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김영임 교장선생님께
작성자 양*숙 2024-05-03
교장선생님,
퇴임을 하셨어도 교장선생님은 언제나 교장선생님이시죠?
퇴임 생활이 어떠신가요?
날아갈 듯 홀가분하신가요?
어쩐지 해야할 일을 안하고 있는 듯 불안하신가요?
저는 명예퇴직 제도에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지내고 있어요. 백수 생활이 적성에 딱 맞는다 하면서 매일을 지낸답니다. 운동하고, 여행다니고, 늦잠자고, 동네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우리동네의 아름다움과 장점에 감탄을 하면서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맛있는 카페나 브런치 가게를 지날 때면 교장선생님 생각이 나곤 합니다. 교장선생님께 맛있는 커피와 브런치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에...

작년 한해 교장선생님 배려 덕분에 건강을 찾게 되었지 하며 그 때 쉬지않고 일을 계속했다면 어땠을까... 어느 날엔가 쓰러져 오랜간 고생했겠지 하는 아찔한 생각이 듭니다. 애들 키우며 일하는 게 늘 피곤한 것이려니, 약 먹고 쉬면 되려니 주사 맞으면 되려니...
그동안 열심히 해왔고 잠시 쉬었다가는 것도 생각해보라고, 인생 길게 보고 생각하라는 말씀 등 조언의 말씀을 기회로 휴직을 하면서 커다란 전환점을 갖게 되었습니다.
제 몸의 상태가 아주 엉망이었을 뿐만 아니라 정신적, 정서적으로 너무 피폐한 삶이었구나, 일이 다가 아닌 것 같은 데.. 하는 의구심이 들게 되었죠.
자식들과 소통도 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일,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 이런 것들을 다 잊어버리고 메마른 인생을 살고 있었구나 하는 생각의 기회들. 몸 아픈 계기가 아주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했었죠.
그래서 명퇴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짧은 인생 몸 아프고, 마음 상하고, 자식들에게도 외면 당하고 그런 모습으로 살 게 아니구나, 더 늦기 전에 이것들을 회복하고 즐겁고 행복한 생활을 되찾자 하는 생각들, 물론 한번에 다 되진 않겠지만요. 건강을 회복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자녀들과 소통하고 하고 싶은 일, 하고 싶었던 꿈을 찾아서 지금과 다른 새로운 생활을 해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었죠.
교장선생님과의 대화 덕분에 메마르고 피폐한 인생에 새 전환점을 찾게 되어 정말 정말 감사한 마음입니다.
교장선생님의 퇴직 생활은 어떠신지 들어보고 싶네요. 기회가 되면 맛있는 커피, 맛있는 식사를 대접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이제 매일 만날 수 있는 사이가 아니지만 멀리서나마 교장선생님의 은퇴 생활을 응원합니다. 건강하고 신나는 하루하루가 되시길 기원할게요.
2024년 5월 0일
마지막해 직원 양인숙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