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김영택 선생님께
작성자 이*현 2024-05-03
안녕하세요. 김영택 선생님. 선생님의 초등학교 3학년 때 제자 이재현 입니다. 선생님 덕분에 제가 선생님의 꿈을 키우고 현재 초등학교 교단에 서 있어요.

제 인생에서 초등학교 3학년 그 일년 동안 그렇게 칭찬을 많이 들어본 적은 처음이에요. 처음으로 학교라는 곳이 가고 싶은 곳이란 걸 느끼게 해주셨고, 오늘은 또 선생님께서 어떤 칭찬을 해주실까 매번 설레고 기대하는 마음으로 등교를 했었습니다.

김영택 선생님의 '만세 칭찬법'이 아직도 눈에 선합니다. 저를 교실 맨앞으로 불러내셔서 대자로 제 팔을 뻗어 저와 함께 만세를 해주셨죠. 그 때 선생님께서 우렁차게 박수!를 외치면 모든 아이들이 만세를 하는 저를 향해 박수를 쳐주었습니다. 약간의 부끄러움과 엄청난 기분좋음의 그 기분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고 제 자존감이 그 때 모두 완성되었을 것이라고 저는 지금도 확신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대단히 제가 뭔가를 잘한 것도 아니었는데, 작은거 하나하나 지나치지 않으시고 모두 칭찬거리로 만들어주셨습니다. 저 뿐만 아니라 우리 3학년 5반의 모든 친구들을...

너무나도 훌륭한 김영택 선생님을 따라서 저는 지금 초등학교 교사가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이 제게 해주셨던 것을 그대로 따라서, 우리반 아이 한명 한명의 사소한 장점도 놓치지 않고 만세 칭찬을 해주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제게 해주셨고, 제 자존감이 높아졌던 것들을 우리반 아이들에게 그대로 이어서 할 뿐인데, 아이들은 저를 좋아해주고, 손하트를 날려주고, 달려와서 사랑한다고 안기고 가고, 학부님들로부터 감사하다는 과분한 인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제 저도 40이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하늘에서 평안히 잘 계시지요? 저를 향한 선생님의 30년 전 사랑이, 하나의 밀알로 퍼져서 2020년대를 살아가는 예쁜 아이들에게도 오롯이 퍼져 나가고 있습니다. 매년 스승의 날만 돌아오면 김영택 선생님 생각이 참 많이 납니다. 저도 선생님께서 한 평생 걸으셨던 그 길을 잘 걸어나가고 있는 걸 보셨으면 참 잘했다고 하셨을텐데... 40줄이 된 저를 제가 10살 때처럼 만세부르게 하시고 박수를 외쳐주셨을 텐데... 너무나도 보고 싶습니다.

엊그제는 학부모님으로부터 연락을 하나 받았습니다. 아이들에게 선생님이 미치는 영향을 참 큰 것 같다고 하시며, 한 번도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말을 한 적 없던 딸 아이가, 이재현 선생님 같이 칭찬 많이해주고, 친절한 선생님이 되고싶다고 했답니다. 그 말을 듣고 30년 전 10살짜리 제 모습이 투영이 되었습니다. 제가 김영택 선생님과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었듯이, 이제 저를 보며, 저와 같은 선생님이 되고 싶다는 아이들을 종종 마주합니다. 그럴때마다 선생님이 너무 생각나고 보고싶고 그립습니다.

저의 영원한 선생님, 김영택 선생님~ 저 잘하고 있는 모습 하늘에서 잘 보고 계시죠? 선생님께서 보여주셨던 아이들 한 명 한 명에 대한 애정과 사랑...이때까지, 올해도, 그리고 앞으로도 제가 잘 간직하고 잘 해나가나는 모습 계속 지켜봐주세요.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그리고 너무 그립습니다. 선생님의 영원한 10살 짜리 제자 이재현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