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며 ‘현금지갑’의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 스스로 충동구매를 줄이고 재정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짠테크’가 유행어가 될 만큼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새로운 흐름이 된 요즘이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절약 방법과 재정 관리 전략은 무엇일까.
글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경제학박사, 『인생을 바꾸는 100세 달력』 저자
최근 고물가 시대에 접어들며 ‘현금지갑’의 선호가 높아지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 스스로 충동구매를 줄이고 재정 관리를 강화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짠테크’가 유행어가 될 만큼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이 새로운 흐름이 된 요즘이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절약 방법과 재정 관리 전략은 무엇일까.
글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경제학박사, 『인생을 바꾸는 100세 달력』 저자
미국의 젊은 층 사이에 현금지갑(Cash Stuffing)이 유행하고 있다.
신용카드 대신 현금지갑을 선호하는 이유는 씀씀이를 줄여 빚을 갚거나 미래를 위해 더 많은 저축과 투자를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행동경제학자들은 신용카드보다 현금으로 결제할 때 ‘지불의 고통(pain of paying)’이
더 크다고 말한다. 이런 심리 때문에 지출을 줄이고 싶을때는 현금 결제 방식을 권고한다.
재정 상태가 양호하다면 미래를 위한 저축을 고민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퇴직을 하거나 병으로 일할 수 없는 생애 주기를 대비해 생활비와 의료비 준비를 하게 마련이다.
미래를 위해 오늘의 소비를 점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100세 인생 동안 행복한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는 튼튼한
가계 재정을 구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스마트한 소비’가 전제되어야 한다.
돈을 버는 것과 모으는 것은 별개다.
아무리 많은 돈을 벌어도 버는 것 이상으로
소비한다면 돈을 모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돈을 잘 버는 것만큼이나 모으는
능력도 중요하다.
튼튼한 가계 재정을 구축하기 위한 실천 방안으로 다음
세 가지를 제안한다.
첫째, 저축을 먼저 하고 남은 돈으로 소비하는 태도를 지녀야 한다.
쓰고 남은 돈으로 저축한다는 생각은 처음부터 버려야 한다.
먼저 저축하고 남은 돈으로 소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마트한 소비를 하게 된다.
저축 계획을 세울 때, 한 달에 얼마를 저축하기보다는 총수입 가운데 몇 퍼센트를 저축한다는 방식이 더 좋다.
총수입의 10% 또는 20% 같이 저축률을 정해 두어야만 급여 상승 등으로 수입이 늘어날 때 저축 금액도 같이 커지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으면 수입 증가분이 소비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둘째, 가계 예산을 짜야 한다.
이때 자신에게 맞는 예산 편성 규칙을 마련하면 좋다.
총수입 가운데 주요 항목의
지출 비중을 설정한다. ‘필요한 것(Needs)-원하는 것(Wants)-저축 및 부채 상환’ 등이 주요 지출 항목에 속한다.
주거 비용 같은 생활비는 ‘필요한 것’에 대한 지출이고,
해외여행이나 명품 구매 등은 ‘원하는 것’에 대한 비용이다.
원하는 것에 대한 지출이 필요한 것에 대한 지출을 초과한다면 스마트한 소비로 볼 수 없다.
소비 지출을 과감하게 조정해서라도 원하는 것에 대한 지출을 줄여야 한다.
원하는 것을 구매할 때는 소비에 따른 만족감과 함께
기회비용을 따져봐야 한다. 소비 대신 저축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편익을 생각해 보는 것이다.
기회비용이 더 크다면 지출을 포기해야 한다.
그렇다면 부채가 있는 경우 부채를 먼저 갚아야 할까, 아니면 저축을 병행하는 게 좋을까? 부채가 있더라도 금액과 상관없이 저축은 따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빚을 갚을 때도 자신에게 맞는 상환 방식을 찾아야 한다.
부채 규모가 작은 것부터 큰 순서대로 갚을 것인지, 아니면 대출 이자율이 높은 것부터 갚는 것이 좋은지를 따져봐야 한다. 부채 상환 방식은 부채를 바라보는 당사자의
가치관, 나이, 세금, 신용 상태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어떤 방식이 더 좋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부채에는 두 얼굴이 있다. 부동산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빌릴 경우에는 좋은 부채로 볼 수 있는 반면, 고급 승용차를 사거나 유흥 활동에 쓰기 위해 카드 대출을 받는다면 나쁜 부채라고 말할 수 있다.
이 경우에는 나쁜 빚부터 먼저 상환하는 것이 상책이다.
셋째, 지출 통장을 단일화하는 것이 좋다. 결제 통장이
분산되어 있으면 지출을 통제하기 쉽지 않다. 외식, 물품
구매, 보험료, 구독 서비스 등을 하나의 결제 통장에서
빠져나가게 한 뒤 모든 지출 항목을 점검해야 한다.
이때 비용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지출 항목 줄이기, 지불수단 변경하기, 각종 수수료 줄이기 등을 고려할 수 있다.
우선 지출 항목 줄이기는 원하는 것에 대한 지출 빈도를 줄이거나 구매를 연기함으로써 소비 지출을 줄이는 것이다.
지불 수단을 변경하는 방법으로 신용카드 대신 현금으로
결제하는 소비 습관을 들이는 것이 효과적이다.
신용카드 회사가 제공하는 포인트나 할인 혜택을 받기 위해 과소비를 해서는 안 된다.
할부 구매의 유혹을 뿌리치고, 되도록 현금 결제를 하거나 현금 카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수수료 절약에도 신경써야 한다. 사용하지 않는 구독 서비스가 있을 수 있으며, 의식하지 못한 상태에서 돈이 빠져나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요즘엔 배달 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음식점의 이중 가격 적용 여부를 잘 살펴야 한다.
배달 앱을 통해 음식을 주문하면 배달비가 무료인 경우가 있지만, 실제로는 이중 가격 때문에 매장 가격보다 더 비싼 비용을 지불하는 경우가 있다.
배달비 무료라는 마케팅에 넘어가지 말고 매장을 방문해 구매하는
습관을 가져보자. 이 같은 작은 습관이 우리 일상뿐 아니라 노후를 편안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