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생각하기
[+25] 꿈 너머 꿈

무대에서도,
교실에서도 엔터테이너

교사 밴드 ‘블리츠’

신난다. 흥겹다. 당차다. 시원하다. 짜릿하다. 수많은 단어 중 고르고 고르다가 답을 낸다. ‘블리츠답다’. 무대에서 블리츠는 온전히 밴드로서 노래하고, 밴드로서 평가받는다. 교실에서도 무대에서도 엔터테이너인 그들은 블리츠다.
  • 글. 이성미
  • 사진. 김도형
「꿈 너머 꿈」은 현업 활동과 더불어 또다른 꿈을 향해 달려가는 열정 넘치는 회원 분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누고자 마련된 코너입니다.

보컬 대전대신초등학교 권순도 교사
기타 충남여자고등학교 송영찬 교사,
교육부 강현석 연구사
베이스 대전대암초등학교 장준영 교사
드럼 기성초등학교 정영석 교사
음향효과 FX & Synthesizer 복동환
메탈코어와 디스코, 그리고 교사의 만남
“너의 곁에 악을 두지 말고 씹어. 손을 떨지 말고 그림을 집어. 나와 함께 우리와 함께 뛰어봐.”
- 디지털 싱글앨범 「This core is DISCOre」(2012) 타이틀곡
‘This Core’ 중에서

대전 서구 한편에 자리한 음악 연습실. 블리츠 밴드 멤버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연습에 몰두하고 있다. 강렬하고 흥겨운 악기 소리와 묵직한 노랫소리가 듣는 이의 심장을 집중 공격(blitz) 한다. 그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되면,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끄떡이고, 손가락을 까딱이고, 온몸으로 리듬을 탄다. 신기한 것은 음악이 분명 메탈코어(Metalcore, 헤비 메탈의 사운드를 흡수한 하드코어 펑크를 일컫는 록 음악 장르)인데 흥겹다. 디스코(Disco)와 메탈 코어가 결합한 ‘디스코어(DISCOre)’만의 특징이다. 친숙하지 않은 장르에서 이미 예상할 수 있듯 밴드 블리츠(BliTz)의 음악에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겠다”라는 멤버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
“코어(core)라는 이름의 강렬한 음악을 좋아해 밴드를 결성했지만, ‘관객들과 함께 즐기고 싶다’라는 갈증이 있었어요. 그래서 디스코 리듬과 전자음을 더해 좀 더 대중적인 코어 장르를 만들어낸 것이죠. ‘대중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코어 음악’ 이것이 블리츠의 음악입니다.”
이렇게 블리츠는 그들만의 색깔을 만들고, 10년 넘게 밴드 활동을 이어왔다. 현재 멤버는 보컬에 대전대신초등학교 권순도 교사, 기타에 충남여자고등학교 송영찬 교사와 교육부 소속 강현석 연구사, 베이스에 대전대암초등학교 장준영 교사, 드럼에 기성초등학교 정영석 교사로 구성되어 있다.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결합하는 음향효과에 복동환 멤버도 있다.
블리츠 멤버들의 첫 만남은 밴드 결성 연도인 2010년보다 훨씬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학창 시절부터 록 음악에 심취했던 권순도 교사는 대학 입학 후 밴드 활동을 하며 일찍이 유명세를 얻었다. 임용 후에도 직장인 밴드를 통해 음악 활동을 이어나갔다. 다른 네 명의 멤버도 대학교에서 밴드를 하며 처음 만났다가, 같은 대전 지역에서 교사로 일하면서 밴드를 조직했다. 그러다 권순도 교사가 여기에 보컬로 합류하면서 지금의 인원 구성이 이루어졌다.

teacher & amateur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꿈을 담아 나아가는 밴드 블리츠
“너의 길에 흔들리지 않는 나는 빛이 되리라. 뜨거운 호흡에 숨 막힌 일상. 너의 현실 내가 모두 바꿔줄게.”
- EP앨범 「R U Ready」 타이틀곡 ‘R U Ready’ 중에서

밴드 블리츠는 결성 후 2012년 앨범 「R U READY」와 「This core is DISCOre」, 2014년 「Attack Of BliTz」, 2020년 「Wild Cut」 등을 발표하고, 소공연장, 록 페스티벌 등 400여 회의 크고 작은 무대 공연을 선보였다.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이렇게 밴드 경력이 1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교사가 하드록을?” 하고 묻는 이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본업이 교사일 뿐, 무대 위에서는 밴드 블리츠다. 밴드로서 단지 음악으로 평가받는 그들에게 ‘교사답게’, ‘교사라면’ 등의 사족을 붙일 필요는 없다. 블리츠는 블리츠로서의 메시지를 담는다. 물론 겉으로는 강해 보이지만 속을 찬찬히 살펴보면, 그들의 음악에는 삶에 대한 애정과 더 나은 세상에 대한 꿈이 숨겨져 있다.
“우리가 하는 음악 자체가 단단하고 거칠어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가사의 내용을 보면 ‘세상의 틀을 깨고 나가자’라거나 ‘아직 우리에게 꿈과 희망이 있다’라는 메시지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교사로서 학생들에게만 하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가슴 속에 희망을 품고, 이상을 좇아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교사라는 공통점은 그들이 똘똘 뭉치는 데 분명 큰 힘을 발휘한다. 활동 중 이견이 생기기도 하지만, 같은 교사이기에 결국은 서로를 이해하고, 하나가 될 수 있다. 블리츠를 묶는 또 하나의 끈은 대전이다. 대전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그들은 지역의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과 사명감이 남다르다.
“지금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대전에는 ‘문화 볼모지’라는 오명이 있었어요. 인디 문화가 자리 잡는 것은 더욱더 힘들었죠. 척박한 환경에서 성장했고, 그 과정에서 지역의 밴드, 문화예술인과 꾸준히 교류했기 때문일까요? 우리에게는 ‘유명해지고 싶다’라는 바람보다 ‘대전 지역의 문화를 발전시키고 싶다’라는 바람이 더 큽니다.”

교실 안의 엔터테이너
“삶에 지쳐 지나쳐버렸던 나의 꿈을 Oh my something other way Never give it up 미련 속에 혼자 둘지라도 찾아가겠어. 원한다면 손을 들어.”
- 정규앨범 「Attack Of BliTz」 수록곡 ‘Attack Of BliTz’ 중에서

무대 위에서 온전한 뮤지션인 것처럼, 그들은 학교에서 온전한 교사다. 음악을 통해 자신들이 꿈을 이루고 있듯, 학생들이 학교 안에서 꿈을 이뤄나가길 바란다. 또 밴드에서 조화를 추구하듯 교실 안에서는 학생들이 조화를 이루며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창의력 교육의 일환으로 학생들에게 음악이 완성되는 과정을 보여주며 창작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기도 한다.
“우리는 공연과 수업의 방식이 같다고 생각해요. 특히 초등학교에서는 한 명의 교사가 전 과목을 가르치려면 무엇보다 학생들을 이끄는 능력을 길러야 해요. 그런 점에서 우리는 공연을 통해 관객의 호응을 유도하는 법을 체득합니다. 무대를 즐기듯 수업을 즐기고요.”
꾸준히 연습하고 실력을 갈고닦아야 한다는 것, 관객(학생)과 하나 되어야 한다는 것. 무대와 교실은 너무나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블리츠는 교실 안과 밖에서 교사이자 뮤지션으로서 성장할 수 있었다.
“지금 멤버들과 오래오래 음악을 하는 것이 가장 큰 꿈이에요. 우리의 활동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더욱더 음악을 놓을 수 없습니다.” 블리츠 멤버들은 교실에서는 교사, 무대에서는 뮤지션으로 서로 다른 모습으로 살고 있다. 그리고 어떤 공간, 어떤 방식으로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이 밴드 블리츠만의 교육이다.

& teacher 2019년, 코로나19 이전의 블리츠 활동 모습 “우리가 하는 음악 자체가 단단하고
거칠어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가사의
내용을 보면 ‘세상의 틀을 깨고
나가자’라거나 ‘아직 우리에게 꿈과 희망이
있다’는 메시지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물론 이것은 교사로서 학생들에게만
하는 말이 아닙니다. 우리는 모든
사람에게 가슴 속에 희망을 품고, 이상을
좇아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꿈 너머 꿈’은 회원 여러분이 주인공입니다

‘꿈 너머 꿈’ 코너는 새로운 꿈을 향해 쉼 없는 도전을 하며 많은 분들에게 꿈을 향한 원동력이 되어주시는 회원 여러분들의 신청을 기다립니다. 선생님이 아니어도 누구나 신청할 수 있고, 혹은 추천해 주셔도 좋습니다.
「The-K 매거진」이 지면에 담아, 많은 교직원분들과 공유하여 학교와 교실의 담장을 넘는 빛나는 꿈과 열정이 더 높은 곳에 닿을 수 있도록 응원하겠습니다.

보내실 곳 : thekmagazine@ktcu.or.kr (「The–K 매거진」 편집실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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