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쉬어가기
라이프 연구소

에어컨, 시원하면 OK?
안전해야 OK!

푹푹 찌는 날씨에 에어컨은 필수다. 하지만 공기를 타고 코로나바이러스가 전파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역대급 무더위 이기랴, 코로나바이러스 피하랴, 유난히 신경 쓸 게 많은 올해 여름. 예년과 달라진 에어컨 사용 수칙에 주목하자. 덕분에 냉방병 예방 효과는 덤이다.
  • . 편집실

공기 중에서도 생존하는 코로나바이러스

눈에 보이진 않지만, 공기 중에는 많은 것들이 떠다닌다. 미세한 먼지와 세균 그리고 우리의 입에서 나온 비말(침방울)까지. 코로나19가 아직 종식되지 않은 만큼, 실내 공간에서의 공기 질 관리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미국 국립보건원 연구팀이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바이러스는 공기 중에서 3시간 이상 생존할 수 있다. 마스크 착용의 중요성과 더불어 밀접·밀집·밀폐에 관한 주의사항이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여름철 에어컨을 켠 실내는 창문을 닫아두는 게 일반적이라는 거다. 게다가 에어컨 바람을 타고 바이러스가 사방으로 퍼질 수 있어 실내에서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의미해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고 무더위에 에어컨을 끄고 지낼 수도 없는 노릇이다. 내가 사는 집이라면 공기를 통한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크지 않겠지만,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간에서는 모두의 안전을 위해 기준을 엄격하게 지키는 게 중요하다. 가장 기본적인 것은 에어컨 관리다. 필터에 걸러진 오염된 침방울에서 바이러스가 번식할 수 있으므로 사용 전에 필터를 청소하고 소독하는 것이 안전하다. 필터 교체도 되도록 일반적인 주기보다 앞당기기를 권장한다. 더불어 필터를 만질 때는 마스크와 장갑 등 보호 장구 착용이 필수. 작업이 끝나면 세정제를 사용해 손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오염 위험이 있는 실내 공기, 순환을 최소한으로

에어컨을 비롯한 실내 공간 방역을 완벽하게 마쳤다고 끝이 아니다. 공기 중에 코로나바이러스에 오염된 비말이 떠다니고 있을지 모르니까. 때문에 에어컨을 가동할 때는 비말이 실내공간에 퍼지는 것을 최소화하기 위해 바람세기는 약하게, 방향은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조절해야 한다.
간혹 냉방 효과를 높이고자 선풍기나 서큘레이터를 함께 켜는 경우가 있는데,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예방 관점에서 보면 가급적 피해야 할 행동이다. 내부 공기의 재순환을 일으킬 가능성이 큰 까닭이다. 같은 이유로 최소 2시간 주기의 충분한 환기는 필수다. 창문을 모두 열어 신선한 외부 공기를 통하게 하는 자연 환기가 가장 효과적이며, 기계 환기를 할 경우에는 외부 공기 도입량을 최대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물론 자연 환기와 기계 환기를 병행하는 것도 괜찮다.
하지만 구조상 환기가 불가능한 공간도 있을 테다. 이 경우 가급적 냉방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사용이 부득이하다면 마스크 착용과 시설 소독을 더욱 철저히 하는 것은 물론, 혹시 있을지 모를 유증상자의 출입을 막기 위해 사전 안내 및 출입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약한 바람과 충분한 환기, 냉방병 예방에도 도움

코로나19 예방 차원에서 에어컨을 깨끗하게 관리하고 자주 환기하는 습관은, 넓게 보면 일반적인 건강을 위해서도 이롭다. 특히 여름철 에어컨 사용에 세트처럼 따라다니는 냉방병 예방 수칙과의 교집합이 많다.
우리 몸은 일정한 체온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온도 변화에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한여름에는 바깥 온도는 30℃를 훌쩍 웃도는 데 반해 실내는 냉방으로 온도가 훨씬 낮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떨어진 체온을 올리려고 열 생산에 에너지를 쏟다 보니 피로감이 쌓이고, 두피 주변의 근막과 혈관이 과도하게 수축해 두통이 생기기도 한다. 집중력 저하, 소화불량, 오한, 설사, 변비 같은 증상도 빈번하다.
이처럼 실내외 온도 차로 자율신경계에 무리가 생기면 냉방병에 걸릴 수 있다. 마찬가지로 바람세기를 낮추고 에어컨과 선풍기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방향을 조절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또한 바깥 온도를 고려해 실내를 쾌적하게 유지하되, 온도 차는 5~6℃를 넘지 않아야 몸에 무리가 덜하다. 건강한 성인은 26℃,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는 이보다 높은 27~28℃가 적당하다. 습도 역시 에어컨을 오래 켜고 있으면 30~40%까지 낮아지므로, 적정 습도인 약 60%를 유지하기 위해 신경 써야 한다. 실내에 식물을 키우거나 틈틈이 환기하는 게 손쉬운 방법이다. 참고로 가정에서는 하루에 3번, 30분 이상 창문을 활짝 열어 환기할 것을 권장한다. 새벽이나 늦은 밤에는 대기 중에 오염물질이 정체되어 있을 가능성이 크므로 오전 10시에서 오후 9시 사이가 적당하다.

services sec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