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행복찾기
세계장애인의 날 기념 #HERE I AM 사진전

세상의 모든 아이는 소중합니다

지난 12월 3일, 27번째 세계장애인의 날을 맞아 ‘#HERE I AM 사진전’ 개막식이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직원공제회 The–K 타워에서 개최됐다. 여전히 장애인과 장애아동들에 대한 편견이 가득하고, 그들이 존재함을 인식하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 속에서 이번 사진전은 ‘내가 여기에 있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의미로 그 어느 때보다 의미 있고 특별했다.
  • 글. 이경희
  • 사진. 김도형

어른들의 약속

UN이 지정한 세계장애인의 날이 올해로 벌써 27회를 맞았지만, 여전히 우리나라의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은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장애인에 대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 바로 우리 거리에서는 장애인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낮은 인식과 편견은 물론, 기본적인 편의시설이 갖춰지지 않아 장애인들의 외부 활동이 쉽지 않은 엄중한 현실 속에서, 한국교직원공제회와 사회복지법인 엔젤스헤이븐, 그리고 황영철 사진작가가 뜻을 모았다. ‘#HERE I AM’이라는 주제로 12월 3일부터 6일까지 사진전을 개최한 것이다.
12월 3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교직원공제회 그랜드홀 앞은 많은 방문객으로 북적이고 있었다. 사진전 개막식을 축하하기 위해 찾아온 내빈은 물론, 장애아동과 가족들도 참여한 것.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사진 촬영에 동참한 다양한 유명인사도 속속 도착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모았는데 가수 호란과 야구계의 전설 양준혁, 전 배구 국가대표 선수 김요한 등이 눈에 띄었다. 기꺼이 자리를 함께해준 유명인사의 참여로 인해서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점진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점으로 인해 오늘 사진전의 의미가 더욱 깊어진다.

비장애인도 함께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본격적인 개막식이 시작됐다. 엔젤스헤이븐의 김동현 이사장과 한국교직원공제회의 차성수 이사장,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유럽연합대사, 박원순 서울시장 대행 강난희 여사 등이 차례로 소개되면서 객석을 꽉 채운 관객들로부터 큰 박수를 받았다. 인사를 위해 단상에 오른 엔젤스헤이븐의 김동현 이사장은 먼저 신이 주신 귀한 선물인 어린이들이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지적했다. “1989년 UN총회에서 UN아동권리협약을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은 모든 어린이가 안전하고 건강하도록 하며, 폭력과 차별에서 지켜내고, 교육받고 놀 수 있는 권리를 위한 어른들의 약속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엔젤스헤이븐은 바로 이 약속을 지키기 위해 뜻을 모으고, 장애아동들이 소외되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혀 큰 박수를 받았다.
한국교직원공제회 차성수 이사장은 “자리에 함께한 장애아동들의 부모님들이 조금이라도 마음 편한 세상이 되길 바란다”고 말하며, 무엇보다 큰 고충을 안고 살아가는 장애아동 부모들의 마음을 살폈다. 아울러, 이번 행사가 모든 걸 바꾸지는 않겠지만 세상을 보는 눈과 특히 장애를 보는 시각을 바꾸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혀 깊은 감동을 자아냈다.
미하엘 라이터러 주한유럽연합대사 역시 이번 자리를 축하하며 장애인식 개선을 위해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을 소개했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영상을 통해서 사진전 개최를 축하했다. 박원순 시장을 대신해 참석한 강난희 여사도 무대로 나와 진심 어린 축사를 전했다. 강 여사는 서울시 어린이병원 발달장애센터에서 돌봄 봉사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음을 서두에 밝히며, 몸이 불편한 것이 차별의 이유가 될 수는 없으므로 가정은 물론 사회 안에서도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숙한 사회는 장애와 그 가족들의 다양한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 역시 힘을 보태겠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이번 사진전에 큰 역할을 한 엔젤스헤이븐 홍보대사 황영철 사진작가는 이번 사진전이 자신에게도 남다른 의미였음을 고백하며 이런 기회가 다시 생기기를 바란다는 소망을 전했다. 가슴을 뭉클하게 하는 장애아동 부모님의 감사 인사와 당부도 있었다. 장애아동들도 다른 여느 아이들처럼 희망을 꿈꾸고 있으며, 조금 느린 걸음일지라도 편견 없이 바라봐주고 기다려준다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장애아동과 함께 공존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를 느낄 수 있는 대목에 장내 분위기가 따스해진다.
장애아동 권리증진 지지서명을 통해서 오늘의 약속을 다시금 확인하는 시간을 가진 뒤 마지막으로 모두가 함께 어울려 기념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사진에 모델로 참여한 장애아동들과 부모들도 스타들과 함께 단상에 올라 활짝 미소를 짓는 것으로 마무리된 개막식. 모두가 뜨거운 박수로 오늘 이 자리를 다시 한번 축하했다.

#HERE I AM

이날의 주인공은 바로 사진 속의 인물들이었던 장애아동들과 그 가족들이었다. 그랜드홀 곳곳에 걸린 자신들의 사진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눈빛은 행복과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은 아이들에게 있어서 이렇게 오롯이 환호와 박수를 받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어린이들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돌아다니며 자신의 사진 앞에서 다시 또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즐거워했다. 그 어느 때보다도 자신 있고 당당하게 자신들이 여기에 있음을 보여주는 자리였기에 지켜보는 이들 모두가 뭉클할 수밖에 없는 풍경이었다.
전시된 사진들의 공통점은 따뜻함이 느껴지면서도 배우 등 유명인들이 아니라 바로 아이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것이었다. 진심으로 활짝 웃고 있는 그 미소는 인위적인 느낌보다도 생동감과 진정성이 느껴지기에 충분했다. 오늘이 자리에 모인 어른들의 약속을 지키기 위한 이유는 바로, 이런 아이들의 미소를 지켜내기 위해서일 것이다.
다시 한번, #HERE I AM 장애아이들이 ‘바로 이곳에 있다.’

Mini Interview

  • “장애아동을 향한 사회의 인식이 변화되길 고대하며”
    정명진(키즈모델 이준겸 어머니)

    오늘 이 자리는 저에게 정말로 뜻깊을 수밖에 없습니다. 저희 아이 준겸이는 키즈모델을 하고 있습니다. 맨땅에 헤딩하는 마음으로, 장애아동에 대한 생각이 바뀔 수 있기를 바라며 시작했지만, 이렇게 오롯이 주인공으로 설 수 있는 자리는 없었기 때문에 오늘 이 시간이 너무 행복합니다. 사진작가님께서 아이를 배려해 주셨기 때문에 현장에서 아이가 매우 즐거워해 이렇듯 좋은 작품이 나온 것 같습니다. 단발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의 날에만 기념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에도 우리 장애아동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아이들의 행복이 지속되는 사회가 되었으면”
    황영철(사진작가)

    저는 평소 연예인들의 사진 촬영을 주로 했기 때문에 장애아동들과 함께할 수 있었던 이번 촬영은 저에게 새로운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촬영을 진행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바로 아이들이 즐거워야 한다는 것, 아이들이 힘들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재능기부로 촬영에 동참한 연예인이 먼저와서 기다리며 아이들의 컨디션이 좋을 때 빠르게 촬영을 마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촬영하면서 느낀 점은, 어른들의 시선으로 장애아동들이 불행할 것이라고 짐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아이들이 가진 저마다의 행복을 인정하고, 그 행복이 지속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어른들의 역할인 것 같습니다.

  •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지명환(문화복지팀 차장)

    한국교직원공제회는 2018년에 엔젤스헤이븐과 인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장애아동 권리증진을 위한 활동에 일익을 담당하고자 노력해온 와중에 오늘 이렇게 저희 회원들이 마음을 모아 조성한 기부금이 가치 있게 쓰이는 현장에 함께하게 됐습니다. 저희는 사회적 약자를 비롯한 교육 및 장애아동, 문화 예술 등의 분야에 보탬이 되고자 공제회 회원들의 기부를 통해 뜻을 모으고 있습니다.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 합니다. 그만큼 사회적 책임과 역할을 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꾸준하게 활동하겠습니다.

  • “작은 경험들이 쌓여 더 큰 변화를 이룰 것”
    김요한(前 배구 국가대표선수)

    대단한 일이 아닐지라도, 저는 이런 작은 경험과 기회들이 모여서 장애인식 개선에 점진적인 변화가 생길 것이라고 믿습니다. 처음 촬영 제의를 받고 기쁜 마음으로 수락했는데 앞으로도 이런 기회를 주신다면 언제든지 참여해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한, 기꺼이 장애인을 향한 인식 개선 사업에 동참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함께 촬영한 아이들의 밝은 웃음을 보면서 이러한 해맑음을 잃지 않도록 어른들이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겠다는 약속을 해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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