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프로, 참 시간이 빨라. 어느새 1년 뒤엔 정년 퇴임이야. 함께 공직에 입문을 했던 대학 동기들이 퇴임을 준비하는 모습이 참으로 다양해. 마땅한 취미가 없어 이것저것 시도해보는 친구, 얼마 전 시작한 취미가 실력은 늘지 않고 돈은 많이 들어가 영 재미가 나지 않는다는 친구, 노후 준비가 부족해 취미는 커녕 생활비를 걱정하는 친구까지 그 면면이 제각각이야.
나는 어떤가? 젊은 시절 아내와 함께 공직 생활을 하며 알뜰살뜰 가계를 살피고 교직원공제회의 장기저축급여에 꾸준히 불입한 덕에 퇴임 이후 좋은 사람들과 즐겁게 골프를 즐기며 노후를 즐기려는 계획이 실현될 예정이라 오히려 정년퇴임일이 기다려질 지경이야. 한창 젊은 나이에 장기저축급여에 너무 많은 돈을 넣는 것은 아닌지 염려스러운 마음도 있었지만 상당히 높은 복리 이자와 장시간의 불입 기간은 볼수록 예쁘고 든든한 노후자금이 되는 첩경이었음을 매번 깨닫고 있어. 묵묵히 함께 해준 내 짝꿍에게도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
참으로 고생 많았네, 정프로. 자네가 젊은 시절 열심히 저축한 덕에 노년의 정프로는 즐거운 마음으로 굿샷을 하게 되었어! 혹시 마음이 흔들린다면 지금 나의 모습을 떠올리며 꾸준함을 유지해주길 바라네. 고맙네, 정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