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

이열치열(以熱治熱). 주로 한여름이나 복날에 뜨끈한 국물 음식으로 더위를 물리칠 때 쓰는 사자성어다. ‘뜨거운 것은 뜨거운 것으로 상대한다’는 직역을 보면 여름에 하는 격렬한 운동에는 뜨거운 음식이 어울린다는 표현이 아닐까. 여름철, 건강한 운동을 돕는 음식을 살펴본다.

글 황해원 푸드 칼럼니스트

여름철에는 다른 계절보다 ‘건강하게 잘 챙겨 먹으며 운동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격하게 운동할수록 심장박동이 빨라지면서 그만큼 호흡이 가빠지고, 혈액순환이 촉진되며, 체내 에너지 활성도 빨라져 오랫동안 지속하면 땀과 열이 방출되지 않아 탈수 현상이 발생하여 오히려 몸이 더욱 피로해질 수 있다.
운동을 취미로 하는 이들 중 의외로 많은 사람이 수분 섭취의 중요성을 간과한다. 아무래도 운동 중에 물을 마시면 몸이 무거워지는 듯한 불편감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한꺼번에 많은 양의 물을 마실 때의 이야기이고, 평균적으로 운동 시작 30분~1시간 전 200ml 정도의 수분을 섭취한 후 15~20분 간격으로 한두 모금씩 마시는 것이 좋다. 특히 여름철에는 평소보다 땀을 더 많이 흘려 탈수 현상이 일어나기 쉽고, 운동 능력과 지구력도 평소보다 급격히 저하될 수 있다.
생수 대신 당분 함량이 낮은 스포츠음료를 마시는 것은 괜찮지만 갑작스러운 갈증 해소를 위해 탄산이 들어간 음료나 술, 카페인 음료는 이뇨 작용으로 탈수를 부추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운동의 목적은 건강과 미용 측면을 전부 포함한다. 특히 여름은 노출이 많은 계절이다 보니 다이어트 목적으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살을 빼기 위해 무리하게 절식하거나, 건강관리보다는 오직 체지방 감소만을 위해 영양 균형은 생각하지 않고 단백질 위주의 식단만 섭취하는 이가 많다. 그러나 탄수화물을 제대로 섭취하지 않으면 운동 시 필요한 에너지를 내기 어려운 데다 오히려 비효율적인 호흡과 자세, 방법으로 에너지를 쓰며 잘못된 운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 더구나 온도와 습도가 높아 쉽게 지치는 여름철엔 주요 에너지원이 없으면 유의미한 운동 자체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여름철 운동 전이나 후 몸을 보하면서도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할 수 있는 특별한 음식으로는 무엇이 있을까? 요즘 ‘프로 다이어터’ 또는 운동 전문가들에게 가장 인기 있다는 여름철 음식 중 하나로 초계국수를 꼽을 수 있다. 사실 초계국수는 여느 냉면집이나 기타 면 요리 전문점에서도 비교적 쉽게 접해 온 대중적인 음식인데, 단백질 덩어리인 닭 가슴살을 듬뿍 올린다는 점, 소면 대신 다이어트를 위한 시판 곤약 면이나 미역 국수 등으로 대체물에 가능하다는 점, 마지막으로 살얼음 동동 띄운 시원한 육수로 수분까지 보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조리법은 어렵지 않다. 닭 가슴살을 삶은 물을 차게 식힌 뒤 여기에 식초와 설탕, 소금, 겨자, 다진 마늘 등을 기호대로 섞어 만든 양념장을 풀고 잘게 찢은 닭 가슴살과 면, 채소 등을 가득 올려 시원하게 먹으면 된다. 이때 고추장이나 초장을 추가하면 ‘물회’처럼 새콤달콤하게 즐길 수도 있다.
두 번째 추천하는 요리는 바로 감자수프다. 건강한 운동 생활을 위해 가장 간단하면서도 효과적인 방법으로 탄수화물을 적정량 섭취할 수 있는 요리다. 감자는 탄수화물뿐 아니라 단백질과 칼륨, 비타민 C, 철분까지 풍부하게 포함되어 있어 그 자체만으로도 영양 균형을 이루는 건강에 좋은 식품이다. 다른 탄수화물에 비해 혈당이 오르는 속도가 느린 것도 장점이다. 믹서에 물과 함께 곱게 간 감자를 팬에 버터와 함께 볶다가 우유를 조금씩 넣고 저으며 약불에서 뭉근하게 끓이기만 하면 끝이다. 귀리나 오트밀, 완두콩, 양송이 등 취향껏 좋아하는 재료를 얼마든지 추가해도 된다. 뜨끈하고 부드러운 맛으로 몸을 보하면서도, 여름철 지치지 않고 꾸준히 운동할 수 있는 필살기이기도 하다. 케이 로고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