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면적의 80% 이상이 산림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덕유산과 적상산 등 고산의 정기가 서려 있다. 겨울철 설경을 즐기기에 그만인 덕유산과 독일가문비나무숲, 와인 시음과 족욕을 즐기며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머루와인동굴까지 겨울의 멋이 무궁무진한 무주로 떠나본다.
글·사진 백은하 여행 칼럼니스트
글·사진 백은하 여행 칼럼니스트
겨울이 되면 덕유산은 마치 한 폭의 설경화처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해발 1,614m로
남한에서 네 번째로 높은 이 산은 이름 그대로 ‘덕이 많고 너그러운 산’이다. 특히 중봉에서 펼쳐지는
덕유 평전 풍경은 이 산의 깊은 품격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덕유산은 사계절 내내 찾는 이가 많지만, 겨울철
설경과 눈꽃이 함께하는 산행은 가장 큰 매력으로 꼽힌다. 곤도라를 타고 정상 인근까지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어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덕유산의 설경을 감상할 수 있다. 곤도라를 이용하면 설천봉까지 약 15분
만에 오르며, 설천봉에서 향적봉 정상까지는 약 20분 거리다. 이 짧은 여정 덕분에 산악인뿐 아니라
가족 단위 관광객도 부담 없이 방문할 수 있다.
설천봉에 도착하면 눈 덮인 평원이 펼쳐지며, 상고대를 입은 주목과 설천봉 상제루가 겨울 산의
아름다움을 더한다.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구간은 눈 덮인 나뭇가지 터널을 지나며 겨울의 매력을
발한다. 정상에서 기념사진을 남기거나 대피소에서 따뜻한 컵라면으로 몸을 녹이는 것도 좋다.
시간이 된다면 중봉까지의 여정을 추천한다. 평탄한 능선 길을 따라 걷는 동안 눈꽃 터널과 넓은
평원이 펼쳐진다.
겨울 덕유산의 또 다른 매력은 매년 1월 1일에 열리는 새해맞이 해돋이 이벤트다. 새벽 6시부터
곤도라를 특별 운행해 일출을 보기 위한 인파가 몰린다. 해돋이 이벤트는 사전 예약이 필수로,
티켓 확보를 위해 빠른 예매를 권장한다.
겨울 덕유산은 기후에 따라 변수가 많다. 강풍으로 곤도라 운행이 중단되거나 폭설로 산행이 제한될
수 있다. 방문 전에 덕유산 공식 홈페이지에서 날씨 정보와 실시간 설천봉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덕유산에 있는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도 겨울철 사랑받는 여행지다. 휴양림 내부에는 숲속의 집,
산림문화휴양관, 야영장, 산책로, 어린이 놀이터, 물놀이장 등 가족과 단체 여행객이 머물기 좋은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특히, 이곳의 대표적인 명소인 독일가문비나무숲은 1931년에 시험적으로 조림되어 9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한다. 오랜 기간 조성한 만큼 200여 그루의 독일가문비나무가 웅장한 자태를 뽐낸다.
독일가문비나무숲은 2019년에 국유림 명품 숲으로 지정되었는데, 생태 가치뿐 아니라 학술 가치도 높아
방문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숲에는 보행약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무장애 덱이 설치되어 있으며,
덱을 따라 오르다 보면 전망대에 도착해 웅장한 숲과 하늘 높이 솟은 나무들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 가장 큰 나무는 높이 약 34m, 둘레 약 267cm에 이를 만큼 거대하며, 숲 자체가 자연의 경이와
힐링을 선사한다. 햇살이 밝은 오전 시간에 방문하면 숲의 아름다움을 온전히 감상할 수 있다.
휴양림 숙박시설은 4인부터 12인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가을에는 텐트를 이용할 수 있는 야영장도 인기다.
국립덕유산자연휴양림은 계절과 날씨에 따라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는 곳으로, 사전 예약이 필수다. 숙박이나
야영장을 예약한 경우 차량으로 숙박지까지 진입할 수 있으나 일반 방문객은 매표소 주차장에서 도보로
이동해야 한다. 독일가문비나무숲과 휴양림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자연과 하나가 되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이곳에서 방문객들은 사계절 언제 방문해도 몸과 마음을 재충전할 수 있다.
차가운 겨울바람에 언 몸을 녹이기 위해 무주 적상산 해발 450m 지점에 있는 머루와인동굴로 향한다. 이곳은
원래 양수발전소 건설 당시 굴착 작업용 터널로 쓰였으나 2007년 무주군이 산머루 농가의 소득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임대해 리모델링한 뒤 현재 무주의 특산품인 머루와인을 숙성·저장·판매하는 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동굴은 ‘와인하우스’와 ‘머루와인 비밀의 문’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와인하우스에는 특산물 판매장과 카페가,
비밀의 문에는 와인 저장소와 시음장이 자리한다. 무주는 전국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국내 최대 머루 산지로,
머루는 항암 효과와 심혈관계 질환 예방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루와인동굴 내부는 평균온도 14~16°C로 여름과 겨울 온도 차이가 거의 없어 와인 저장소로 적합하다.
이곳에서는 덕유, 샤또무주, 산들벗 등 무주의 5개 와이너리에서 생산한 다양한 와인을 시음하고 구매할 수
있다. 동굴 내부는 549m 길이 중 약 270m를 탐방할 수 있으며 빛터널, 무주 풍경 사진전, 옛 사진전, 트릭 아트
등 볼거리와 함께 청정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동굴 끝에는 와인 카페와 시음장이 있다. 카페에서는 치즈를 곁들여 와인을 즐길 수 있다. 시음을 마친 후에는
와인 족욕장에서 따뜻한 와인에 발을 담가 피로를 푸는 체험도 추천한다.
또 동굴을 둘러본 후에 1년 뒤 배달되는 엽서를 우체통에 넣고, 소원패에 소원을 적어 걸며 아름다운 겨울
추억을 남겨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