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관심과 정성으로 이끌어 주신 선생님
작성자 송*호 2024-05-10
방멸록 샘플
선생님 안녕하세요.

선생님은 어쩌면 벌써 퇴임 하셨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느세 세월은 선생님과 제가 처음 만났을 때 선생님의 연세보다 이젠 제가 한참 많은 나이가 되었습니다.

중학교 시절 꼴찌에서 맴돌다가 당시 악명 높았던 후반기 고등학교인 대전 서일고에 입학 했었습니다. 일반계 고등학교에 떨어

진 아이들이 입학하는 곳, 그중에 대전 외곽에 논밭을 지나 자리했던 서일고등학교.

그리고 그곳에서 서보석 선생님을 1학년 담임으로 만났습니다.

어린시절 부모님과 떨어져 시골에서 대전으로 유학을 왔고 문맹이셨던 할머님께서 저희남매 뒷수발을 들어주셨지요.

그래서 공부하라는 소리를 듣지 못하고 자랐고 그 덕에 놀기에 바빠 공부는 늘 뒷전이었습니다.

당연히 시험도 못봤고 늘 반에서 꼴등을 맴돌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 당연히 후반계 고등학교에 진학할 수 밖에 없었고요.

처음 서일고에서 선생님을 뵈었을 때는 몰랐습니다. 제가 공부에 재미를 붙이고 열심히 할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제가 서일고에 입학할 때 선생님께서도 처음으로 교사가되어 오셨고 저희반 담임이 되셔서 저희들을 가르치셨습니다.

공부를 안하던 녀석들에게 공부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시고 공부를 시키기 위해서 부단히도 노력하셨던 모습을 기억합니다.

주말이면 저를 포함한 몇몇 학생들을 선생님 사가에 불러서 수학공부를 시켜주시고 걱정과 사랑 관심과 정성으로 저희를 대해

주셨습니다. 그덕에 매번 꼴지를 맴돌던 저는 날이가고 해가 갈수록 공부에 취미를 붙일 수 있었고 고3이 되어서는 제가 원하

는 대학 원하는 과를 갈정도의 실력이 되었습니다. 그렇게 선생님의 관심과 사랑으로 대학에 진학해서 공부했고 이젠 제가 대

학에서 선생님과 같이 후학을 길러내는 일을 합니다.

만약 그때 서보석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제 인생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생각해보면 아찔합니다.

공부라고는 할 줄도 관심도 없었던 저희들에게 공부를 할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주시고 주말이면 당신 시간을 쪼개 저희들을

가르치셨습니다. 그 은혜를 입고 이제 저를 포함한 많은 후학들이 세계 곳곳에서 각자의 위치에서 국가 사회를 위해 맡은 바 역

할을 하며 공헌을 할 수 있게 된것 같습니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찾아 뵙겠다고 마음을 갖고 있으면서도 실행을 하지 못하고 늘 마음만 가지고 있었는데 이런 기회가 있어

그시절 은혜를 되세겨봅니다. 오랜만에 앨범을 뒤져 선생님과 찍었던 졸업사진을 보니 아련하니 그때의 추억들이 떠오르네요.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를 기원드리며 이만 줄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