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한줄기 기쁨 > 지구촌 여기저기  

지구촌 여기저기

뉴질랜드 남섬의 유혹,
퀸스타운
지구촌 여기저기01
퀸스타운
뉴질랜드는 북섬, 남섬 그리고 600여 개의 작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다. 남섬에 집중해 여행하는 사람이라면, 퀸스타운을 출발점으로 삼는 것이 좋다. 그림처럼 펼쳐진 대자연 앞에서 인간의 존재적 겸손함을 깨닫고 완벽한 휴식을 누리기에 이상적인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을 위해 퀸스타운을 중심으로 뉴질랜드 남섬의 주요 여행지를 소개해 보려고 한다.

글 조은영 여행작가, 『당신이 모르는 그곳』 발행인 | 사진 뉴질랜드관광청, 조은영

호반 도시 퀸스타운을 만날 시간

뉴질랜드 최남단의 사우스랜드 지역과 경계를 맞대고 있는 오타고 지역에는 만년설과 호수가 어우러져 호반(湖畔) 도시라 불리는 퀸스타운(Queenstown)이 있다. 유려한 설산들이 마치 봉우리 위에 하얀 모자를 쓴 듯 도시를 둘러싸고, 거대한 와카티푸 호수(Lake Wakatipu)가 그 배경을 이룬다. 천혜의 자연경관 덕분에 퀸스타운은 남섬의 대표 휴양지로 자리 잡았으며, 겨울에는 스키와 스노보드를 즐기려는 이들이, 여름에는 호수와 산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려는 이들이 찾아와 평소보다 몇 배가 넘는 인파로 도시가 북적인다.
퀸스타운을 둘러싼 산 중에서 리마커블산(Mount Remarkable)이 특히 돋보인다. ‘나니아 연대기’, ‘호빗’ 등 여러 유명 영화 덕분에 이 지역의 아름다움은 전 세계적으로 알려졌다. 창밖으로 보이는 리마커블산의 웅장함이 눈에 익으면 액티비티를 찾아 움직일 시간이다.

지구촌여기저기map

지구촌여기저기map

와카티푸 호수를 즐기는 방법

1862년, 두 명의 양털깎이가 숏오버강(Shotover River)에서 금을 발견하면서 퀸스타운의 역사는 시작되었다. 이곳의 시그너처는 빙하호인 와카티푸 호수다. 19세기 말, 와카티푸 호수는 금을 실어 나르는 증기선과 크고 작은 보트들의 주요 거점이 되었으며, 지금도 호수 위를 떠다니는 빈티지 증기선은 관광객들의 향수를 자극한다. 시시각각 변하는 호수의 물빛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현지인들은 바람, 구름, 햇빛, 계절에 따라 매일 호수의 색이 에메랄드, 코발트블루, 스카이블루, 밀키블루, 잿빛 등으로 달라진다고 한다.
마오리족 전설에 따르면, 호수에 사는 괴물 ‘마타우’가 숨을 쉴 때마다 호수는 바다처럼 파도를 일으키며 일렁인다.
와카티푸 호수를 즐기는 방법은 여러 가지지만, 그중 보트 투어와 번지점프가 특히 유명하다. 카와라우 다리(Kawarau Bridge)는 번지점프의 명소로, 그곳에는 모험가 AJ 해킷(AJ Hackett)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는 남태평양의 섬을 여행하던 중 원주민들의 의식인 번지점프를 목격하고, 1988년 고향 퀸스타운으로 돌아와 이곳 점프대를 만들었다. 이 첫 번째 점프대는 아드레날린이 넘쳐나는 짜릿한 액티비티로 번지점프의 시작을 알렸다. 현재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점프대가 되었지만, 여전히 용감한 도전자를 응원하는 이들이 모여드는 명소임에 틀림없다.

지구촌여기저기02

숏오버강 번지점프

지구촌여기저기02

숏오버강 번지점프

대자연의 품속에서, 밀포드 사운드

퀸스타운에서 북서쪽에 위치한 밀포드 사운드(Milford Sound)는 빙하의 흔적이 남아 있는 암벽, 웅장한 산맥, 깊은 만, 거대한 폭포, 물개, 펭귄, 돌고래 등 자연의 경이로움을 만날 수 있는 남섬 최대의 관광지 중 하나다. 이곳은 ‘밀포드 트랙’으로도 유명한데, 이 트레킹 코스는 원래 마오리족이 광물을 채집하고 운반하던 길이다. 그 길을 다듬어 트레킹 코스를 만들었고, 매년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대자연의 웅장함을 온몸으로 체험하려는 트레커가 몰려든다.
청정한 호수와 하늘을 찌를 듯 솟은 봉우리, 장엄하게 펼쳐지는 깊은 협곡과 계곡 풍경은 그 자체로 압도적이다. 뉴질랜드 최장 폭포인 서덜랜드 폭포(Sutherland Falls)와 매케이 폭포(Mackay Falls), 매키넌 패스(McKinnon Pass) 등이 이 트레킹 코스의 하이라이트를 이룬다.
퀸스타운에서 밀포드 사운드는 직선 거리로는 불과 5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실제로는 약 300km를 돌아가야 한다. 이는 자연보호를 위해 터널을 최소로 뚫은 결과다. 이곳의 유일한 터널인 호머터널(Homer Tunnel)은 약 19년 동안 단단한 암반을 뚫어 만들었다. 밀포드 사운드로 가는 길은 그 자체로 큰 즐거움을 선사한다. 특히 일일 투어용 버스는 유리 천장이 있어 관광객들이 아름다운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지구촌여기저기03

밀포드 사운드

지구촌여기저기03

밀포드 사운드

깁스턴 밸리에서 만나는 와이너리

퀸스타운에서 약 25km 거리에 위치한 깁스턴 밸리(Gibston Valley)에서 생산되는 와인은 풍부하고 감칠맛 나는 풍미로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퀸스타운과 깁스턴 밸리 와이너리를 왕복하는 셔틀버스가 매일 운행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곳이다. 이 와이너리는 레스토랑과 테이스팅 룸을 비롯해 관광객을 맞을 준비가 잘되어 있다.
와이너리에서는 뉴질랜드 최대 규모의 와인 저장 동굴을 둘러볼 수 있으며, 자전거를 대여해 포도밭과 그 주변을 여유롭게 탐방할 수도 있다.
뉴질랜드 하면 화이트 와인 품종인 소비뇽 블랑을 떠올리기 쉽지만, 깁스턴 밸리에서는 레드와인 품종인 피노 누아의 맛에 반하게 된다.

지구촌여기저기04

깁스턴 밸리

지구촌여기저기04

깁스턴 밸리

도시 전체가 19세기 박물관, 애로우타운

퀸스타운에서 북쪽으로 20km 떨어져 있는 작은 마을, 애로우타운(Arrowtown)은 19세기의 정취가 가득하다. 애로우강(Arrow River) 근처에서 사금과 금광이 발견되며 골드러시가 일어났던 시절, 부촌이 형성되어 도시 전체가 19세기풍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중심부인 버킹엄 스트리트를 산책하며 카페, 레스토랑, 작은 박물관 등을 구경하다 보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강을 따라 트레킹을 하고 발길이 닿는 카페에서 맛있는 커피를 즐기며 여유를 만끽할 수 있다.
그 외에도 남섬에는 뉴질랜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 예술의 도시 넬슨 (Nelson) 등 추천할 만한 도시들이 많다. 그런데도 퀸스타운에 더 오래 머물 것을 권하는 이유는 “매일 다른 경험을 하나씩만 해도 다섯 달은 머물러야 다 해본다”는 관광청 직원의 자부심이 담긴 말에 공감했기 때문이다. 아웃도어 액티비티의 고향이자 대자연 속에서 에너지를 얻고 싶은 이라면 퀸스타운 여행을 추천한다.케이 로고 이미지

지구촌여기저기05

애로우타운

지구촌여기저기05

애로우타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