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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2022 Vol.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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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 나누기

The-K 예술가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그리움 사진

그리움

김영희 (前 서울광진초등학교)

종이에 수채물감, 72.7 x 53cm, 2018

작가 노트 : 어린 시절 고향집 안마당 조그마한 화단에 꽃을 좋아하시던 아버지가 심어 가꾼 흐드러지게 붉게 피어
긴긴 여름날을 화려하게 수놓던 접시꽃을 회상하며 그 시절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표현한 작품입니다.

의자

이정록
병원에 갈 채비를 하며
어머니께서
한 소식 던지신다

허리가 아프니까
세상이 다 의자로 보여야
꽃도 열매도, 그게 다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이여
주말엔
아버지 산소 좀 다녀와라
그래도 큰애 네가
아버지한테는 좋은 의자 아녔냐

이따가 침 맞고 와서는
참외밭에 지푸라기도 깔고
호박에 똬리도 받쳐야겠다
그것들도 식군데 의자를 내줘야지

싸우지 말고 살아라
결혼하고 애 낳고 사는 게 별거냐
그늘 좋고 풍경 좋은 데다가
의자 몇 개 내놓는 거여

WRITER

작가 인물 사진 mojiran@hanmail.net
이정록 시인은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나 공주사범대학 한문교육과를 졸업한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37년 동안 중고등학생을 가르치다 명예퇴직했다. 시집 『동심언어사전』, 『시인의 서랍』 등을 썼고, 어린이책 『달팽이 학교』, 『대단한 단추들』 등을 출간했다. 올해 『동심언어사전』 이후 4년 만에 열한 번째 시집 『그럴 때가 있다』를 출간했다. 박재삼 문학상, 윤동주 문학대상, 김달진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는 충남 천안에서 ‘이정록 시인의 이발소: 이야기발명연구소’를 열고 문학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신작 시집에 이어 가을에는 동시집과 그림책도 나올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