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미래의 원경이에게 보내는 편지
작성자 김*경 2024-09-03
65살의 원경아..
퇴직하고 가을을 만끽하며 일주일에 2번 초등학교저학년 다문화 아이들과 기초학력이 모자란 아이들을 가르치러 나가는 일을 신나게 하고 있구나..
그리고 문화센터에 나가서 통기타도 배우고, 요리강습반에서 반찬도 만들고..
45살의 원경이는 일 나가는 것도 귀찮고.. 무언가를 배우러 가는 것도 귀찮고 힘들고 그래서 정년퇴직하면 집순이로 집에만 있을 것 같더니.. 말처럼 안 되지?
맞아.. 사람들도 만나고, 배우고, 또 내가 아는 걸 가르치면서 그렇게 살아야 해...
맑은 공기도 마시고,, 빗소리도 듣고,, 꽃도 보고,, 낙엽도 밟고,, 눈도 구경하면서 활기차게 살아야 더 건강하게 잘 살 수 있다?
마침 맞게 정년퇴직하면서 받은 장기저축 그 돈으로 딱맞게 큰딸 결혼이랑 맞아서 좀 더 좋은 걸로,, 좀 더 여유롭게 시집 보낼 수 있어서 참 좋다.. 그리고 그렇게 유학유학 거리는 둘째도 드디어 보내는구나...
맞아.. 직장 다닐 때 조금 아껴쓰면서 저축했더니 이렇게 좋은 날도 오는구나... 티클 모아 태산은 아니더라도..
엄마아빠 노릇은 잘 할 수 있어서 좋다..
엄마아빠는 진짜 바보같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아.. 줘도줘도.. 해줘도해줘도 뭐가 더 그리 해주고 싶은 게 많은지..
이쁜 아이들 귀하게 잘 키위서 귀한 대접 받으며 잘 살게 하고 싶은게 부모 마음인가봐.. 그치?
그래도 아이들의 독립으로 진정으로 맞이할 독립에 너도 한창 들떠있겠구나...
40대부터 건강에 그렇게 유난떨더니... 아직도 건강건강 유난떨고 있는 건 아니지?
좀 더 유하게 살고 있었으면 좋겠다...
남편이 잘 해주겠다... 애들도 잘 컸겠다.. 걱정 좀 내려놓고 살아...
남은 여생은 너 하고 싶은대로.. 너가 가고 싶은 대로.. 맘가는대로 살아도 돼..
지금껏 남편과 아이들에게 그만큼 했으면 너 엄청 잘 한거야...
65살의 원경이는 잘 살고 있을꺼야... 지금처럼...
우리 서로 마주하면 내가 참 잘 살았다고.. 쓰담쓰담 많이 해 줄께...
남은 여생도 화이팅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