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이경희 | 사진 성민하
글 이경희 | 사진 성민하
하늘은 흐리지만 날씨는 쾌적하다. 덥지도 춥지도 않은 완벽한 계절. 나란히 서 있는 두 대의 커피트럭 앞에는 아직 행사가 시작하기 전인데도 이미 많은 의료진으로 북적이고 있다.
기념 촬영을 하며 어떤 음료를 마실지 고민하는 모습이 마치 점심 도시락을 앞에 둔 학생들의 표정과 닮아 있다. 이 분주한 풍경을 가장 흐뭇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바로 사연을
보낸 임상시험지원팀 이채원 대리이다.
“저희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임상시험지원팀은 임상시험
진행에 있어 필요한 모든 요소를 갖추고 있으며, 식약처와
IRB(임상연구윤리위원회) 규정 그리고 병원의 가이드를 철저하게 준수하며 운영되고 있습니다. 제가 맡은 사업은 약사법 및 첨단재생의료법에 따라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환자 치료에 기여하고 병원의 이익에도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일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연을 보낸 이유는 병원 내
임상시험지원팀의 존재를 알리고 더 많은 의료진이 찾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에서였습니다. 우리 임상시험지원팀이 더욱 알려지길 바랍니다.”
밝은 미소의 이채원 대리는 “항상 배려해 주시고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장윤미 팀장님과 팀원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오전 11시 30분, 약속된 시간이 되자 의료진이 순식간에 커피트럭 앞에 길게 줄을 서기 시작했다. 삼삼오오 모여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보니, 기다리는 시간조차 즐거운
순간으로 느끼는 듯 했다.
“커피트럭은 연예인들만 받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병원 앞마당에 이쁜 트럭이 두 대나 서 있는 모습을 보니 정말 신나고 설레요.”
“식후에는 역시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죠!”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하는 의료진의 모습은 마치 고등학생들을 떠올리게 했다.
커피트럭 맞은편, 실내 한쪽에 마련된 교직원공제회의 이동상담소에도 많은 사람이 몰려들었다. 신규 가입 선물과 증좌
선물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물론 장기저축급여에 대한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상담 의자가 부족할 정도였다.
재미있는 점은 상담소를 기웃거리는 의료진 중 장기저축급여의 장점에 대해 열변을 토하는 선배 의료진이 꽤 많았다는 것이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한 푼이라도 더 많이 들어라!”라며 목청을 돋우는 기존 회원들의 모습에 공제회 직원들은 웃음이 터져 나왔다.
오늘 커피트럭에는 유독 상자나 이동 수레를 밀고 온 의료진이 많았다. 바빠서 시간을 낼 수 없는 동료들을 대신해 음료를 대리 주문하러 온 사람들이었다. 그중에는 외과병동 강은자 파트장도 포함되어 있었다. 후배와 함께 음료 주문서는
물론 담아갈 박스까지 챙겨 내려온 것이다.
“오늘 커피트럭이 온다는 소식에 다들 기뻐했어요. 교직원공제회에서 병원 식구들을 위해 이런 이벤트를 마련해 주니
정말 감동이에요. 간호사들이 굉장히 바쁘고 힘든 상황인데,
이런 배려가 큰 위로와 격려가 되는 것 같습니다. 임상시험지원팀에도 감사드려요.”
바쁜 후배들을 위해 이 정도의 배달 서비스는 얼마든지 할
수 있다며 환하게 웃는 강은자 파트장의 미소 속에는 동료들에 대한 깊은 애정이 가득하다.
줄을 서 있는 의료진 중에는 커다란 선물상자를 든 사람도
꽤 보인다. 오늘 사람이 많이 찾아온 이동상담소에서 상담을
마치고 장기저축급여에 가입한 이들이다. 큰 선물을 안고 공짜 커피까지 마실 수 있으니, 어찌 신나지 않을까.
“그동안 교직원공제회의 장기저축급여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다른 선생님들도 모두 가입하고 계시고, 금리도 높고 안정성도 보장된다고 하니 고민 끝에 가입했습니다. 마침 공제회에서 병원까지 직접 찾아와 주셔서 편하게 가입할 수 있었고, 이렇게 큰 선물과 커피까지 받아갈 수 있어 정말 좋네요.”
오늘을 기점으로 더 알뜰하게 돈을 모을 수 있을 것 같다는
류마티스내과 차보영 간호사는 기대감을 표현했다. 준비한
커피 1,000잔이 빠르게 줄어들면서 의료진의 발걸음도 바빠진다. 음료를 받아 들고 서둘러 자기 자리로 돌아가 환자들을 맞이하고 돌보려는 것이다.
1974년에 설립되어 올해 개원 50주년을 맞은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 긴 역사 속에서 남다른 의료 서비스로 서울은
물론 전국에서 몰려드는 환자를 치료하는 이곳의 저력이
어디서 비롯되는지, 그 답은 오늘 만난 의료진의 표정에 잘
드러나 있었다. 지난 50년간 대한민국 의료 역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겨온 순천향대학교 서울병원의 미래를 더욱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