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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023 Vol.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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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곱하기

DIY 리사이클링

종이로 만드는 지속 가능한 소비

소셜벤처 ‘그레이프랩’

재활용품으로 사무용품 만들기
우리는 매일 새로운 물건을 사지만 그 물건은 대부분 평생 사용할 수 없다. 그렇다면 언젠가는 낡고 고장 나버리는 것이 수순. 그렇게 버려진 물건은 하나둘씩 쌓여 산더미 같은 쓰레기 산을 만든다. ‘그레이프랩’은 소비를 줄이기 어렵다면 환경에 도움이 되는 물건을 소비하자는 취지로 제품을 개발하는 동시에 소외계층을 위해 일자리도 제공하는 소셜벤처이다. 보통의 회사라면 쉽지 않은 길을 걷고 있는 그레이프랩의 김민양 대표를 만나 진정 지속 가능한 사회란 무엇인지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나의 소비를 더욱 건강하게 만들어 줄 재활용 종이로 사무용품 만드는 법도 함께 소개한다.

편집실 / 허나리 패션 스타일리스트 사진 성민하

그레이프랩 1층에 위치한 친환경 카페 어피스오브

결코 썩지 않는 플라스틱을 없애려면

우리가 평소 사용하는 물건 대부분은 석유로 만든 플라스틱이다. 쓰고 난 그 물건들은 녹여서 다른 물질로 재활용할 수 있다고 믿으며 열심히 분리배출에 힘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플라스틱이라고 다 같지 않다. 물성에 따라 잘 휘는 것, 투명한 것, 색을 입힌 것, 열에 잘 버티는 것등 눈에 보이는 특성 하나하나가 다 다른 플라스틱임을 나타내는 증거와도 같다. 그중에는 더 좋은 기능을 위해 플라스틱 두세 가지를 섞어 만든 것도 있다. 이런 혼합 플라스틱은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더없이 좋은 물건일지 모르지만 재활용하기는 어렵다. 결국 우리가 사용하는 제품 중에는 이런 혼합 플라스틱 재질이 생각보다 많아 실제 재활용률은 14% 정도에 그치고 만다. 심지어 이렇게 버려진 플라스틱은 땅속에서도 썩지 않아 사용하면 할수록 처리되지 않는 쓰레기가 늘어날 뿐이다.
그레이프랩은 근본적으로 생활 속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고자 최소한의 자원과 공정을 가한 종이 제품을 개발·판매한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제품은 100% 재생지와 돌 종이등을 활용한 노트북 스탠드, 다양한 재생지를 활용한 다이어리 등이다. 특히나 완전한 재활용을 위해 판매하는 제품은 전부 코팅과 접착제 없이 제작해 쓰면 쓸수록 환경에 도움이 된다.
그레이프랩 김민양 대표

지속 가능한 가치를 위한 다양한 노력

그레이프랩을 이끌고 있는 김민양 대표가 이 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카카오톡이다. 김 대표는 우리가 흔히 쓰는 SNS, 카카오톡의 이모티콘 서비스를 개발했다. 개발 과정에서 김 대표는 창작자들과 함께 수익을 올리며 기업과 개인이 공생하는 경험을 했다. 덕분에 ‘기업은 개인의 이익을 착취 하는 곳’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게 됐고, ‘지속 가능한 사회’에 눈뜨며 본격적인 공부를 위해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
영국 유학 시절 탄생한 것이 현재 그레이프랩의 노트북 스탠드다. 접지 방식을 활용해 가벼우면서도 무게를 버틸 수 있게 했다. 이곳에서 판매하는 스탠드는 두 종류다. 기본형인 g.플로우는 45g의 무게로 5kg의 중량을 버티는 기특한 제품이다. g.플로우 스톤은 기존 g.플로우가 수분에 취약한 점을 보완해 젖지 않는 종이, 돌 종이를 활용해 제작한 제품이다. g.스탠드와 미니 스탠드는 더 다양한 제품을 세울 수 있는 상품이다.
이 제품들은 국내 소비자에게는 생소할 수 있지만, 해외에서는 이미 주목받고 있는 상품이다. “이전까지 국내 고객은 이 제품을 보며 ‘종이가 왜 이렇게 비싸?’라는 반응을 보이곤 했어요. 그래서 해외를 중심으로 홍보 활동을 해왔는데, 이제는 국내에서도 적극적으로 홍보에 나서고자 합니다.” 가장 가까운 행사로는 ‘국제도서전’ 참가를 기획 중이다. 이곳에 서 많은 이에게 종이로 만든 각종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레이프랩이 특별한 이유는 한 가지 더 있다. 이곳에서 일하는 발달장애인의 존재다. 김민양 대표는 영국 유학 시절부터 저개발 국가 출신 여성과 노인 등 소외계층에 관심을 가져왔다. 유학 후 한국에 돌아와서도 장애인들과 만날 수 있는 복지관에서의 봉사 활동을 이어갔다. 그리고 일손이 필요해지자 봉사 활동을 하던 복지관의 발달장애인을 파트타임으로 고용하면서 소셜벤처로의 첫발을 뗐다. 현재는 6명의 발달장애인이 정규직으로 출퇴근하며 일하고 있고, 5명은 아티스트로 계약을 맺어 제품 판매에서 발생하는 수익도 나누고 있다. 김 대표는 “우리 제품은 기계로 만들지 못해요. 구조가 굉장히 복잡해 오히려 기계가 아닌 손으로만 접을 수 있어요”라고 설명하며 이들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했다.
김 대표는 “비장애 직원들이 처음에는 발달장애인을 낯설어하지만 근무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섞이게 됩니다. 저희는 이처럼 서로 간 벽을 허물고 장애인들이 바깥으로 나오는 계기를 제공하고 싶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동안 쉽지 않은 길이었고, 지금도 어려운 것이 많이 남아 있지만, 지속 가능한 사회란 이런 소외계층 없이 하나 되는 사회라고 믿고 있다.

라이프스타일을 바꾸는 기업을 목표로

그레이프랩은 앞으로도 종이를 이용해 생활 속 물품을 만들고자 하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김 대표는 “저희는 지속 가능한 소재로 라이프스타일이 재구성되는 것을 목표로 한다”라고 설명했다. 그 결과 보유하고 있는 지적재산 권만 약 40가지에 이른다. 제품화 과정에서 포기한 것도 있지만, 이런 노력에서 김 대표를 포함한 직원들의 진심이 느껴진다.
요즘 관심사는 종이 가구다. 그레이프랩의 1층 카페 어피스 오브 한쪽 벽면에는 접지 방식으로 만든 종이 선반에 각종책이 놓여 있다. 종이임을 알아채지 못하게 자연스럽게, 또 가구답게 놓인 모습에서 이들의 미래가 엿보였다. 우리의 소비가 좀 더 가치 있게, 지속 가능하게 바뀔 가능성도 함께 케이 로고 이미지

재활용지로 만드는 사무용품

    • ➊ 택배 박스의 넓은 면 20장 잘라서 준비합니다.

    • ➋ 바닥면이 될 박스 2장을 제외한 나머지 조각들 뒷면들에 수납공간이 될 위치와 깊이를 생각해 재단할 위치를 표시합니다.

    • ➌ 박스는 칼을 이용해 그려둔 도안대로 자르고, 바닥면 2장을 맨 아래에 두고 본드를 이용해 한겹 한겹 붙여 쌓으면 나만의 수납함이 완성됩니다.

    • ➊ 시리얼 박스의 넓은 면 위에 펜을 이용해 자를 선을 그린 뒤 불필요한 부분은 가위로 자릅니다.

    • ➋ 파일꽂이 모양으로 자른 시리얼박스 크기에 맞춰 시트지를 재단한 후 박스 전체에 감싸듯 붙여 주세요.

    • ➌ 앞면에는 예쁜 포장지와 네임택 스티커를 붙이면 파일꽂이 완성됩니다.

    • ➊ 뚜껑 크기에 맞게 자른 정사각형 펠트지를 반으로 접어 안에 솜을 채우고 꿰매 마감한 뒤 계란판 뚜껑 안쪽에 글루건으로 고정합니다.

    • ➋ 계란판 한쪽 칸에 동그란 양모볼도 글루건으로 고정해 핀봉을 만듭니다.

    • ➌ 뚜껑을 덮어 계란판 윗면을 스티커로 꾸미고, 단추, 클립 등 바느질 소품으로 계란함을 채우면 귀여운 반짇고리가 완성됩니다.

지관통 간이 테이블

그림이나 포스터 등을 보관하는 지관통을 활용해 초간단 간이 테이블을 만드는 법을 소개합니다. 먼저 테이블의 상판이 되어줄 쟁반을 아래 두고 글루건을 이용해 지관통을 원형으로 붙입니다. 전체가 하나의 원통 기둥이 되도록 붙여나갑니다. 기둥이 만들어지면 윗부분을 쟁반 바닥과 글루건으로 단단하게 연결합니다. 이렇게 하면 협탁이나 티테이블로 두루두루 활용 가능한 나만의 간이 테이블이 완성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