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물이 필요할까? 놀랍게도 평균 1만 7,000리터의 물이 사용된다. 그러나 유행이 바뀌거나 체형에 맞지 않으면 이렇게 만들어진 데님은 쉽게 버려지곤 한다. 버려진 청바지를 활용한 반려동물 용품과 환경교육 키트를 제작하는 더이로운의 이상미 대표가 걸어온 길을 따라가 본다.
글 장정현 l 사진 성민하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물이 필요할까? 놀랍게도 평균 1만 7,000리터의 물이 사용된다. 그러나 유행이 바뀌거나 체형에 맞지 않으면 이렇게 만들어진 데님은 쉽게 버려지곤 한다. 버려진 청바지를 활용한 반려동물 용품과 환경교육 키트를 제작하는 더이로운의 이상미 대표가 걸어온 길을 따라가 본다.
글 장정현 l 사진 성민하
이상미 대표의 이력은 조금 독특하다. 음대를 졸업한 이후 유치원 교사로 15년간 아이들을 가르쳤다.
손으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 너무 즐거웠던 그는 50세를 넘어서며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으면 얼마나 좋을까? 더 늦기 전에 도전해야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그는 교직을 그만두고 재봉틀을 잡았다. 이후 소잉 디자이너 자격증을 취득하고, 정부 지원 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사업을 처음 시작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창업 초기 스마트스토어 운영과 유통 채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사업자가 되면 그냥 물건만 만들면 되는 줄 알았어요. 하지만 온라인 마케팅, 고객 관리, 홍보까지 모두 혼자 해야
하더라고요.”
그의 부모님으로부터 “왜 안정적인 직장을 두고 사업을 하려 하느냐”는 걱정 어린 말도 들었지만, 이상미 대표는
자신의 선택을 믿었다.
반려동물 ‘리옹’을 키우고 있는 이상미 대표는 우연히 청바지를 리폼하며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했다. 수십 벌의
청바지를 보관하던 그는 “왜 반려동물 용품에는 업사이클링 제품이 없을까?” 고민하게 됐다.
“청바지는 소재가 튼튼하다는 매력이 있어요. 그런데 체형이 변하거나 유행이 지나면 쉽게 버려지잖아요. 이걸
활용하면 의미 있는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는 청바지를 활용해 반려동물 제품을 제작하는 사업으로 정부 지원을 받았고, 이후 가방과 장난감으로 제품의
종류를 다양화했다. 특히 반려동물들이 주인의 체취가 남아 있는 옷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보호자가 입던
옷으로 장난감을 만들 수 있는 DIY 키트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스마트스토어와 핸드아트코리아 등의 전시회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고, 환경교육을 위한 도구로도 활용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여러 기업과 협업해 폐청바지를 대량으로 기증받아 활용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제품을 폐기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는 이 폐기물을 다시 활용할 방법을 고민했고,
기업들도 ESG 경영 차원에서 협력하게 되었죠.”
이상미 대표는 단순히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드는 것 이상으로 환경문제의 심각성을 알리는 데에도
주력했다.
“우리는 매일 무의식적으로 많은 자원을 낭비하고 있어요. 특히 패스트패션으로 옷의 소비 주기가 점점
짧아져, 옷이 쉽게 버려지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
이상미 대표의 지적처럼 우리는 매년 엄청난 양의 옷을 소비하고 버린다. 그중 일부는 재활용되지만,
대부분은 소각되거나 매립돼 환경을 오염시킨다. 패션업계의 지속가능한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이상미 대표는 이러한 문제를 알리기 위해 교육에도 집중하고 있다.
“청바지 하나를 만드는 데 1만 7,000리터의 물이 들어가요.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할 때 ‘이 옷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를 고민하는 습관이 필요해요. 단순히 유행을 따라가기보다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사고, 버리기보다는 재활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의 철학은 ‘작은 실천이 큰 변화를 만든다’는 것이다. 모두가 환경운동가가 될 필요는 없지만 우리가
가진 자원을 다시 활용하는 작은 습관을 들이면 환경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업사이클링 제품이 싸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버려야 할 과제 중 하나다. 많은 소비자는 ‘버려진 재료로
만든 제품이니 저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업사이클링 제품은 예상보다 가격대가 높이
형성되어 있다.
“청바지를 활용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들려면 단순히 원단을 재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해체하고,
세탁하고, 재봉하는 과정이 필요해요. 이 모든 과정이 수작업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오히려 시간이 더
많이 걸리고 비용도 더 듭니다.”
이상미 대표는 업사이클링 제품의 가치는 ‘환경보호와 지속 가능성’에 있지만, 이를 소비자에게 윤리적
선택으로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한다.
“아무리 환경에 좋은 제품이라도 디자인이 별로거나 실용성이 떨어지면 소비자들이 외면해요. 먼저
소비자가 사고 싶은 제품을 만들어야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그는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실용성과 디자인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소비자들이 ‘이건 환경을 위해 사야 해’라고 생각하기 전에 ‘너무 예쁘다, 사고 싶다’는 마음이 들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해요.”
이를 위해 소비자 피드백을 적극 반영하며, 꾸준한 시장조사를 통해 트렌디한 요소를 가미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꾸준히 개발하고 있다.
환경문제가 점점 중요해지면서 개정 교육과정을 통해 학교에서 환경교육이 의무화됐다. 이상미 대표는
이를 기회 삼아 아이들에게 업사이클링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교육도 진행한다. 단순히 환경보호의
개념을 배우는 것을 넘어, 실제로 손을 움직여 무언가를 만들어보는 체험을 통해 지속가능한 소비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이 목표다.
“아이들은 바느질할 기회가 거의 없어요. 그런데 막상 해보면 너무 재미있어 하고 잘 집중해요. 자신이
직접 만든 제품을 사용하면서 환경보호의 의미도 배울 수 있죠.”
그의 키트는 반려동물 용품을 넘어 마우스 손목 받침대, 쿠션, 텀블러 파우치 등으로 확장되며 다양한
연령층에 주목받고 있다. 특히 환경문제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는 가운데, 교육 현장에서 그의 키트는
‘배움과 실천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초등학교뿐 아니라 중·고등학교, 복지관, 기업 교육에서도 활용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이상미 대표는 기업들과 협력해 폐리넨과 자투리 원단 등을 활용하는 방식으로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또 기업 행사와 박람회에서 환경교육을 진행하고, ESG 활동의 일환으로 업사이클링을 접목할 수 있도록
기업을 돕고 있다.
“단순히 제품을 만드는 것을 넘어 지속가능한 소비와 자원 활용의 의미를 널리 알리고 싶어요.”
이상미 대표는 교육이야말로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방법이라고 믿는다. 그는 “한 번의
체험이 평생의 습관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어릴 때부터 환경을 생각하는 사고방식을 길러야 한다”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그는 학교뿐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업사이클링 교육을 확대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환경보호는 특정한 장소에서만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모든 공간에서 실천해야 해요.
가정에서도, 학교에서도, 직장에서도 지속가능한 소비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더쉼패브릭’으로 시작해 최근 ‘더이로운’으로 사명을 변경하며 더 나은 세상을 위한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다고 말하는 이상미 대표. 버려질 뻔한 청바지가 누군가의 소중한 반려동물 장난감이
되고, 환경교육의 재료가 되는 과정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작은 실천이 어떻게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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