도 자연스럽게 이슬람 사원으로 쓰였다. 기독교와 이슬람 문화의 다양한 유산이 공존하는 이 거대한 공간은 역사적 의미와 아름다움을 함께 담고 있다.

오스만제국의 유산을 둘러보다

블루 모스크는 오스만제국이 남긴,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모스크다. 원래 명칭은 술탄 아흐메드 모스크다. 블루 모스크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는 내부 벽면을 덮고 있는 푸른빛의 도자기 타일 때문이다. 최고급 수제 타일이 만들어내는 신성한 분위기는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을 받아 압도적 풍경을 선사한다. 또 비교해 보면 재미있는 오스만제국 시대의 두 궁전이 있다. 톱카피 궁전과 돌마바흐체 궁전이다.
톱카피 궁전은 오스만제국 술탄들이 가장 오랫동안 황궁으로 사용했으며 4개의 정원, 제국의 황금기를 고스란히 간직한 무기, 직물, 보석 등의 전시물까지 볼거리가 많다. 보스포루스 해협과 마르마라해, 금각만(Golden Horn)이 합류하는 지점이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세워져 있어 풍경도 환상적이다. 규모는 크지만 소박한 느낌이 드는 톱카피 궁전에 비해 화려함의 정점을 찍는 곳이 돌마바흐체 궁전이다. 오스만제국 후기 31대 술탄이 베르사유 궁전보다 화려하게 짓겠다고 작정하고 건설한 궁으로 그 호화로움은 상상을 초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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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카피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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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마바흐체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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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카피 궁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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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마바흐체 궁전

지갑을 열지 않고는 못 배기는, 그랜드 바자르

이스탄불 신시가지의 중심지는 탁심(Taksim) 광장이다. 광장을 중심으로 화려한 숍이 들어서 있어 ‘튀르키예의 샹젤리제’라 불리기도 한다. 광장 남쪽으로 이어져 있는 이스티클랄 거리(İstiklâl Caddesi)에는 숍뿐 아니라 최신 레스토랑, 호텔 등이 이어진다.
거리를 걷다 보면 어디에서든지 케밥의 향기가 풍긴다. 튀르키예의 전통 케밥과 고소한 빵 시미트 도넛, 팬케이크 괴즐레메 등은 꼭 맛보아야 할 별미다. 정신을 혼미하게 만드는 상인과의 한판 대결 후 맛보는 터키 아이스크림과 이상하게 끌리는 터키시 딜라이트(젤리 형태 간식)도 빼먹으면 섭섭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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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바자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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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바자르

놓칠 수 없는 고고학 박물관과 순수 박물관

이스탄불에서 지나치기 쉬운 보물 같은 장소가 있다. 튀르키예의 방대한 시대별 유물이 전시된 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이다. 유물의 해외 유출을 막고 방치된 유물을 보호하기 위해 1891년에 설립되었다.
박물관은 크게 세 개의 주제로 나뉜다. 먼저 본 건물인 고고학 박물관은 그리스, 로마, 비잔틴 시대의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유명한 유물 중 하나는 ‘알렉산드로스석관’이다. 기원전 4세기에 제작된 석관에는 당시 전쟁의 장면이 화려하게 묘사되어 있어 방문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또한 트로이, 에페소스, 페르가몬 등 고대 도시에서 발굴된 다양한 유물들이 전시되어 고대의 문화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두 번째 건물인 고대 동양 박물관은 이집트를 포함한 중동 지역의 유물들을 볼 수 있다. 메소포타미아, 바빌론, 페르시아 문명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들은 고대 동양의 문화를 깊이 있게 조명한다. 특히 함무라비 법전은 이곳에서 꼭 봐야 할 유물 중 하나다. 세 번째 공간은 이슬람 미술 박물관, 일명 타일 박물관이다. 이곳에서는 세밀하게 장식된 타일과 도자기 등 오스만제국의 예술적 유산을 감상할 수 있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는 이스탄불을 ‘인류문명의 살아있는 박물관’이라 불렀는데, 유럽과 아시아의 다양한 문화가 켜켜이 쌓여 있는 튀르키예는 그 다양성을 포용하기 위해 많은 지역에 고고학 박물관을 세웠다. 주요 박물관 중 하나인 이스탄불의 고고학 박물관은 튀르키예의 역사적·문화적 유산을 지키고 보존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리스, 로마, 비잔틴제국을 비롯해 튀르키예의 역사적 순간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만큼 적극 추천한다.
튀르키예가 낳은 위대한 작가 오르한 파묵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소설 『순수 박물관』을 그대로 재현한 ‘순수 박물관’에 주목해도 좋다. 작가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박물관으로, 소설 각 장의 번호가 쓰인 박스에는 소설 속 내용을 반영한 물건이 들어 있다. 하나하나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것이다.
11월은 이스탄불 여행의 적기다. 서울과 위도가 비슷하지만, 지리적 입지 덕분에 여름은 덜 덥고, 겨울은 덜 춥다. 맑고 신선한 공기 속에서 쾌적하게 여행할 수 있는 11월의 어느 날, 튀르키예 이스탄불을 만나보면 어떨까.케이 로고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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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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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고고학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