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가 피천득 선생님의 '은전 한 닢'이라는 수필 기억나니? 하나의 목표를 향한 노력과 성취의 기쁨을 나타내는 동시에, 맹목적인 욕망의 허무함을 함께 보여주어 무언가의 소유와 가치, 의미에 대해 생각해야 할 필요가 있을 때 네가 자주 떠올리던 작품이었잖아. 네가 가치있고 보람된 일을 하고 싶다고 바라왔던 꿈을 이루기 위해 푼돈이라도 열심히 저축하고 아끼며 살아왔던 날들이 벌써 이렇게 지나왔어. 허무하고 어리석게 뚜렷한 계획이나 목적 의식 없이 자산 관리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 성과로, 안전하면서도 여유로운 지금의 경제적 자유와 자신감을 가진 네가 나는 자랑스러워.
당연히 이루말할 수 없이 긴 시간이지만 그 길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던 건 어떤 흔들림 없이 함께 해 온 교직원 공제회와 회원 가족 덕분이었어. 장기저축급여를 최대 구좌로 퇴직 때까지 쭉 넣어온 덕분에 고구좌 회원으로 선정 되었던 영광스럽고 뿌듯한 기억도 주마등처럼 떠오른다.
너 자신만을 위해 쓰지 않고 꾸준히 기부도 하고 사회 공헌 사업에 함께 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여행, 영화,독서 등 복지 문화 생활을 여전히 교직원 공제회의 특별 회원으로서 누리고 있으니 이 인연은 평생의 동반자로 정말 최고의 선택이었던 것 같아. 이렇게 끌어와준 나에게 고맙지? 고마운 거 알겠으면 지금의 널 더 아껴주고 더 행복할 수 있도록 선하고 좋은 일에 시간과 금전적인 부분을 계속 많이 투자하면 좋겠어. 그래줄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넌 잘해 왔고 앞으로도 잘 할 수 있어. 행복했던 너, 행복할 너와 나는 늘 함께 있어. 그러니 항상 힘내!