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하기
[+25] 그 쌤의 이중생활

열정 있는 교사들의 맞춤 채널
‘열정기백쌤’

서울동구로초등학교 성기백 교사

학교 안에서 가장 활동적인 아이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운동장일 것이다. 학생들은 체육이 얼마나 좋은지 표정과 몸짓으로 말한다. 그러면 서울동구로초등학교 성기백 교사는 열정적인 수업으로 화답한다. 구독자 9천여 명, 누적 조회 수 140만 건에 이르는 인기 유튜버 ‘열정기백쌤’의 열정은 체육 수업 시간에 가장 뜨겁게 폭발한다.
  • 글. 이성미
  • 사진. 김도형

Teacher & Pioneer
노력하는 교사의 체육 시간은 다르다

「초등학교 선생님입니다. 아이들이 학교에서 즐거움을 느끼고 새로운 문물을 배워갔으면 합니다. 좋은 교사는 아니지만 노력하는 교사가 되기 위해 항상 열심히 노력합니다.」
서울동구로초등학교 성기백 교사의 블로그 ‘기백쌤 교육 공간 & 기백반 체육 교실’ 소개 글이다. 12년간의 교직 생활을 소개하는 글이기도 할 것이다. 그가 ‘노력하는 교사’가 된 이유는 사명감 때문이다. 학창 시절을 되돌아보면, 그는 너무도 행복한 학생이었다. 좋은 교사를 만나 행복한 학창 시절을 보낸 그는 자신도 학생들에게 그러한 학창 시절을 대물려주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것이 사명처럼 느껴졌다. “학생들이 행복한 학교를 만들기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고민하던 그의 시선은 학생들이 가장 크게 웃는 공간, 운동장으로 옮겨졌다.
“학생들은 체육을 사랑합니다. 그리고 초등학생 시절은 어쩌면 학창 시절 체육을 가장 즐길 수 있는 시기죠. 그래서 학생들 모두가 행복한 체육 시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분명 반 안에는 운동 능력이 뛰어난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 교실 안이 좋은 학생과 밖이 좋은 학생이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성기백 교사는 운동 능력에 상관없이 모든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체육 수업법과 교실에서 할 수 있는 체육 수업법을 연구했다.
그리고 마침내 방법을 찾았다.
“지금까지 학교에서 이루어진 체육 수업은 종목 중심의 승패를 가지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특정 능력이 우수한 사람은 주목받고, 그렇지 못한 사람은 경쟁에서 밀려나게 되죠. 그래서 다른 요인이 승패를 좌우할 수 있는 놀이 학습법을 연구했습니다.”
학기 초 체육 수업은 ‘운’이 들어간 놀이를 주로 했다. 주사위 던지기, 가위바위보 등 ‘운’이 승패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운동 능력이 부족한 학생들도 얼마든지 놀이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에는 협동심을 요구하는 놀이를 했다. 팀 안에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펼쳐 놀이를 함께 이끌어나갈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러고 나면 학생들은 신체활동에 익숙해지고 기본 운동 능력을 갖추게 되어 어떤 놀이를 하더라도 자신 있게 수업에 참여했다.

체육 수업 활성화를 위한 채널 ‘열정기백쌤’

노하우가 생겼으니 이제 나눌 차례였다. 당시만 해도 놀이 학습에 대한 연구가 거의 없었으니, 그가 개척자인 셈이다. 2012년 블로그를 개설한 그는 수업법을 정리해 올리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는 유튜브와 초등교사들의 정보 공유 플랫폼인 인디스쿨에도 수업법을 공유했다. 반응은 뜨거웠고, 학습법을 배우고 싶어 하는 교사들도 점점 늘어났다. 더 많은 콘텐츠가 필요했다.
“초반에는 콘텐츠 발굴에 대한 스트레스도 있었어요. 미국, 캐나다, 남미 등 다른 나라의 체육 활동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우리 사정에 맞게 개발하기도 하고, 인디스쿨에서 다른 교사들이 올린 글에서도 아이디어를 얻었죠. 그러다 각 놀이의 중심이 되는 핵심을 파악하고 이들을 연결하여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터득한 후로는 개발이 쉬워졌습니다.”
새로운 놀이를 개발한 후에는 학생들의 반응을 파악하고, 학생들에게 수정해야 할 점을 들었다. 그러다 보니 학생들의 자기주도성이 성장했고, 직접 새로운 놀이를 개발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은 다시 그의 연구와 열정에 원동력이 됐다. 학교 체육 시간에 할 수 있는 체육 활동과 교실 놀이, 유아 체육 방법 등 2015년부터 주 1~2회 꼬박꼬박 유튜브 ‘열정기백쌤’ 채널에 영상을 올리기 시작한 것이 벌써 200개를 넘어섰다. 이 수치는 ‘노력하는 교사’가 되겠다는 그의 말을 증명한다. 그의 진심에 응답하듯 2020년 1월 기준 구독자는 9천여 명에 달하고, 누적 조회 수는 140만 건이 넘었다. 블로그 이웃 수도 5천여 명에 달한다.

‘선생님 덕분에 행복하다’,
‘고맙다’라는 피드백에서 힘을,
다른 교사에게서 자극을, 학생들에게서 행복을 얻으며
성기백 교사도 매일 성장한다.
체육을 통해 학생들은 더 크게 자란다

“학생들을 체육을 좋아하는 학생과 그렇지 않은 학생으로 구분할 수 있듯 교사도 체육 시간이 좋은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가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교사가 체육을 기피하게 되면, 학생들은 더는 체육을 즐길 수 없게 됩니다. 미세먼지에 놀 자리를 빼앗기고, 스마트폰에 친구를 빼앗긴 학생들이 체육 시간만이라도 가능한 한 많이 뛰어놀고,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는 “학교에서의 체육은 교과로서의 체육이 아닌, 교육론의 핵심적인 세 가지 체계 지덕체(智德體)의 체육”이라고 강조한다. 교사인 동시에 세 아이의 아빠로서 보더라도 아이들의 성장과정에서 체육은 너무나 중요하다. 신체 움직임에 따라 아이들의 뇌도 발달한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훗날 자신의 자녀들이 자라 초등학생이 되었을 때, 아빠가 만든 놀이법을 통해 더 성장하고 더 행복해지길 바란다.
“큰아이가 작년에 초등학생이 되었어요. 어느 날은 학교에서 ‘아빠가 만든 유튜브 영상을 보며 수업했다’고 자랑을 하더라고요. 아빠를 자랑스러워하는 모습을 보니 짜릿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더욱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그동안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책을 낼 계획도 가지고 있다. 서울동구로초등학교 교사, 티처런(Teacher Learn) 체육 교육 공동체 활동, 미래교실네트워크의 주번 교사, 애플 우수 교사 제도 ADE(Apple Distinguished Educator) 대표 교사, 세 아이의 아빠. 이 다섯 가지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서 자극을 받다 보니 열정이 식을 틈이 없다. ‘선생님 덕분에 행복하다’, ‘고맙다’라는 피드백에서 힘을, 다른 교사에게서 자극을, 학생들에게서 행복을 얻으며 성기백 교사도 매일 성장한다. 덕분에 ‘열정기백쌤’이라는 수식어는 아주 오래도록 바뀌지 않을 것 같다.

‘그 쌤의 이중생활’은 독자 여러분이 주인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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