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에는 공항이 수도 비엔티엔 한 곳밖에 없어서 항공편을 이용하려면 비엔티엔으로 입국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저가 항공편이 자주 운행한다. 한 달 살기를 계획한다면 몇 달 전에 티켓을 예약하자. 왕복 20만 원 정도로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수화물의 양이다. 수화물이 없다면 최저 5만 원(편도)짜리 항공권도 있다. 필자는 라오스에서 세 번째 한 달 살이를 했는데, 횟수를 거듭할수록 수화물량이 줄어든다. 여행을 하면 할수록 요령이 생겨 가방이 가벼워지기 때문이다. 한편, 라오스는 메콩강을 따라 태국, 베트남, 미얀마, 중국과 인접해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육로로 입국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주변의 다른 나라에서 장기간 여행하는 사람도 쉽게 라오스로 들어올 수 있다.
라오스의 기본적인 인사는 ‘사바이디’로 ‘안녕, 평안’이라는 뜻이다. ‘사바이디’ 만큼 많이 쓰는 말이 ‘버펫냥’이다. ‘괜찮다’라는 뜻인데 이 말은 두루두루 많이 쓰인다, 자신의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라오스 사람들은 슬플 때나 기쁠 때나 화났을 때도 그저 ‘버펫냥’이라 하고, 뭔가 부족하거나 지나쳤어도 콧소리 섞은 ‘버펫냥’ 한마디면 끝이다.
라오스 한 달 살기를 계획했다면 루앙프라방에서 가장 오래 머물기를 권한다. 루앙프라방은 비엔티엔에서 국내선 항공으로 한 시간 만에 갈 수도 있고, 방비엥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타고 가도 된다. 수도인 비엔티엔보다 음식과 숙소도 더 좋은 곳이 많다.
유럽인들이 한 달 살기로 루앙프라방을 선호하는 이유다. 로터리를 중심으로 주변에 프랑스풍의 예쁜 숙소가 많고, 가격은 1박에 15~25불 선으로 저렴한 편이며, 대부분 조식을 제공한다. 하루에 한 곳씩 옮겨가며 숙박하는 재미도 있다.
교통수단이 발달하지 않은 라오스에서는 바이크를 타고 여행하는 것이 가장 편리하다. 바이크나 자전거를 일주일씩 렌트해서 움직이는 것을 추천한다. 가까운 곳은 자전거로, 멀리 갈 때는 툭툭이(오토바이 뒤에 승객이 탈 수 있는 좌석 칸을 연결해 개조한 이동수단)로 충분하다. 툭툭이 이용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서 가끔씩 이용하기에 큰 부담이 없다.
라오스 화폐 단위는 낍(k)이다. 가장 많이 쓰는 돈이 10,000낍인데 우리나라 화폐로 치면 1,400원이다. 이 돈으로 1.5리터짜리 물 두 병을 살 수 있다. 가장 고액권이 100,000낍(14,000원 정도)이다. 현지 식당에서는 될 수 있으면 고액권을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쌀국수 한 그릇(10,000낍) 먹고 100,000낍을 사용했다가는 거스름돈을 구하러 온 동네를 돌아다니게 만들고, 바꿔올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라오스에서는 쌀국수와 찹쌀밥, 바게트, 메콩강에서 잡은 민물고기를 대표 음식으로 꼽을 수 있다. 또한, 가장 유명한 것은 ‘라오맥주’인데, 누구나 얼음 넣은 ‘라오 맥주’를 즐기고 물보다 더 자주 마신다. 바다가 없는 라오스는 해산물을 모두 수입하므로 신선도가 떨어져 비싼 편이고, 닭고기와 돼지고기 역시 비싸 조금씩 먹는다. 하지만 라오스 물가는 전반적으로 주변 다른 나라들보다 저렴한 편이고, 신선한 채소와 과일은 풍부해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공항에서 비엔티엔의 중심지인 여행자 거리까지는 10분 정도 걸리는 가까운 곳에 있다. 라오스 전역에 메콩강이 흐르고 있기 때문에 메콩강으로 시작해서 메콩강으로 끝난다. 다운타운 역시 메콩강변에 있다. 태양이 힘을 잃을 오후 3시부터 비엔티엔 시민들은 물론 여행자들도 슬슬 움직이기 시작해 여행자 거리를 중심으로 밤마다 야시장이 열리고, 메콩강변에는 곳곳에서 에어로빅 강습이 열린다.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의 강사를 선택해서 같이 운동하다 보면 어느새 라오스의 매력에 동화된다. 비엔티엔에서 가장 복잡한 곳은 ‘딸랏싸오’새벽시장이다.
주로 야채와 과일 생선 등 먹을거리를 도소매하므로 식당 상인들이 새벽에 싱싱하고 신선한 식재료를 구입하러 나온다. 수제 햄과 메콩강에서 잡은 큰 생선도 판매한다. 특이한 식재료들도 눈에 띄는데 다양한 개구리 종류와 물소껍질도 볼 수 있다. 오전 8시가 되면 마무리하라는 의미의 종이 새벽시장에 울려 퍼진다.
방비엥에는 비교적 싼 비용으로 즐길 거리가 많다. 특히 방비엥에는 세 군데 ‘블루라군(푸른 연못을 말하는데, 물빛이 에메랄드빛인 데다 주변에 고목이 있어서 숲속의 옹달샘 같은 곳)’이 있는데 라오스 하면 블루라군이 떠오를 정도로 유명하다. 도심에서 30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있어서 버기카(4륜 구동차)를 이용하기도 하고 여행사에 신청해서 투어로 가기도 한다. 블루라군 위를 짚라인을 타고 가로지르기도 하고, 나뭇가지 위에 만들어 놓은 다이빙대에서 다이빙을 즐길 수도 있다. 또한, 튜브를 타고 동굴을 탐험하는 ‘동굴 튜빙’과 쏭강을 따라 카약을 타고 내려오는 ‘카약킹’ 체험도 추천한다.
루앙프라방은 도시 자체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곳이다. 변화의 속도나 일상의 패턴이 느리다 보니 사람들의 발걸음도 느리다. 낮에는 카페나 식당에서 어깨에 힘을 풀고 앉아있다가 해질녘 가까운 ‘푸시산’을 오르거나 야시장을 슬슬 걷는다.
야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은 대부분 소수민족인데, 주로 수공예품을 판매한다. 또한, 비엔티엔에서 접한 변화의 물결과 방비엥에서 한껏 들떠 있던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게 해주는 곳이 바로 루앙프라방이다. 루앙프라방은 ‘탁밧(수행하는 스님들이 걸식하며 생계를 잇는 과정)’으로 새벽 문을 여는 것이 새로운 문화가 되었다. 새벽 5시 30분부터 왕궁박물관 근처에서부터 주황색 장삼을 입은 스님들이 어깨에 발우를 메고 줄지어 맨발로 걸어 나온다. 그러면 찰밥을 조금씩 주걱이나 손으로 떼어 발우에 담아 공양하면 된다.
공양받은 밥은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가난한 아이들에게 다시 나눔으로 이어진다. 이밖에 신비한 물빛이 매력적인 꽝시폭포와 루앙프라방에서 가장 오래되고 아름다운 사원인 왓 씨앙통 사원을 구경하는 것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