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자’라는 필명으로 활동 중인 작가가 쓴 「숨」이라는 에세이에는 모두 34개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사랑, 이별 이야기부터 버스 운전기사, 폐지 줍는 할머니, 우표를 사는 할아버지 이야기 등 소소한 우리네 이야기입니다. 그중 젊은 버스 운전기사 아저씨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아저씨는 매일 편의점에 들러 천원을 놓고 갑니다. 버스가 돌아올 때쯤 편의점 가게 주인은 컵라면을 준비해서 주고, 가끔은 커피도 타 줍니다. 아저씨는 편의점 주인에게 때론 자신의 아기 사진도 보여주고, 좀 더 나은 버스회사에 가서 일하고 싶다는 투정도 해봅니다. 그러한 일상이 그들에겐 소소한 즐거움이고, 기다림입니다. 그러다가 편의점이 문을 닫는데, 마지막 날에도 편의점 주인은 그에게 담배와 라면을 건넵니다. 마치 아무 일도 없는 것처럼, 그렇게 그들은 이별합니다.
에세이에는 너무 평범해서 더 이상 특별할 것도 없는 일상의 기억들, 잊고 지냈던 추억들, 무심코 흘려보냈던 시간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평범한 일상을 꾸밈없이 담백하게 이야기함으로써 독자는 에세이 속 소박한 삶에 공감하기도 하고, 어린 시절을 추억하기도 합니다. ‘숨’이라는 상징성은 우리가 매 순간 마주하고 있지만, 그 소중함을 모르는 일상에 대한 경각심을 되새기게 합니다.
매일 경험하는 일상은 어떤 모습이기에 우리에게 그토록 소중한 걸까요. 대부분의 사람은 휴대폰 알람 소리를 듣고 아침을 시작합니다. 일어나자마자 출근 준비를 하고, 만원 지하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고 회사에 도착합니다. 숨 돌릴 틈도 없이 회의가 시작되고, 회의가 끝나면 업무 메일을 열어본 뒤 보고서를 작성하다 보면 점심시간이 됩니다. 무얼 먹을까 고민할 새도 없이 휩쓸려 나가 밥을 먹고 커피 한잔을 손에 든 채 사무실에 들어옵니다. 오후에도 비슷한 일을 하고 퇴근합니다. 똑같은 길을 따라 집에 들어와 밥을 먹고, TV를 보다가 잠이 듭니다. 그리고 다시 아침, 다람쥐 쳇바퀴 도는 듯하다고 표현하는 일상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이게 왜 소중한 것일까요.
바로 내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하는 다양한 신호 때문입니다. 매일 같은 일상 속에서도 조금씩 다른 모습들이 나타납니다. 일상이 가져다주는 소리, 느낌, 대화, 즐거움, 고단함, 외로움을 느끼며 하루가 갑니다. 나의 오감을 통하여 무수한 감정의 기억들이 내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우리 일상에 조금씩 변화가 생깁니다. 그리고 습관처럼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던 기억 속에 갑자기 그런 일상의 기억이 들어오지 않으면 당황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서로에게 거리를 두며 조금 홀가분하기도 합니다. 자유로움도 느끼고, 편안함도 있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 가장 먼저 느껴지는 건 외로움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역설적으로 타인의 온기 없이 인간이 얼마나 살기 힘든 사회적 동물인지 새삼 깨닫게 한 것입니다.
이처럼 내가 가진 것들, 나와 같이 있는 사람들, 자신이 누리고 있는 것들을 당연하게 여기는 ‘일상성의 함정’에서 벗어나면 그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그 자체가 마음의 자산이 됩니다. 관계의 균열은 사소한 일에서부터 오고, 영혼 없는 대답에서부터 오는 것처럼, 조그마하고 소소하게 보이는 무미건조한 일상을 가치 있게 만드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코로나19 전쟁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습니다. 시민 열 중 넷이 무기력과 위축감, 경계심을 호소했다는 한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이제 코로나19 이전 일상으로 돌아가기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오는데요, 무엇보다 현재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그래도 불안함을 떨쳐버리기 어렵다면 ‘The–K 마음쉼’을 찾아주세요. 대면상담이 망설여진다면 전화 상담을 적극적으로 이용해보는 것도 좋겠지요. 모두가 건강하게 코로나19 사태를 잘 극복해 나가며 순간순간 더 반짝일 수 있기를 ‘The–K 마음쉼’이 항상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