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마르지 않는 샘물
작성자 정*례 2024-09-03
안녕?
나는 62세의 00야.
너는 지금 10년 후이니 72세구나. 와, 세월 진짜 빨리 지나간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건강히 잘 지내지?
너도 알다시피 내가 작년에 갑작스럽게 명예퇴직을 했잖아. 그때 생각하면 잘한 것이라 생각하는데 망설임 없이 명퇴를 결심할 수 있었던건 든든한 연금때문이었어. 삼사십때엔 연금을 언제 탈까 아득하게 생각했는데 어느새 연금생활자로 1년이 되었네.
작년 명퇴를 신청하고 가장 큰 관심사는 연금이었는데 막상 그 액수를 보니 예전에 생각했던 가치만큼의 액수가 아니었기에 조금 실망했었지. 내가 막내인 모임에서 내 연금액수를 물어보시고 깜짝들 놀라셨잖아. “아니, 그렇게 적어? 휴직 한 번도 안하고 교장까지 했는데?” 내 선배님들은 연금 개혁을 한 번도 거치지 않으신 분들이라 꽤 많은 연금들을 받고 계셨었지.
그때 조금은 우울했는데 공제회에서 날아온 반거운 소식이 있었어.
그동안 넣었던 장기저축급여가 나온다는 거야. 초임 시절부터 매달 꼬벅꼬박 넣었던 장기저축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었던 거야. 예전에 선배님들이 공제회의 장기저축은 우선적으로 넣으라는 조언에 한 번도 흔들림 없이 넣었었지. 아니 조금은 흔들림도 있었던 것 같아. 중간에 많이들 찾은 적이 있었어. 빨리 찾아 쓰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거였지. 하지만 복잡하게 생각하는 것이 싫어서 그냥 굳세게 한 번도 중간에 찾지 않고 넣었더니 퇴직 때는 꽤 많은 금액이 되었어. 막연하게 퇴직할 때 다 찾으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많지 않은 연금을 생각하니 매월 급여로 타는 것이 더 낫겠다고 생각했어. 가까운 선배님은 10년간 받는 것으로 했더니 너무 금방 간다고 더 오랜 기간 나누어서 받는 거로 하라고 하시기에 15년간 받는 것으로 했었지. 그러면서도 너무 긴 거 아닐까 했는데 요즘 매월 받으니 마음도 여유롭고 좋어.
10년 후의 너는 이제 받을 날도 얼마 남지 않았겠네. 작년에 내가 계획한 것은 ‘마르지 않는 샘물’대책인데 샘물은 잘 고여있겠지?
요즘 분할로 받는 금액이 190여만원인데 아직은 연금이 생활비로는 충분하니까 나중에 연금 가치가 떨어질 것이기에 조금이라도 여유 있게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금 받는 분할액 중에 160만원씩 넣는 적금에 넣으니까 5년 후면 약 1억이 되더라고, 그리고 160만원을 매월 저금을 하고 나머지인 30만원은 연금과 함께 월 수입에 넣고 쓰고 있잖아. 현재 5년 적금은 아니고 3년 적금을 넣고 있으니까 새로 붓는 적금이 만기될 때마다 약 50%는 여행이나 사고 싶은, 또는 쓰고 싶은 곳에 쓰고 나머지는 다시 금리 높은 샘물에 넣고, 유사시에 사용하게 되면 직장에 있을 때처럼 조금은 여유 있게 생활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렇게 하고 있는데 잘한 거겠지?
지금 72세면 샘에는 한 번 1억이 고이고 이제 두 번째로 1억이 고였겠네. 아니 정확히 말하면 50%는 퍼서 썼으니까 장기저축 분할 급여를 다 받게 되는 75세까지 쓰고 남은 약 1억원 정도 고여있겠다. 그 샘물은 아무래도 나이가 들수록 의료비로 써야할 것 같아. 의료비와 건강 관련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니 장기저축급여에서 재 저축한 것은 의료비로 저축하고, 연금은 저축 생각하지 않고 생활비로 쓰면 되겠어. 참, 1억 만들기에서 쓰고 싶은 곳은 지금 생각하지 노후 건강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도 건강한 몸 만들기에 투자하는 것이 현명하겠어.
공제회의 장기저축급여는 10년 후의 너에게도 든든한 동반자가 되고 있으리라 생각해. 그때 참 잘 관리했다고 생각하게 현명한 방법으로 분할로 받는 급여액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굴려볼게.
여전히 건강하고 활달하게 생활하는 10년 후의 너를 생각하며 글을 마친다. 잘 살아~

2024. 9.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