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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이후 삶의 즐거움

생생지락(生生之樂)

예술가와 주민이 함께하는
지역 문화예술의 구심점


감성갱도2020 한숙자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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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북구 예술 창작소 ‘감성갱도2020’의 한숙자 관장은 예술가들 그리고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2015년 43년간의 교직 생활을 마무리한 그는 사회적기업인 울산행복한학교 이사장으로 6년간 일하며 방과후학교 콘텐츠의 질적 향상을 통해 지역 사교육비와 교원 업무 경감, 일자리 창출에도 힘써 왔다. 2023년부터는 ‘감성갱도2020’의 관장으로 소외된 지역문화를 꽃피우기 위한 열정을 불태우고 있는 한숙자 관장을 만났다.

글 채진서 l 사진 성민하

주민들과 함께 공유하고 향유하는 예술

울산광역시 북구청이 운영하는 ‘감성갱도2020’은 지역 주민과 예술가를 위한 복합문화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2020년 개관한 이곳은 주민들에게는 문화예술 체험과 참여의 기회를, 예술가들에게는 창작과 전시를 위한 공간을 제공하며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한숙자 관장은 2015년 퇴직 후 6년간 울산행복한학교 이사장으로 활동하다가 2023년부터 감성갱도2020의 운영을 맡았다. 그는 감성갱도2020의 목표를 “지역 주민과 예술가 그리고 관련 기관이 문화예술을 통해 서로 소통하고 삶의 활력을 더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감성갱도2020은 나, 너, 우리가 함께하는 성장형 문화예술 체험 공간으로 레지던시, 전시, 공연, 문화예술 교육 등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청년 작가를 발굴하고 지역 주민의 예술적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지역공동체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감성갱도2020은 예술인들을 위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국에서 모인 예술가들이 9개월간 머물며 창작 활동을 펼치고, 지역 주민을 위한 아카데미를 진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물을 전시하거나 공연하며 주민들과 함께 문화를 공유하고 향유해 나간다.
“입체, 설치, 디자인 등 시각 분야나 문학 분야 예술가들이 입주해 울산 북구를 거닐고 주민들과 만나 영감을 얻어 창작활동을 하게 됩니다. 울산의 풍경을 새로운 시각으로 그려내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내죠. 입주 작가들과 주민들이 참여하는 아카데미 등을 진행하기도 하는데, 서로 소통하며 가까운 곳에서 쉽게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또 예술 체험을 통해 주민들은 예술이 먼 영역에 있는 낯선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 속에 스며 있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특히 감성갱도2020은 지역 주민들의 요구를 파악하고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과 설문조사를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예술 창작 아카데미, 가족과 함께하는 아카데미처럼 일상에서 쉽게 예술을 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많아 “우리 동네가 더 생기 넘치는 공간이 된 것 같다”며 주민들의 반응도 뜨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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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행정, 예술을 아우르는 삶

한숙자 관장은 울산에서 초등학교 교사로 시작해 교감, 교장, 장학사, 교육국장, 교육연구정보원장, 교육장을 거치면서 교육과 행정을 폭넓게 경험했다. 교육 현장에 있을 때는 소외되는 아이가 없도록 노력하고, 특히 어려운 가정환경의 아이들에게 깊은 관심과 애정을 쏟았다. “예술의 본질은 인간에 대한 공감에 있다”고 강조한 그는 “교사 시절에는 학생들이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며 행정 업무도 공감을 바탕으로 예술적 감각을 살려 운영하겠다는 각오로 “반드시 해야겠다고 생각한 일이 있으면 설득과 소통을 통해 이끌어냈다”고 덧붙였다. 한숙자 관장은 교육, 행정, 예술이 모두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다고 말한다.
퇴직 후 그는 울산행복한학교 이사장으로서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울산행복한학교는 공교육 내실화, 사교육비 경감,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울산광역시교육청, 울산광역시, SK가 함께 설립한 비영리 재단법인이다.
“사회적기업으로서 교육정책과 복지정책의 연계를 통한 우수 강사 인력풀을 제공하고, 효율적인 프로그램을 지원해 양질의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했어요. 방과후학교의 질을 높여 학생, 학부모, 교직원 등 교육공동체 모두의 만족도를 높이며 공교육과 사교육의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하고자 했습니다.”
새로운 일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 정신이 충만한 한숙자 관장은 퇴직 후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며 삶을 더 활기차게 만들어왔다.
“저는 일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하고 있어요. 그동안 공교육과 사교육 그리고 행정과 예술까지 아우르는 경력을 쌓아왔습니다. 이러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지역사회에서 예술로 시민들의 행복을 키우는 일을 할 수 있어 정말 뿌듯합니다.”

생생지락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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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일을 정말 좋아합니다. 그래서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하고 있어요. 그동안 공교육과 사교육 그리고 행정과 예술까지 아우르는 경력을 쌓아왔습니다. 이러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지역사회에서 예술로 시민들의 행복을 키우는 일을 할 수 있어 정말 뿌듯합니다.”
하심(下心),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마음

한숙자 관장은 문인화 작가이기도 하다. 전시회를 열어 20여 년간 학생, 교직원 등에게 무료로 문인화를 지도하며 전통예술을 널리 보급했다. 퇴직 후에 일하지 않았다면 문인화를 그리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을 거라며 웃는다.
“달라진 환경 혹은 달라질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생존 능력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찾아 준비하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고 누리는 것이야말로 퇴직 후의 기쁨이라 할 수 있겠죠. 퇴직 준비도 학생들 진로 지도와 똑같아요. 성인이 되어서도 각자 자신의 개성과 적성을 찾아나가야 해요. 좋아하는 일, 잘할 수 있는 일을 찾는 것은 평생 계속되어야 합니다.”
그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하고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데 한국교직원공제회의 장기저축급여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교사가 되면서 교직원공제회 장기저축급여를 한 구좌로 시작했어요. 1974년이었는데, 600원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초임 시절에는 적은 구좌를 불입했는데 하다 보니 저축하는 재미가 생겨서 조금씩 구좌를 늘려나갔고, 결국 퇴직할 때 목돈을 만들 수가 있었죠. 퇴직 후 하고 싶은 일이나 배우고 싶은 게 있을 때 그리고 여행을 가고 싶을 때 순수하게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목돈이 있다는 게 정말 큰 힘이 되었고, 덕분에 위축되지 않았어요. 지금도 노후 생활을 하는 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하고 있죠. 저는 가족들 보험도 모두 공제회를 통해 가입했고 혜택을 많이 누렸습니다.”
‘하심(下心),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이는 마음’으로 교육자의 길을 걸어온 한숙자 관장은 문화예술 공간을 운영하면서도 그 마음을 지켜가고 있다. 또한 주민들을 위해 문을 활짝 열고 예술을 함께 공유하며 기쁨을 나누고 있다. 매일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눈을 뜨고 예술가들, 지역 주민들과 만나 소통하다 보니 끊임없이 에너지가 샘솟는다는 그는 앞으로도 계속 지역 문화예술의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 열정을 불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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