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K 매거진(더케이매거진)
기특했지만 안쓰러웠던 나에게
작성자 박*애 2024-09-26
사회 초년생도 아닌데 너무나도 적은 월급. 그럼에도 미래에는 지금보다 더 잘 살아보고 싶은 작은 희망으로 장기저축급여에 가입했었지. 남들이 보기엔 그리 큰 금액도 아니었을텐데 나에겐 때로 부담이 되어 금액을 줄일까 말까 몇번을 망설였던 기억이 떠오른다. 늘 여유롭지 못하다는 생각에 마음 한 구석은 씁쓸했지만 조금이라도 아끼려 걷고, 뛰며 다녔던 지난 날이 기특하면서도 안쓰럽구나. 그때의 나를 보던 부모님의 마음이 이랬겠구나 싶다. 가끔은 너를 위해 사치를 부려도 됐을텐데. 하지만 그렇기에 지금과 같이 소박한 마음의 여유가 생긴것 같아 과거의 나를 다독여주고 싶다. 덕분에 아기였던 첫째도 예쁘게 자라 학교에 다니고 있고.. 계획하던 둘째도 생기고 잘 커서 꿈꾸던 4인가구를 완성했구나. 그때는 부담이었던 장기저축급여가 노후자금이라는 든든함으로 돌아오게 되어 덕분에 매일 아침 운동가기전, 좋아하는 카페에 들러 커피 한잔으로 간단한 아침을 먹는 소소한 행복을 누리게 되었어. 천원짜리 커피 한잔도 아끼느라 꾹 참던 어린 나 덕분이네. 나중에 연금을 받게 되면 그걸로 작은 카페를 열어 커피를 좋아하는 젊은 친구들에게는 특별히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하고 싶어. 어렸던 나와 같은 젊은 친구에게 꾹 참고 지나가는 하루보다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하루를 선물해주고 싶어서. 이런 꿈을 가질 수 있게 해준 나에게 참 고맙다. 수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