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기술 혁신의 상징인 실리콘 밸리. 애플, 구글, 페이스북, 테슬라 등 하이테크 혁신 기업들의 본거지이자 하이테크 경제로 떠오르는 부유한 동네. 왼쪽에는 세계 명문 사립대학인 스탠퍼드가 있고, 오른쪽에는 세계 명문 공립대학인 버클리 대학이 있는 곳,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주의 샌프란시스코만 남부 지역이 실리콘 밸리다.
실리콘 밸리의 중앙에 위치한 도시, 구글 본사가 있는 도시마운틴 뷰(Mountain View)에 ‘칸 랩 스쿨’이 있다. 미국의 온라인 교육가이자 칸 아카데미로 잘 알려진 ‘살만 칸(SalmanKhan)*’이 교육의 혁신을 표방하면서 설립한 학교다. 미국의 전형적인 사립학교로서 5~18세 학생들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K-12(유치원에서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의 교육기간을 말함) 학교’로, 학생 수가 140여 명인 소규모 학교다. 그렇다면 왜 살만 칸은 칸 랩 스쿨을 세우고자 했을까?
칸은 오프라인 학교 설립을 통해 이른바 ‘표준화’ 교육의 문제를 극복하고자 했다. 칸은 ‘망가진 교육 모델(The Broken Model)’이라 명명한 기존 학교의 비교육적 관행을 혁신하기 원했다. 비교육적 관행이란, 교사가 주로 말하고 학생은 듣기만 하는 수업, 수업에서 학생은 교과서 진도를 벗어난 공부를 해서는 안 된다는 규칙, 종이 울리면 이전 수업은 중단하고 다음 수업을 해야만 하는 상황, 총체성을 지니는 인간의 활동과 경험을 교과·과목이라는 이름으로 쪼개는 인위성, 해류처럼 자연스럽게 흘러가야 할 개념들을 학습단원이라는 장벽 안에 가둬놓은 것 등이라고 할 수 있다.
기초가 부실한 건물에 위층을 계속 올리면 무너질 수밖에 없듯이, 기본을 다 익히지 못한 상태에서 진도를 맞춘다는 이유로 다음 단계의 학습으로 나아가면 부실이 커져 이후에는 제대로 학습할 수 없게 된다. 각 학생이 해당 단계의 내용을 완전하게 학습한 후 다음 단계로 나아가도록 해야 한다. 이런 ‘완전학습 기반(Mastery-Based)’ 교육을 위해서는 각 학생의 학습 속도에 맞춘 ‘학생 중심(Student-Centered)’ 교육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칸 랩 스쿨은 완전학습을 무엇보다 중시한다. 이 학교가 강조하는 학생 중심 교육은 완전학습을 위한 방편이다. 영어, 수학, 과학 등 핵심 교과에서는 학생이 자신의 속도에 따른 학습을 한다. 이를 위해서 단계별 학습 프로그램이 심어져 있는 스마트 패드를 활용한다. 학교에서 학생은 스스로 설정한 자신의 학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기 속도에 맞춰 공부하는 시간, 즉 목표 시간(Goal Time)을 가장 많이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