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기억하기
나도, 칼럼니스트

흔들리는 청춘을 위한
응원가, 힘내라 청춘!

「나도, 칼럼니스트」는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통찰과 감성을 칼럼으로 공유함으로써 교육가족의 삶에 깊이 공감하고, 교육가족과 더 끈끈하게 소통하고자 마련된 코너입니다.
  • 글. 박경아(서연초등학교 교사)

2020년, 전 세계는 생각지도 못한 큰 위기를 맞았다. 그 위기는 바로 ‘코로나19’다. 자영업자는 무너지고, 주가는 폭락했으며, 학교는 온라인 수업에 접어들었다. 매우 급격하게 변해버린 일상에 심적으로 지치고 때때로 절망적인 기분에 사로잡힌 것도 사실이다. 그만큼 개개인에게 심리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친 상황이 바로 지금의 ‘코로나19’가 아닐까.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한쪽은 일상이 무너져 내리고 있는 반면, 다른 한쪽은 오히려 여유로운 이상한 상황을 발견했다. 바로 양극화 현상이었다.
빈부격차는 이미 수년 전부터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이슈이며, 나 또한 우리나라의 빈부격차가 크다는 것을 자주 실감했다. 코로나19는 모두에게 같은 크기의 충격을 주었을 텐데, 그로 인한 결과는 뜻밖에도 양극화가 심화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그 결과로 젊은이들이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사회가 발전하고 경제의 몸집이 커지는데 왜 젊은이들은 점점 더 힘들어지는가? 누구의 잘못이고, 무엇이 잘못된 걸까?
이렇게 양극화가 더 도드라지는 코로나19 시대에 교사로서, 또 부모로서 나는 어떻게 처신해야 하고, 어떻게 아이들을 가르쳐야 할지에 대한 고민도 더욱 늘었다. 사회 환경에 불만을 품은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에게 내가 어떤 긍정 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늘 마음 한쪽을 짓눌렀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내가 해줄 것이 별로 없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돌이켜보면 나도 살면서 힘든 시절을 많이 지나왔다. 그럴 때마다 나를 지탱해 준 것은 명예나 부유함은 아니었다. 나를 사랑해줬던 사람들의 응원과 믿음, 그들의 기대를 저버릴 수 없다는 일말의 책임감이 나를 지탱한 버팀목이 되었다. 물론, 스스로 이겨내고, 잘 견뎌내야 한다는 잡초 같은 근성도 위기의 순간 나를 성장하게 한 원인이었을 것이다.
누구나 그렇듯이, 나의 20대 시절에도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고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참 많았다. 부모님과 살갑게 대화하는 성격이 아니었던 나는 주로 친구나 선배들과 이야기하면서 인생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미래의 길을 찾으려 노력했다. 때론 가까이에 본받을 만한 롤 모델이 있었다면 인생이 달라졌을까 하는 아쉬움이 일기도 했었다. 하지만 결국 내 삶을 결정한 것은 나 자신의 고민과 선택이었고, 나는 다행히 고민하고 선택할 수 있는 환경에 있었다.
어느덧 내 자녀도 성인이 되었고, 독립을 꿈꾸고 있다. 그에게도 나와 같은 고민의 순간이 찾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들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나날이 치솟는 집값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는 수준으로 높아졌고, 코로나19 여파로 얼어붙은 취업 시장에서 취업은 바늘구멍 뚫기만큼이나 어렵다. 게다가 ‘N포 세대’라는 말이 유행하는 그들의 현실은 온통 잿빛인데, TV 드라마 속 주인공들은 대부분 멋지고 능력이 출중하게 비치면서 젊은이들의 좌절감을 배가시키기도 한다. 결국 2030세대 중 일부는 현실 도피를 목적으로 비트코인이나 주식 같은 일회적이고 위험성이 높은 투자에 빚을 내면서까지 몰두한다고 한다. ‘인생 한 방’을 향해 불나방처럼 질주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뉴스 기사 등으로 접할 때면 어쩔 수 없이 씁쓸한 기분이 든다.
과연 2030세대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공정? 희망? 아마 둘 다일 것이다.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의 좌절에 대해 책임감을 크게 느끼고, 학생들과 자녀들에게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 그들이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 수 있도록,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서서 그들의 소리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취업이 잘 안돼서 좌절할 때,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 힘든지 경청하고 고민을 함께 한다면, 당장 해결책을 제시할 수는 없을지라도 적어도 그들이 외롭거나 소외된다는 느낌을 받지는 않을 것이다. 때론 같이 있어 주는 것이 더 큰 위로가 되기 마련이다.
이것이 어른으로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면서도 아주 중요한 일이지 싶다.
어차피 인생은 각자가 자신의 힘으로 살아내야 한다. 내가 자녀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도 없고, 자녀가 나 대신 아파해 줄 수도 없다. 인생에는 함께할 사람도 필요하지만, 홀로 걸어가야 하는 길도 있고, 각자 자기 몫의 삶의 무게를 버텨내야 할 때도 있다. 하지만, 현실이 막막하고 혼자의 힘으로 감당하기 힘든 어려움으로 가득할 때 우리는 어른으로서 그들과 함께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녀와 적당한 거리를 두되 늘 관심을 갖고, 그들이 필요로 할 때 언제든 손을 내밀어 줄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세월이 흘러 우리가 세상에 없을지라도 자녀들이 우리의 지지를 기억하며 험한 세파를 헤쳐나갈 수 있도록 더욱 세심히 살피고, 힘을 실어줄 수 있어야 한다.
어딘가에서 삶에 치여 흔들리고 있는 청춘들에게 지금 충분히 잘하고 있으니 너무 위축될 필요가 없다고 어깨를 두드려주고 싶다. 인생은 이렇게 흔들리며 살아가는 거라고. 우리에게 내일은 다시 오고,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휘청이며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청춘들을 힘껏 응원한다.

※ 박경아 교사는 학생들이 미래에 대한 꿈을 갖고 성장하길 바라며, 학생들의 흔들림 없는 일상을 응원하면서 오늘도 열정적인 하루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회원 여러분의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세상과 소통하고 성장하는 교육가족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나도, 칼럼니스트」는 회원 여러분의 소중한 이야기를 기다립니다. 업무 현장을 비롯해 일상의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교육가족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을 만한 주제는 무엇이든 환영입니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교육가족이라면 누구나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참가하신 분들의 작품을 선정해 매거진에 실어드리겠습니다.

  • 원고 분량 : 원고지 12매(A4 1매 반)
  • 보내실 곳 : The–K 매거진 편집실 (thekmagazine@ktcu.or.kr)
  • 마감일 : 매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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